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가장 아름다운 물빛 九寨沟
1 백여 개의 호수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빛을 연출하는 구채구(씽亂뭇). 봄 햇살에 비친 호수 풍경을 찾아 봄을 만끽하는 맛은 훨씬 더 할 듯. 5월 노동절 휴가를 맞아 구채구를 찾는 이들이 모이고 있다.
중국 서남 지방을 대표하는 구채구는 평소 `동화의 나라'라고 불릴 정도로 곳곳에 절경을 간직하고 있다. 신이 만든 작품이라는 장가계나 황산 등과 비교해도 전혀 빠지지 않을 정도다. 특히 '황산을 보지 않고 산을 봤다고 할 수 없고, 구채구에 가보지 않고 물을 봤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골짜기마다 자리한 호수, 폭포, 시내와 어울리다 보면 신선노름이 따로 없다.
구채구는 옛날 9개의 티베트족 마을이 있던 계곡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 스촨성의 성도인 청두에서 북쪽으로 450여㎞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어, 육로로 가면 12시간 가까이 걸리는 장거리 여행이지만 몇 해 전 구채구 공항이 개항 돼 편리해졌다. 구채구는 중국인들이 죽기 전에 꼭 한번은 여행해 보고 싶어 하는 절경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과거 구불구불한 길을 12시간이나 참아가며 구채구를 찾는 이들이 많았다. 지금도 주머니가 넉넉지 않은 여행자들은 육로를 즐겨 이용하고 있다.
구채구는 고원지대이므로 고산병을 예방하려면 고도에 적응해가며 오르고, 천천히 움직이는 게 좋다. 계곡을 따라 도로가 길게 뻗어 있는데 도로변에서 각 호수로 연결되는 길이 나 있다. 입구에서 조금 들어가면 Y자 모양으로 길이 갈라지는 곳이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구채구의 비경이 시작된다.
수정군해, 수정폭포, 낙일랑폭포, 장해, 경해, 와룡해, 팬더곰해, 진주탄폭포, 오채해, 백조해 등 숱한 호수와 폭포가 연이어진다. 구채구 안에는 호수 114개, 폭포 17개가 있다. 계곡 제일 안쪽에 자리한 장해는 해발 3,103m 고원에 자리해 있는데 이름 그대로 호수가 길고 넓어서 마치 바다를 보는 것 같다.
모든 호수가 신비롭고 특이한 물빛을 지녔는데 그 중에서도 압권은 오채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다섯 가지 빛깔로 영롱하게 빛을 발한다. 연초록빛이 깊어지면 짙은 초록이 되기도 하고, 스카이블루에서 아쿠아 빛으로, 다시 짙은 에메랄드빛으로 변하는 등 호수의 색채 변화가 볼만하다. 오채해에 버금가는 곳으로 경해를 꼽기도 한다. 거울 호수라는 이름처럼 주변 풍경을 그대로 호수면에 비춰 보여준다. 하늘과 구름, 나무와 숲을 담은 거울 같은 수면이 더없이 투명하다.
구채구는 겨울에 춥지 않고 여름에 덥지 않은 기후를 보여 사철 여행하기에 좋다. 가장 아름다운 시기는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지만, 새순이 돋는 봄철 역시 아름답다. 일교차가 심하고 고원지대에서는 기온이 많이 내려가므로 봄철 복장 에 따뜻한 겉옷을 반드시 준비한다. 해발 2,000m 이상의 고산에 자리하고 있어 때에 따라서는 고산병 증세를 느낄 수 있다. 여행 출발 전부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고 현지에서도 고단백 식사를 해야 한다. 열량 보충을 위해 초콜릿 등을 준비해가는 것도 좋다.
사시사철 푸름 간직한 昆明
중국 운난 성의 성도인 쿤밍은 '봄의 도시'다. 사시사철 푸름을 간직해 골프 여행지로도 유명한 이 곳은 아열대의 포근하고 쾌적한 날씨와 천혜의 자연조건은 골퍼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50도가 넘는 고량주를 낮에 마셔도 취하지 않을 만큼 공기가 맑고 깨끗하다는 후문도 있다.
쿤밍은 다민족 집거도시로 전 성에 26개 민족이 거주한다. 이들 민족을 모두 살펴보는 점도 색다른 재미. 돌숲ㆍ꽃ㆍ호수 등 쿤밍은 전체가 무릉도원이다. 들과 산이 온통 뾰족 돌기둥과 꽃에 뒤덮혀 있다. 돌기둥과 돌벽은 5m에서 40~50m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형상도 각양각색. 특히 열대우림처럼 빽빽한 대석림은 영화 촬영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쿤밍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는 중국인이 천하제일기관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 석림.
쿤밍시에서 버스를 타고 동남쪽으로 1시간30분 정도 가면 길 양 옆으로 기괴한 돌숲이 펼쳐진다. 이곳이 바로 2억7천여만년 전의 깊은 바다 속 석회암이 지각변동으로 융기한 뒤 오랜 세월에 걸쳐 침식하면서 갖가지 기 이한 형태의 바위와 돌무리들을 형성해 숲을 이룬 곳이다.
독수리바위와 코끼리 바위 등 1~30m 이상의 수많은 바위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림은 크게 대석림과 소석림으로 나눠지는데 대석림이 웅장하고 남성적이라면 소석림은 아기자기하고 여성적이다.
특히 망봉정에 올라 돌숲의 바다를 바라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대관공원은 원내에 대관루가 건조돼 붙여졌다. 현존 대관공원은 3개의 관광구로 나뉘며 그 중 1883년에 재건한 대관루가 가장 유명하다. 처음엔 명대의 목씨 황원이었다가 1690년 순부 왕계문이 확장 건설해 대관루 등 정자와 누각을 건조하면서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운난민속촌은 쿤밍시 남부, 전지 기슭에 자리했다. 관광 케이블카가 다니고 26개의 민속마을이 건설돼 있다.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이 펼치는 웅장함이 장관이다.
원통사는 곤명에서 가장 큰 사찰로 당나라 때 세워졌다. 연못을 중심으로 천왕전, 원통보전, 팔각정 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팔각정은 원통보전 앞 연못 위에 지어졌고, 내부엔 천수관음상과 옥불상이 자리하고 있다.
▷이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