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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술칼럼> 와타나베 아줌마를 아시나요?

[2008-12-08, 21:16:00] 상하이저널
이달 초 회사일로 한국을 찾았다. 오랜만에 지인들을 만나 담소를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시간을 가져보았는데 일부 수출 기업과 특수 자영업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긴 한숨부터 내뿜고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상하이에서 간접적으로 느껴왔던 한국의 경제상황을 추운 날씨와 함께 피부로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여러 지인들이 들려주는 말 중에 중국에 관련된 투자 이야기는 나의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번 시간에는 중국부동산투자로 인해 발생한 역효과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 Mrs. Watanabe

한국에 2001년부터 쏟아져 나온 엔화 자금을 흔히 '엔캐리'라 부르고 무이자에 가까운 엔화대출을 받아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의 해외 투자에 나선 일본 개인투자가들의 돈을 일명 '와타나베 아줌마'(Mrs. Watanabe)라고 부른다.
이 돈들은 주로 강남의 의사들이 럭셔리한 병원확장을 위해 빌려갔고 다음으로는 담보능력이 좋은 모텔 사업자들이 리모델링을 위해 가져갔고 이밖에 건물소유주들의 경우 주식부자(super rich)를 꿈꾸며 빌린 엔화 자금을 증권시장과 각종 펀드로 흘려보냈었다. 흥미 있는 부분은 이때 빌린 엔화 자금이 중국 부동산투자로도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번에 만난 A씨의 경우 건물을 담보로 엔화 대출을 받아 작년에 대출 없이 상하이에 고급아파트 한 채와 올림픽특수를 노려 베이징에서는 오피스를 친구와 공동 투자해 친구의 법인 명의로 구입하였는데 세계적인 금융시장 불안 등의 여파로 중국 부동산시장도 영향을 받아 부동산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A씨의 경우 작년 잠시나마 가격이 오를 때 아파트를 구입해 그 피해는 더 커 보였고 내년 봄 임차인의 임대기간 만료 전에 팔려고 하고 있으나 실 가격이 떨어진 것은 물론이거니와 거래량이 줄어들어 상당한 출혈을 감소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거기다 또 하나의 문제는 환율이었다. 자기돈으로 투자했다면 작년 인민폐130원대에 투자했던 금액이 200원대가 되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손해가 많지 않을 수도 있지만 엔화를 빌려서 중국 부동산투자를 한 경우라 하루하루 오르는 엔화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더란다. 베이징 오피스의 상황은 더 심각해 공동 투자한 친구와의 분란으로 돈 잃고 사람 잃는 처지에 놓였다며 이래저래 신세 한탄을 늘어놓았다.

올 연말부터 와타나베 아줌마는 이제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피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고향(일본)으로 일제히 돌아갈 채비를 꾸리고 있다고 하니 이로 인한 피해들이 앞으로 계속해서 속출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노란 토끼'가 챙겨가고 있는 것이다.

◎ 역전세 대란

최근 한국은 전셋값 폭락으로 전세시장에서도 주객전도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경기침체로 이사 수요가 확 줄면서 세입자가 없어 전세물건이 남아돌고 전세금이 하락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한 것인데 불똥이 해외 교민들에게도 튀어 우리 교민들도 상당수 피해를 입고 있는 것 같다.

상하이에서 개인 사업을 하는 B씨의 경우 역삼동 W아파트를 4억2천에 전세를 주고 상하이로 들어 왔는데 최근 계약 갱신을 앞두고 세입자가 전세 시세가 3억5천으로 떨어졌으니 7천만원을 돌려 달라고 하여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B씨의 경우는 나은 편이다. 주재원인C씨의 경우는 2년 전 송파에 있는 아파트를 2억5천에 전세를 주고 상하이로 넘어 오면서 전세금을 받아 주식과 펀드에 넣어두어 작년말까지만 해도 수익률이 높아 표정관리 하기에 여념이 없었으나 올해 주식과 펀드가 반토막 나면서 원금은 고사하고 오히려 빚까지 지게 생길 판이 되었다. 거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전세기간이 끝나 전세 세입자가 전세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 가슴앓이를 하다가 최근 대안으로 전세금액에 대한 은행이자 지급이라는 형식으로 잠시 숨을 돌렸다고는 하나 그 마음의 짐이 너무 커 보였다. 전세금은 이자 없는 대출일 뿐이다. 전세금이 내 돈이라는 착각으로 전세금으로 레버리지 효과를 얻겠다는 생각은 위험한 발상일 뿐이다.

얼마 전 한국시장을 떠들 썩 하게 한 강남귀족계인 일명 '다복회'사건에서도 엔화를 이용한 투자는 아니었지만 상당한 금액이 중국 부동산과 증권시장에 뿌려졌으나 이를 회수하지 못해 생긴 사건이라는 '카더라'통신도 들을 수 있었다. 바야흐로 한국의 강남복부인 일본의 와타나베 아줌마 그리고 떠오르는 중국의 왕서방이 전 세계를 상대로 활약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tip:
■ 보증금 못 받을 땐 임차권등기 해야 안전

전세기간이 만료됐는 데도 집주인의 사정 등으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는 절대로 집을 비워줘서는 안된다. 경매로 넘어가는 등 여러가지 변수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 해당 주택에 거주하면서 임차권 등기명령을 활용해야 한다. 임차권 등기명령을 해두면 집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우선 변제권이 주어져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민사조정 및 보증금 반환소송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 또 다른 대응 방법으로는 민사조정제도를 이용할 수도 있다. 조정까지는 한 달이상 걸리고 조정위원회가 집주인에게 언제까지 전세금을 갚으라는 결정을 내린다. 만약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전세금 반환청구 소송을 해야 한다. 이 경우는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마지막 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좋다. 전세금이 2000만원 미만일 경우 소액심판으로 처리기간이 짧지만 그 이상이면 단독사건으로 분류되고 재판이 한 달 이상 걸린다. 판결이 나오면 집을 경매에 부친다. 집주인의 경우 보증금을 돌려줄 여력이 없다면 최고 2000만원까지 대출 가능한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세금 분쟁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집주인과 대화로서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다.
역전세난으로 세입자가 없는 경우 집주인은 전세 보증금을 낮춰 세입자를 구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전셋집을 빨리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때 못 받아 입주가 지연된다면 집주인에게 지연에 따른 관리비와 연체 이자를 청구할 수 있다. 이는 내용증명을 보내야 한다. 전세금 분쟁이 생기면 소비자시민모임(02-739-5441)이나 국토해양부의 전·월세 지원센터(1577-3399)로 문의하면 해결방법을 보다 쉽게 안내 받을 수 있다.
서울에서 4년간 부동산 회사를 다니던 중 한국에는 ‘자수성가란 말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홀홀단신으로 2002년 상하이에 입성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부동산중개, 분양대행, 컨설팅회사를 설립 지금은 부동산 개발/PM회사를 경영하며 틈틈이 기업체와 학교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중국부동산과 관련하여 한국 공중파 3사와 상하이 부동산방송의 인터뷰가 있으며 上海电视台의 시사프로인 ‘深度105’에 출연한바 있다. WeChat: hanguoshushu998
sulsul2002@yahoo.co.kr    [김형술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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