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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술 칼럼] 일본發 부동산 쓰나미

[2011-04-15, 15:36:59] 상하이저널
지난11일 일본 동북부에 규모 9.0에 대형지진이 발생했다. 검은 물의 쓰나미가 도시를 삼켜버리는 모습을 보니 영화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처참했다. 개인적으로는 2001년 9.11사태를 TV로 지켜보다 비행기 폭파 장면을 보았을 때의 느낌이 오버랩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9.11이후 세계경제가 변화 되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번 시간에는 일본발 부동산 쓰나미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2007년 세계경제에 쓰나미가 몰려왔다. 그 진원지는 미국이었다. 미국은 2000년에 있었던 닷컴 버블 붕괴와 9•11 테러 등으로 경기가 침체되자 FRB는 연방금리를 12차례 인하(6.5% → 1.0%)했다. 이러한 저금리 기조를 통한 유동성 확대는 자연스럽게 주택 모기지 대출의 증가를 가져왔다.

하지만 정책의 순기능이 있으면 역기능도 있는 법. 무서류 대출, 주택가격 100% 대출 등 방만한 대출들이 생겨났고 막장에는 신용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주택 담보대출을 무분별하게 내주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가 발생하였다. 처음에는 작아 보였던 이 문제가 막상 뚜껑이 열리니 그에 따른 후폭풍이 세계경제를 금융위기에 빠트릴 정도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나라마다 강력한 금융규제 정책을 시장에 쏟아내었고 그 영향으로 유동성에 문제가 생겨나 부동산시장은 호가만 있고 거래가 없는 시장으로 바뀌어 갔다. 상하이의 경우 이 시기에 정부에서 풀어놓은 각종 부동산규제로 인해 거래량이 뚝 떨어져 일부 개발상의 경우 분양율을 높이기 위해 아파트 한 채를 사면 한 채를 더 주는 1+1상품과 끼워팔기 등 눈물 나는 마케팅을 펼쳤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당시 미국 유수의 투자회사들이 모기지회사에 투자하거나 채권을 사들였는데 일이 사단이 나버렸으니 회사가 존폐위기에까지 몰리게 되었다. 이들 회사는 시장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살기 위해 전세계에 뿌려 놓았던 부동산 투자금을 거두어 들이기로 결정하고 매각에 나선다.

중국은 이 소식에 정색을 하고 강력한 외국인 투자규제정책을 발표한다. 이들의 해외부동산 최대 투자처는 당연 중국부동산 시장이었다. 그리고 중국은 어마어마하게 사들인 미국채권을 흔들어 대며 중국 땅에서 돈을 가져가지 못하게 심리전을 벌였다. 핫머니가 빠져나가면 그 거품은 남은 사람이 떠안아야 하기에 중국으로서는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었다.
이후 미국이 금융위기를 벗어날 궁색한 해결책을 내놓으면서 이 지리한 심리전은 끝나게 된다. 미국이 찾은 해결책은 돈 찍어서 해결한다는 단순한 방법이었다. 세상이 초록색 지폐를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다른 나라들도 그 방법을 따르게 되었다. 달러를 찍어 해결하자는 정책을 좋은 말로 양적완화라고도 부르는데 경제학자가 아니라 뭐라고 말하기는 뭐하지만 어처구니없는 결정 이었다.

당시 이런 결정이 있은 후에 미국에서는 죽어가는 회사들이 제일 먼저 한 것이 파티라고 한다. 어떤 회사는 태평양의 섬을 하나 빌려 파티를 즐긴 회사도 있었다. 돈을 마구 찍어내다 보니 시장에 유동성은 늘어났고 돈들은 또 투자처를 찾고 있었다.

양적완화 조치 이후 초록색 지폐는 일본부동산시장에도 흘러 들어갔다. 모건스탠리가 지난해 8월 일본에 빌딩 3개를 사들였고 헤지펀드업계의 ‘큰 손’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Fortress Investment Group)은 지난해 여름 2억5000만달러를 일본 최대 부동산 업체인 K.K.다빈치홀딩스에 투자했다. 작년 일본 부동산시장이 회복기미가 보이자 장미빛 청사진을 그리며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대재앙 앞에 부동산가격이 폭락할까봐 숨죽이며 기다리는 처지로 전락하였다.


상황은 비관적이다

일본부동산시장이 전체적으로 낙관적이지는 않아 보인다. 이미 2009년도에 일본발 서브프라임 사태가 일어날 것 이라는 말이 있었다. 그 이유는 임금삭감 바람이 불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낮다보니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것이다. 일본 주택금융공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처럼 개인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해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왔는데 미국 서브프라임처럼 개인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위험을 몇 번의 증권화를 통해 확대 재생산하였고 이 와중에 은행들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변동금리상품으로 갈아타기를 권유했고 많은 수가 이러한 방법을 택했다.

변동금리 상품은 당장은 금리가 낮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원금 자체가 늘어나 향후 금리 상승기에는 상환 불능인 사람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전체적인 구도가 미국과 닮아있었다. 이런 이유로 일본부동산시장이 불안해져 가고 있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지진이라는 재해까지 당했다. 상황이 좋아보이지 않는 이유다. 게다가 원전까지 폭발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일본 전역의 부동산 투자심리까지 얼어붙게 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타격받는 일은 적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나 떨어진 부동산투자심리를 끌어올리는 것은 역부족으로 보인다.

일본의 부동산위기는 늦어도 올 12월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실적의 빠른 회복이 없다면 겨울 상여금은 확실히 줄 것이다. 일본이 통상 상여금이 나오는 달에는 더 많은 대출금을 갚아야 하는 구조임을 감안하면 12월 대출 상환 불능인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발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오나?

앞서 이야기한 일본의 개인주택 담보 대출에 대한 위험은 반드시 존재한다. 저금리 정책에 따라 주택담보대출이 늘어 났었고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임시 방편으로 변동금리상품으로 갈아 태워 놓았다. 대지진이 오지 않았어도 적당한 시간이 지나면 곪은 게 터질 상황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앞당겨지고 있다는 것과 폭탄의 사이즈가 커져 있다는 것이다. 이후 천재지변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에도 쓰나미가 몰려 왔다고 간단히 정리하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다. 천재지변 이면에 부실대출이라는 인재(人災)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의 재해복구가 끝나갈쯤 주택담보대출시장에서 만들어진 또 하나의 경제 쓰나미를 만날 공산이 크다. 담보대출 이외에도 일본부동산시장이 갖는 악재는 또 있다.

대지진이 발생하고 쓰나미가 만들어졌고 쓰나미는 많은 생명을 빼앗고 원전까지 건드려 방사능 공포라는 후폭풍까지 몰고 왔다. 방사능의 공포는 부동산 투자 심리를 바닥으로 끌어 내렸다. 집은 대지진에서 살아 남았다고 해도 방사능에 오염된 집을 쉽사리 구매 할리 없다. 또 보이지도 않는 위험이라 피해지역 이외에도 심적 공포감을 주고 있다. 투자라는 것은 먹고 살만할 때 하는 것인데 지금은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누가 집이나 건물을 사겠는가?

다시 거래가 발생하려면 방사능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안전이 보장되는 시간을 보내어야 가능할 것이다. 향후 부동산 거래량이 급속도로 떨어 질 것이다.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은 자산이 부동산에 묶인 채 대출상환은 계속해야 한다. 악재가 엎친데 덮친 격이다. 대출상환이 불가능한 사람이 속출할 것이고 일본정부는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고심해야 할 것이다. 일본정부는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여러 나라에 뿌려졌던 돈들을 본국으로 가져오려 할 것이고 돈을 더 찍어 낼 가능성이 크다. 그 돈들로 도시를 재건하고 경제위기를 막으려 노력 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간단히 문제를 해결하면 인플레이션이라는 문제가 또 나타난다.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리게 되면 돈이 제 가치를 못하고 상대적으로 물건값은 올라가는 결과를 가져온다. 모든 물가가 오른다. 인플레이션이 오면 부동산도 마찬가지로 오르는데 이번에는 예외가 적용 될 가능성도 있다. 방사능공포로 거래량이 줄어 실거래 가격이 떨어 질 수 도 있는 것이다. 일본이라는 금융대국에 쉽게 인플레이션이 찾아오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를 걱정한 정책이나 민심의 동요는 반드시 있을 거로 예상된다.

향후 엔화의 목적지는 안전과 인플레이션의 걱정에서 자유로운 곳으로 흘러 들어 갈 것이다. 일본은 과거 미국의 부동산을 마구 사들일 만큼 해외 부동산 투자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 적이 있었다. 그리고 '잃어버린 10년'을 보내며 해외부동산 투자열이 지금까지 식어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지진을 계기로 해외부동산 투자에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다만, 독도를 사겠다는 망언은 안 나왔으면 좋겠다.



한국, 중국은 후폭풍 없나?

한국은 일본 대지진을 강건너 불구경하고 있는 듯하지만 잘 못하면 큰일 나게 생겼다. 한국부동산 시장이 상황이 좋지 않다는 말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제 스스로 시장을 살리는 것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그래서 인민폐가 한국부동산시장에 흘러와 주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었고 실제로 제주도나 강원도 알펜시아, 원주 기업도시의 경우 각종 투자 인센티브를 통해 인민폐가 유입되어 들어왔거나 들어 올 예정인 곳이다.

지금 후쿠시마 원전에서 바람이 한국 쪽으로 불고 있다. 벌써부터 방사능 수치이야기가 나오는 게 심상치 않다. 비록 소문에서 끝날 수도 있지만 카더라 통신은 투자자의 투자의지에 찬물을 끼얹기에는 충분하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안전하지 않은 곳에 투자 할 사람은 없다 중국인도 마찬가지다. 한국에는 강원, 제주 이외에도 팔도의 망가진 부동산 시장에 붉은 돈을 끌어 들이기를 바라고 있는 참에 일본발 발사능 후폭풍은 한국부동산 시장에 결코 좋은 소식일수는 없다.

중국도 요오드가 검출되었다고는 하나 대국인 만큼 큰 동요는 없을것 같다. 경제 부문에서도 쉽게 허락하지는 않겠지만 일본자금이 중국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이 적어 본국 상황이 급해 가져간다고 하더라도 큰 영향이 없을것 같다. 다만 중국정부는 글로벌 양적완화로 인한 수입형 인플레이션과 이상기후로 인해 곡물가 급등이 겹치면서 물가 잡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 중이라 일본이 엔화를 더 찍어 낼 경우 발생할 일들에 대해서는 예의 주시 할 것 같다. 반면 일본에 부동산 투자를 한 사람들은 울상이다. 중국도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자 수년 전부터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일본 등지의 부동산을 부지런히 사들였고 최근 들어서는 일본에 집을 사는 중국인이 늘어나는 추세였는데 본의 아니게 지진 피해로 인해 지진의 고통을 분담하게 생겼다.

2009년부터 미국이 돈을 찍어 대기 시작해서 작년 한해 달러가 뿌려졌고 이제 시장에 뿌려진 달러의 부작용이 나타나려는 시점에 터진 일이라 이래 저래 불안감이 더해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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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4년간 부동산 회사를 다니던 중 한국에는 ‘자수성가란 말이 없어졌다’는 말을 듣고 홀홀단신으로 2002년 상하이에 입성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부동산중개, 분양대행, 컨설팅회사를 설립 지금은 부동산 개발/PM회사를 경영하며 틈틈이 기업체와 학교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중국부동산과 관련하여 한국 공중파 3사와 상하이 부동산방송의 인터뷰가 있으며 上海电视台의 시사프로인 ‘深度105’에 출연한바 있다. WeChat: hanguoshushu998
sulsul2002@yahoo.co.kr    [김형술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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