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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첫 번째 봉사활동 ‘한글학당 도우미’

[2013-02-06, 10:28:55] 상하이저널
매주 토요일 아침 나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그러나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간다. 그곳은 바로 한글학당이다. 이곳은 80명의 외국학생들을 대상으로(대부분은 중국인들이지만) 한국어를 가르쳐 주는 곳이다. 학생신분인 봉사자들은 선생님 옆에서 조수 역할을 하는데 내가 바로 그 역할이다. 봉사자들은 아침 일찍 훨씬 먼저 도착해서 책상들을 정리해 놓는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주로 하는 일은 학생들 옆에서 개개인들의 발음교정을 해주는 것이다.

벌써 이곳에 봉사를 한지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지나간 시간만큼 한글학당의 대해 정이 많아졌고, 느낀 점 또한 많아졌다. 봉사하러 가는 첫날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매주 토요일에 일찍 일어나 한국상회에 가 책상을 옮기는 것은 사실 지루하고 힘든 일이었다. 늦잠을 더 자고 싶고,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토요일이 되면 나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8시에 기상을 해 한글학당에 발길이 옮겨진다.

나는 지금 1학년을 가르치고 있다. 처음 1학년으로 배정되었을 때, 주위의 선배들이 나보고 1학년은 한글학당에서 최고로 힘든 학년이라고 말해주곤 했다. 그리고 그 말이 맞다는 것을 그날 바로 실감했다. 한국어의 기초부터 모른다는 사람들을 가르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발음하는 것부터 난관이 시작되었다. 중국사람들은 발음이 센 편이어서 ㄱ과 ㅅ 발음 등을 무척이나 어려워한다. ㄱ 을 ㄲ 라고 발음하고, ㅅ 를 ㅆ 또는 ㅊ 라고 발음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완전히 익히기 위해 어떤 분은 짧게 걸리지만 어떤 분은 몇 개월이나 걸리는 분들도 있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나오는 발음이 이렇게 어려운 것이었다니 새삼 느끼기도 했다.

대부분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려는 동기가 k 팝의 열풍과 한국 드라마 때문이었다. 그들은 빨리 한국어를 배워 k 팝의 음과 비트만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가사도 알아듣는 것이 꿈이고, 드라마를 보면서 중국 자막 없이 한국드라마를 보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그들의 꿈 소박하다. 우리는 대부분 중국어를 배우려는 이유는 대부분 공인점수를 따서 대학교를 가려는 것이지만, 그들은 그저 노래, 그리고 드라마를 더욱 풍부하게 즐기기 위해 공부를 한다. 한글학당의 도착하면 학생들은 한국사람과 같이 어제 본 드라마 내용을 얘기하고 있고, 한국 연예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들의 얼굴에서는 언제나 웃음이 피어있다. 이러한 모습을 보는 나의 얼굴에도 웃음 꽃이 피어진다.

1학년이 끝나면 1.5학년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2학년에 올라가는데 기초가 하나도 없었던 학생이 벌써 2학년이 되어 나와 함께 간단한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면 보람차다.
 매주 토요일 아침 지치기는 하지만 그만큼 보람차고 뿌듯함을 느낀다. 한글학당이 오랫동안 이어져서 세계적인 한국어교육기관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동찬(상해한국학교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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