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생활 1달, 처음엔 출퇴근 시간만 막히는줄 알았다.
상하이 생활 2달, 러시아워가 아니더라도 막힐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하이 생활 3달, 이젠 쌩쌩 달리는 도로를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이만하면 나도 상하이에 적응한 것일까?
아침, 저녁 할 것 없이 정체된 도로는 보기만 해도 답답하다. 이럴땐 어릴적 본 '가제트 형사'가 되어 우산을 펴고 날아가는 상상을 해본다.
"쌩~"하고 도심을 가로지르는 그림을 그리다보니, 문득 상하이에도 ‘자기부상 열차’가 있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이 곳 생활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 가지만 자기부상열차는 실제로 본 적도, 심지어 탔다는 사람을 본 적도 없으니 실제로 존재하는지 조차도 의문이다.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하지만, 무더운 여름날 교통체증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엔 자기부상 열차 만한게 또 있을까?
상하이 시내와 푸동 공항을 8분만에 주파하는 초고속 열차는 지하철 2호선 롱양루(龙阳路)역과 연결되어 있다.
롱양루 역에서 내려 4번출구로 나오면 맞은편에 자기부상 열차 플랫폼이 마련되어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면 여기저기 큰 트렁크를 든 사람들과 수하물 검색대 때문에 마치 공항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티켓은 편도 50위엔, 왕복 80위엔이며 비행기 티켓을 소지한 고객에 한해서 20% 할인 해준다. 귀빈석은 일반석보다 15%가량 비싸다.
공항과 유사한 이용시설
중국인 승객은 명예 군인, 퇴직한 간부, 장애우 등을 특별 할인 해준다고 한다. 또, 120㎝이하의 어린이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열차 플랫폼에 들어서니 승객은 상하이에 여행차 온 외국인을 비롯해 중국인들도 가족끼리 혹은 연인끼리, 열차를 구경하려는 듯 모두들 카메라와 캠코더를 들고 열차가 등장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끈하게 잘 빠진 열차의 첫머리가 역사를 들어서니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열차의 총 길이는 125m, 다섯 량이 연결되어 있으며 한 량의 좌석수는 약 70석 가량 된다. 또 짐이 많은 승객을 위해 열차 탑승구 좌우로 수하물 보관소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승객이 모두 탑승하면 승무원의 안내방송과 함께 드디어 열차 출발.
출발 2분 250㎞, 4분 430㎞
'시속 430㎞라니 속도감이 얼마나 될까'하는 순간 열차는 이미 시속 200㎞를 넘어섰다. 초시계와 비슷한 속도로 속력이 올라가더니, 출발한지 4분여만에 최고속도인 430㎞에 이르렀다.
실제로 느껴지는 속도감은 마치 놀이기구를 탄 듯 조금 어지럽기도 하다.
또 운행 중 커브를 돌 때 워낙 빨라 비행기처럼 좌우로 기울어진다.
창밖의 건물과 의자의 각도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열차는 정확히 7분 20초만에 푸동공항 역사에 도착했다. '무거운 짐을 들고 어떻게 공항까지 걸어가나…' 하는 걱정은 접어두자. 공항과 실내로 연결되어 있어 5분이면 공항내로 진입 가능하다.
자기부상 열차 전시관 마련
롱양루 역사 1층에는 상하이 자기부상 열차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다. 티켓을 소지하면 무료로 입장하여 관람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자기부상 열차에 대한 설명과 레일과 운행원리를 설명하는 모형 등이 마련되어 승객의 이해를 돕고 있다. 잘 알려진 프랑스의 TGV, 독일의 ICE와 비교해 상하이 자기부상 열차 ‘SMT’는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가장 상용화되어 있다고 한다.
상하이 자기부상 열차는 ‘속도, 안전, 편안함, 에너지 절약, 환경보호’를 5대 장점으로 내세운다.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니 머지않아 상하이, 베이징(北京), 광저우(广州)를 3시간 생활권으로 묶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상하이 자기부상 열차는 이미 빠른 속도로 공항 이용객들의 편리만을 돕는 차원을 넘어섰다. 중국은 세계 최초의 상용화된 자기부상 열차 보유국이라는 명예 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탐내는 최첨단 기술을 운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