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근 국내 시중은행들이 해외 부동산개발 사업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식으로 잇따라 참여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과거 국내 건설사의 해외부동산 개발에 대출 형식으로 참여하던 PF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펀드 조성을 통해 현지 시공사에 간접투자하는 방식의 실질적 의미의 PF를 추진해 주목받고 있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중국 장쑤(江蘇)성 쿤산(崑山)시 신도시에 추진중인 아파트단지 개발사업에 PF를 주선키로 하고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총사업비 5억4천500만위안(한화 681억원)을 투입해 1천200가구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이번 사업에서 우리은행은 원화 45억원과 미화 1천200만달러를 대출하는 한편 상하이(上海) 지점을 통한 사업자금 관리도 맡았다.
우리은행은 또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의 중심상업지구에 건설되는 복합건물 개발사업에도 최근 PF형태의 투자에 나섰다.
총사업비 952억원 규모로 지하 4층, 지상 30층 건물을 짓는 이 사업에서 우리은행은 1천500만달러를 대출키로 했다.
우리은행 IB사업단 관계자는 "해외부동산 개발사업에서 현지 시공사에 대해 지급보증도 없이 투자하는 PF는 국내 은행업계에서 첫사례"라며 "진정한 의미의 PF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앞으로 필리핀 리조트 개발사업을 비롯해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에서도 부동산개발과 관련한 PF 주선에 적극 나서기로 하고 현지 조사와 사업성 평가 등을 진행중이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7월 카자흐스탄에서 아파트개발사업에 2천만달러 규모의 PF를 주선한데 이어 올해 베트남, 카자흐스탄의 현지 부동산개발 사업에 국내 건설사와 함께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해외부동산 개발사업에 PF형태로 참여하는 것은 비교적 투자리스크가 높은 반면 대출이율이 10~20% 수준으로 높은데다 수수료 수익도 추가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은행들은 국내 건설사가 외국에서 부동산개발에 나설 경우 지급보증을 받고서야 PF를 통한 자금지원에 나섰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지급보증은 기대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은행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 다양한 생존활로를 찾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지난 1856년 수에즈운하 개발사업에서 유래한 PF는 계획된 사업에서 발생할 미래의 수입을 기대하면서 이를 대출금 상환재원으로 삼아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형태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