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무지개원리’ 저자 차동엽 신부
판도라가 상자를 열어 모든 것들이 세상에 퍼져 나갔을 때 희망은 조용히 상자 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희망은 그런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 모든 것의 가장 밑부분에는 희망이 자리하고 있다.
“희망하다 죽어라”라고 외치는 차동엽 신부는 ‘가톨릭 사제’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를 ‘희망멘토, 희망예찬론자’로 기억한다. 2006년 자기계발서 ‘무지개원리’를 통해 희망적인 사고가 얼마나 큰 성공을 가져 올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했고, 이 책은 단번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4개 국 언어로 번역 출간 될 정도의 인기와 ‘출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 많은 기업체 출강 초청, 언론 인터뷰 등 ‘성당’ 밖에서도 그는 유명하다. 올해는 ‘희망의 귀환’이라는 새 책과 함께 또 한번 세상의 희망을 이야기 했다.
지난 21, 22일 차동엽 신부는 희망 에너지를 품고 상하이를 찾았다. 21일은 상하이교민들을 대상으로 ‘희망’을, 22일은 가톨릭 신자들을 위해 ‘믿음’을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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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상하이 베드로성당에서 열린 차동엽 신부의 강연회 '희망의 귀환' | |
희망을 품기보다 절망하는 것이 더 익숙해진 요즘.
차 신부는 그들을 향해“아무 것이나 붙잡고 희망이라 우기십시오”라고 말한다.
쉬운 희망이란 애시당초 없었다고, ‘희망’에는 ‘우긴다’는 뜻도 담겨 있다고 그렇게 우리를 다독인다.
“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되면 선택하게 되는 것이 있습니다. ‘관망’, ‘절망’, 그리고 ‘희망’입니다. 관망이 길어지면 불안과 함께 절망에 휩쓸리고, 사람들은 그렇게 의욕을 상실한 채 넘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으로 버티는 자만이 상황이 호전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집니다. 결국, 마지막은 희망 싸움입니다. 희망 자체에서 힘과 에너지가 나옵니다. ‘플라시보 효과’가 바로 희망이 체내에서 힘을 발휘한 증거입니다.”
절망에 허덕이는 사람에게 희망을 부여잡을 만한 여력이 남아있을까?
“이상적인 이야기 같을 수도 있어요. ‘희망을 가지라, 가지라’고 외치는 희망 강요에 피로를 느낀다는 사람들에게 저는 이렇게 되묻고 싶습니다. ‘그럼 절망이 답이 겠느냐?’라고 말입니다.”
차 신부는 희망을 성공으로 이끌어 가는 데는 삼박자가 어우러져야 한다고 했다.
핑계와 이유를 허락치 않고 ‘불끈’하는 오기와 불가능에 도전하며 결정적 승부처에서 부려야 하는 ‘호기’, 그리고 인생의 시련을 겪어내는 내공, 극한의 상황을 버티게 하는 숨어있는 힘 ‘강기’이다.
어려운 형편으로 공고를 진학해 서울대 공대를 입학, 공학도에서 28살 사제의 길로 들어선 차동엽 신부. 사람들이 한번쯤은 ‘왜?’라고 물어보고 싶은 선택일 터. 이 같은 질문에 대해 그는 어느 TV인터뷰에서 이렇게 답했다.
“저는 출세가 아닌 ‘내 인생의 성공’을 꿈 꾼 한 청년일 뿐이었습니다. 데모와 부조리가 만연하던 ‘모래시계 세대’를 지나오며 정치와 현상에 대해 고민하던 중 어느 순간 철학적인 문제에 다다랐습니다. 결국 '궁극'에 대한 질문이었어요. 그 곳에서 동기부여를 받아 종교적인 곳으로 이끌렸던 거지요.”
어쩌면 그가 지금껏 살아온 삶이 그가 외치는 ‘희망’과 무지개 원리의 증거일 지도 모른다.
차동엽의 신부는 인생에 가장 큰 도움이 된 책으로 빅터 플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꼽았다. 이 책은 심리학자가 나치 유태인 수용소에 끌려가 겪은 내용을 다뤘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생존자들은 체격이 좋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이내 체력이 바닥나 약골들이 되었다. 최후의 생존자들은 살아남아야 할 이유, 생존의 목적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차 신부는 이 구절을 빌어 “시련에 가장 먼저 굴복하는 사람들은 인생의 목적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꿈이 있는, 생의 목적이 분명한 사람은 쉽게 절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강연이 마칠 무렵, 차 신부는 “Spero, Spera(스페로, 스페라), 나도 희망한다, 너도 희망하라”는 라틴어 속담을 읊었다.
그는 그렇게 ‘희망’을 갖고서 끝까지 ‘우기는’ 듯 했다.
우리는 더 희망할 수 있다고. 우리는 반드시 희망해야 한다고.
▷손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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