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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화상 딛고 대입검정고시 합격 조선족 최려나양

[2013-05-22, 15:06:24] 상하이저널
"제게 도움 준 분처럼 저도 남들에게 희망 주고 싶어요"
 
"6개월 만에 합격했다고 하니까 가족도 안 믿어요. 하지만 전 이제 시작이에요."
 
중국 지린(吉林)성 출신의 조선족 최려나(21) 양은 초등학교 4학년이던 지난 2003년 어머니를 도우러 부엌에 들어갔다가 가스 폭발 사고로 온몸에 화상을 입었다.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지만 목숨을 건진 것이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크게 다쳤다. 전신 95% 화상. 얼굴은 물론이고 팔다리까지 성한 곳이 없어 걸을 수 있게 되는 데만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한때 치료비가 없어 치료 도중 퇴원하는 등 어려움도 겪었지만 움직일 수 있게 된 뒤부터는 이윤낙 천진광장 발행인 등의 도움으로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 최양이 사고 10년 만에 세상 밖으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달 대입검정고시를 800점 만점에 756점, 평균 94.5점의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해 대입 자격을 얻은 것.
 
지난해 10월 검정고시를 치르기로 마음먹고 텐진(天津)한국국제학교 교사와 유학생 등 자원봉사자들로부터 수업을 받기 시작한 지 6개월 만이다. 올해 초부터는 아예 한국으로 들어와 경북 안동의 '마리스타 학교'에서 공부에 열을 올렸다.
지난 10년간 학교에 다니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놀라운 결과지만 스스로는 새벽 4시까지 잠을 설쳐가며 공부했던 터라 못내 아쉽다고 했다.
 
올 하반기에는 수시모집 전형에 지원해 영문과 입학을 노리고 있다.
 
"어릴 때는 아나운서를 하고 싶었어요. 방송부 활동을 했는데 칭찬을 많이 받았거든요. 아나운서가 되고 싶던 것만큼은 아직 해보고 싶은 직업은 못 찾았어요. 그래도 영어가 재밌어서 통역이나 번역일을 하고 싶어요."
 
대학 지원을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태산 같지만 이달 초 4번에 걸쳐 피부이식 수술을 받은 터라 잠시 손을 놓고 있다.
사고 이후 전신마취를 받고 수술대에 누운 것만 벌써 33번째. 이식해야 할 곳은 많은데, 남아 있는 '좋은 피부'가 별로 없어 수술이 쉽지 않다고 한다.
 
최양은 "그래도 도와주시는 분들이 계신 덕분에 여름이 오기 전에 수술을 받아 다행"이라면서 "얼른 회복하고 대학 갈 준비를 해야 한다"며 밝게 웃었다.
 
10년간 학교가 아닌 병원을 오가야 했던 그에게 대학에 가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묻자 수줍게 웃더니 또래다운 대답을 내놓는다.
 
"친구들이랑 쇼핑도 가고 수업 '땡땡이'도 쳐보고 싶어요. 밤새 술도 마셔보고 싶은데…재밌을 거 같아요."
 
밝은 모습이지만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을 21살의 나이에 세상 사람들의 시선이 편하지만은 않다.
 
"얼마 전에 친구와 함께 외출을 했는데 친구 동생이 제 얼굴을 보고 놀라 비명을 질렀어요. 어쩔 줄 모르는 친구에게 '괜찮다'고 말했지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막 나더라구요."
 
다행히 그에겐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최양과 마찬가지로 전신 화상을 입고도 미국 유학까지 가며 당당하게 사는 '지선아 사랑해'의 저자 이지선(35) 씨.
 
지난 2005년 후원자인 이윤낙 발행인을 통해 알게 된 이씨는 최양의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고 힘들 때마다 용기를 북돋워주는 고마운 존재다.
 
병실에도 몇 번이나 찾아왔다. 미국에 있는 요즘엔 모바일 메신저로 일상을 나누고 고민 상담도 해준다.
 
'우리 려나 오늘 이 모습이 끝이 아니잖아. 점점 좋아질 거고 이뻐질 거고. 울지마 속상해하지도 말고. 그런 장소에 용기 내서 나간 거 기뻐. 그런 반응 대하게 된 것 정말 속상하지만 오늘 이 모습이 끝은 아니야.'
 
최양은 가끔 '만약 다치지 않았더라면 지금 내 모습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사고가 없었더라면 지금처럼 온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지 않고 오순도순 지낼 수 있지 않았을까.
 
마음이 아려오지만 그래도 그는 감사하다고 했다.
 
"지금까지 힘든 일을 많이 겪으며 전에 알지 못하던 것을 알게 됐고 좋은 분도 많이 만나게 됐다"는 최양은 "10년 동안 많이 자랐고 강해졌다"고 힘주어 말했다.
 
"저를 보면서 희망을 얻는 분들이 계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저를 생각해주시고 도와주시는 분들 덕에 더 힘내고 용기를 얻어서 씩씩하게 살아갈 거예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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