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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모난 돌에 꼭 정을 때려야 할까?

[2010-07-02, 18:54:33] 상하이저널
캐리커처(caricature)를 그리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그리는 대상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을 짧은 시간 안에 잡아내어 캐릭터로 재현해내는 그 능력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만약 그림을 그리는 대상이 눈에 띄는 특징이나 개성이 없다면 캐리커처를 그리는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곤혹스런 일이겠지요.

개성을 키워주려면, 자녀 혹은 학생의 특별한 면을 일찍 발견하여 그것을 살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별한 면이라면 바로 ‘튀는 면’인데, 그것을 부모가 긍정적으로 보아 잘 키워주는 경우가 성공하는 경우이지요.

그러나 한국 문화의 가정이나 교실에서 가장 실수하는 경우 중에 하나가 아이가 남다른 면이 있을 때 이를 훌륭한 개성으로 발전시키기 보다는 이를 죽이기 위해 애쓰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처럼 혹 아이가 너무 튀는 행동으로 소외를 당하거나 사회성이 결여된 것처럼 평가될까 하는 두려움에서 말이죠.

어떤 개성은 분명 소통보다 고립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회마다 고립을 초래할 수 있는 개성에 대한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한 사람의 개성은 그 배경마다 다른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특히 국제학교에 다니는 일부 학생들은 한국에서와는 전혀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모범생이라고 평가 받던 학생이 국제학교에서는 참여부족이나 심지어 학습장애로 분류될 수도 있고, 반대로 한국에서는 선생님이나 동급생들과 갈등이 있어 소외를 받던 학생이 국제학교에서는 리더십이 있고 참여도가 높은 학생으로 평가 받기도 합니다.

특히나 앎에 대한 호기심과 표현력이 강한 아이들은 연장자의 권위를 우선적으로 존중하는 한국 문화에서 권위에 도전하거나 혹은 다른 학생의 배움을 ‘방해’하는 것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물론 자녀 혹은 학생의 개성을 무조건적으로 존중하고 격려하여 결과적으로 아이가 공동체에서 고립되고 적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에게만 매몰되지 않고,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느낄 수 있는 섬세함, 배려를 길러줄 필요가 있습니다. 대신, 호기심을 풀어내는 방식을 다양화하여 아이가 주어진 환경에 따라 표현욕구를 억누르지 않고도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겠지요.

한편, 선천적인 어려움이 잘못된 성격 혹은 개성으로 오해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주의력결핍 과도행동증후군)가 있는 아이들은 지나치게 활발하고 집중력이 약하여 자기 고집대로 수업 분위기를 끌고 가려는 경향을 보여줍니다.

이 때 아이를 단순히 집중력 부족이나 학습 의욕 부족으로 평가하기보다 ADHD가 있다 하더라도 아이의 성향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에너지가 발산될 수 있는 환경이나 관심사를 찾아, 아이의 특이한 개성이 좌절과 오해로 얼룩지지 않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마치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8관왕을 차지한 마이클 펠프스(Michael Phelps)가 수영을 통해 ADHD를 극복한 것처럼 말이지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특이한 개성의 표현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기 보다, 우리 사회가 다양한 자기 표현 방식을 존중하는 문화로 성숙하게 발전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의 기준에 따라 남에 대해 ‘옳다, 그르다’를 평가하기보다는, 개인의 작은 역사와 특징에 따라 그가 ‘어떠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문화로 말이지요.

사실 멋진 개성이 반드시 사회적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긍정적으로 표현된 개성은 사람이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을 줍니다. 아직 자기 표현을 한창 길러가는 아이들은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그러니 부모들과 교사들은 단지 아이의 사회적 성공을 위한 커리어 빌드업에만 관심을 가지기 보다 아이가 어떻게 하면 매력적이고 멋진 개성을 가진, 그리고 그 개성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사람으로 자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캐릭터 빌드업에 대해 고민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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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영어교육과 졸업 후 서울 Cardiff Language School에서 3년간 근무했다. School for International Training에서의 영어교육학 석사취득, Colegio Real de Minas (Mexico)에서 근무하며 다문화와 영어교육에 대한 평생 화두를 얻었다. 현재 SETI에서 6년째 TOEFL, SAT, Literature 강의를 맡고 있다.
arimaha@naver.com    [김아림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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