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20주년 양국관계 발전 해법은?
“对中 외교 은밀히 소통하며 신뢰 쌓아야”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은 올해 양국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지난 19일 ‘세계적 빅뱅 속의 한중 관계-한중 관계수교 20년의 교훈과 새좌표’를 주제로 강연을 통해 한중 관계의 해법을 제시했다. 이번 강연은 상하이총영사관 안총기 총영사,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 박현순 회장를 비롯 각 기관 단체 교민 학생 등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하이톤호텔 5층에서 진행됐다.
자신은 중국 전문가가 아니라 중국변화 흐름을 보고 있을 뿐이라는 정 이사장은 “앞으로 중국이 어떤 단계, 어떤 속도, 어떤 과정을 통해 전환기 현상을 극복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정 이사장은 2시간 동안 중국 차기 정부의 정책 전망, 중국과 미국의 관계, 중국과 한국의 차이, 북한을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 중국이 선진국이 되기 위한 극복과제 등 민감한 분야에 대해 솔직하고 거침없는 강연을 펼쳤다.
정 이사장은 이러한 강연내용을 바탕으로 ‘한중 관계의 새로운 좌표’를 5가지 사자성어로 제시했다. 그가 제시한 5대 화두는 연미화중(聯美和中), 양육중화(洋陸仲和), 화중부동(和中不同), 밀통적신(密通積信), 지미지창(知微知彰) 등이다.
정 이사장은 "한국과 중국 관계는 43년간의 공백을 거쳤으며 수교 후 20년간의 교류협력으로 그 공백을 채워가는 과정"이라면서 "경제적 상호의존이 심화되고 있지만 인적 관계의 복원이 낮은 수준이라는 제약 조건을 극복해야 양국 관계의 질적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 관계 발전은 무엇보다 굳건한 한미동맹의 기반 위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연미화중(聯美和中)’으로 표현했다.
정 이사장은 한국은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을 중간에서 매개하는 ‘양육중화(洋陸仲和)’의 가교 역할을 통해 전략적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과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되 중국에 동화되는 것은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영향력이 증대되는 것에 대비해 과학기술, 사회문화, 가치 등의 거리를 넓혀 중국과 차별화를 추구하면서 관계 증진을 도모하는 ‘화중부동(和中不同)’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의사소통을 할 때는 바깥에 다 들리도록 시끄럽게 이야기해서는 곤란하다"면서 "은밀하게 소통하면서 신뢰관계를 쌓는 ‘밀통적신(密通積信)’의 자세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이사장은 "작고 사소한 문제까지 꼼꼼하게 챙기면서 거시적인 문제를 다루는 ‘지미지창(知微知彰)’의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초청 강연은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의 중국 순회강연으로 베이징에 이어 상하이에서 개최됐다. 정 이사장은 재정경제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17대 국회의원(열린우리당)을 역임했으며 최근 ‘한국을 보는 중국의 본심’이라는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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