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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내수확대 내세운 시진핑노믹스 '고령화 덫'에 걸리나

[2013-03-02, 23:00:00] 상하이저널
베이징 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쇼핑가 중 하나인 쓰마오티엔지에. 유명 명품들이 2~3층 정도의 로드숍을 열고 화려한 쇼윈도우로 고객을 유혹한다. 쓰마오티엔지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이곳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허름하게 차려 입은 60대 노부부가 10대의 손녀를 데리고 주저 없이 명품 가게로 들어간다. 그리고선 우리로선 선뜻 손도 가지 않는 고가의 명품을 현금으로 계산하고 나온다. 환하게 웃는 손녀를 보내고 60대 노부부는 0.4위안짜리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내수확대를 통한 질적 성장을 새로운 경제 성장 모델을 내세우고 있는 시진핑 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노후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주머니에 현금은 많지만 사회보장시스템의 미비로 불안한 노후를 맞는 중국인들에게 소비는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2만위안이 넘는 명품백을 선뜻 손녀에게 선물하지만 0.4위안짜리 버스를 기다리는 노부부처럼 자신을 위해서는 선뜻 주머니를 열지 않는다.

양옌쑤이 중국 칭와대 공공관리학원 교수는 중국이 고령화로 사회와 경제가 붕괴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새 지도부는 조속히 고령화 대책을 세워 노인 소비를 유도하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노년층의 서비스 구매 능력이 낮아지면 서비스업 도태와 청년층의 일자리 부족을 불러와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늙어가는 중국
2012년말 기준 중국의 노령인구는 1억9,400만명. 전년보다 891만명이 증가했고 전체인구의 14.3%를 차지한다. 중국고령과학연구소는 올해 중국의 노령인구가 2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의 노령인구 증가는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로 이어진다. 이미 중국의 생산가능 인구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접어들었다. 중국 당국은 올해부터 65세이상 노령인구는 매년 700만명이상 증가하는데 반해 생산가능인구는 700만명씩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더 이상 풍부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지도 못할 것이란 비관론도 중국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인구 고령화는 중국 새 지도부가 내세우는 도시화에도 걸림돌이다. 중국 고령화연구센터에 따르면 도시거주 노령인구 70% 이상이 노후화된 주택이나 건물에 살고 있고 이들 건물에 대한 개발 등이 거주이전 문제로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노인들의 농촌 잔류 현상도 문제다. 지난해 기준 5,000만명 이상의 노령인구가 도시화에 편입되지 않지 않고 있다. 또 2,300만명에 달하는 빈곤노인은 사회보장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높은 저축률과 고령화의 악순환
노령인구의 증가와 함께 50%를 넘어선 중국의 저축률은 내수확대의 독이다. 특히 노령인구가 늘면서 수면 밑에 잠복해 있는 기존 금융시스템의 문제점이 점차 드러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경빈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연구원은 "높은 저축률 때문에 신규 예금이 몰려들면서 은행권의 불량 대출 문제를 감춰왔다"며 "하지만 고령화로 인해 양로ㆍ의료 등의 필요로 저축액이 서서히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금융시스템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저축률은 1970년대부터 줄곧 세계 1위를 차지해 2005년에는 저축액이 국민총생산(GNP)의 51%를 넘어섰다. 궈슈칭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의장은 "중국의 저축률은 이미 균형을 잃었다"며 "사회보장제도 확대가 문제 해결의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사회보험기금 고갈 문제 해결할까
노령인구에 대한 문제가 확산되며 시진핑 새 정부는 사회보장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시 총서기 취임 이후부터 '노인권익보장법'을 통과시키고 고령(80세이상) 노인이나 생계곤란노인에 보조금 지급 등을 검토하고 있다. 또 의료개혁도 추진해 농촌지역에서 10~15위안 정도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노령인구가 가장 불안해 하는 사회보험기금 고갈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국도 각 지역별로 양로기금 운영적자를 보존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나서서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보험기금의 투자방식에 대한 해결책도 내놓아야 한다. 현재 기본양로보험기금의 경우 투자방식이 은행예금을 위주로 하며 수익률이 지난 십 여년간 연평균 2%에도 못 미치고 있다.

하지만 2001~2011년 통화팽창률이 2.47%인 점을 고려하면 이 기간 손실액은 6,000억위안(108조원)에 이른다. 정빙원 중국사호과학원 세계사회보험연구센터 주임은 "사회보험기금 투자제도를 개혁하지 않으면 앞으로 투자 손실이 천문학적인 수준에 달할 것"이라며 "기금 관련 기구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고 사업단위와 공무원 양로금 개혁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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