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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골브레이커, 브레이크를 걸어라

[2014-01-13, 12:08:26]
 등골 브레이커 ‘빨간불’ 켜진 한국, 그 속을 살펴보다

‘황신호’에 대기 중인 교민사회는 어디로 갈 것인가?
 
21세기 학부모라면 ‘등골 브레이커’라는 단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이미 인터넷 어학사전에도 등록된 이 단어는 ‘부모의 등골을 부서트린다’는 의미로, 한국 청소년들의 학부모가 자녀를 키우며 받는 금전적인 압박이 얼마나 큰 지를 방증하는 단어이다. 
 
‘등골 브레이커’는 100만원을 호가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패딩부터 30만원~130만원에 달하는 헤드폰, 100만원을 웃도는 초등학생 가방 등이 대표적인 예다. 청소년들이 사용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본지는 지난주 ‘등골 브레이커 1편’에서 상하이 내 한국인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민 사회의 현황을 파악했다.
 
2편에서는 ‘등골 브레이커’ 현상이 상하이 교민사회보다 상대적으로 두드러지는 한국의 실태를 소개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고자 한다. 또한 1편의 설문조사 결과에서 밝혀진 대로, 상하이 교민사회에도 ‘등골 브레이커’의 위험이 잠재돼 있는 만큼 한국의 사례를 토대로 이를 방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등골 브레이커’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8년 겨울쯤을 시작으로 한국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수십만 원에 호가하는 고가의 아웃도어 브랜드 패딩 점퍼가 유행을 타면서부터다. 이후 유명세를 타고 매년 겨울 청소년들 사이에서 ‘우월감의 상징물’로 자리잡은 ‘등골 브레이커’ 패딩 점퍼는, 2013년 겨울 일명 ‘신(新) 등골 브레이커’로 업그레이드해서 부모의 등골을 더욱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대학생 기자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관념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청소년, 과소비와 허례의식을 버리도록 제대로 된 소비생활을 가르치지 않은 학부모 그리고 이를 이용한 기업의 마케팅 전략 등에서 ‘등골 브레이커’의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외국에서 생활한다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상하이 교민사회의 ‘등골 브레이커’ 위험도가 한국만큼 높지는 않았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달로, 교민학생들이 해외에 있음에도 한국에서 유행하는 고가 브랜드 제품을 인지할 기회가 많아지고, 학생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은 한국 학생들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다.
 
또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과반수 학생들이 부모와 소비생활과 관련해서 진지한 대화를 나눠보지 못했으며,응답한 학부모의 40%가 고가 브랜드 제품 구매를 두고 자녀와 갈등을 빚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등골 브레이커 위험도 황신호’에 대기 중인 교민 사회를 언제든지 ‘적신호’로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본 기사는 한국 내 설문조사기관의 자료와 언론매체가 진행한 전문가와의 취재인터뷰 내용 등을 참고했음을 밝힌다.
 
자녀교육 방면에서도 많은 학부모들이 ‘등골이 휘는’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한국의 한 취업포털 사이트는, 자녀가 1명 이상인 남녀 직장인을 대상으로 <2013년 한 해 동안 가장 힘들었던 자녀 관련 지출 항목>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교육비’가 56.7%로 1위 등골 브레이커로 꼽혔고, 이어 ‘값비싼 의류’가 응답률 42%로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대학정보공시 사이트 ‘대학 알리미(academyinfo.go.kr/UIPISA/)’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내 대학교 평균 등록금은 약 670만원이었고, 수도권 대학교 평균 등록금은 약 750만원, 비수도권은 620여 만원이었다.
 
또한 부모를 부담스럽게 만드는 교육비에는 유치원비도 포함됐는데,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의 관련조사 결과, 한국 사립 유치원 한달 교육비는 약 43만원으로 대학 등록금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자녀 1명을 대학 졸업 때까지 키우는 데 총 3억890만원의 양육비가 들며, 이는 2003년 보다 약 63%나 증가한 수치”라고 밝힌 바 있다. 갈수록 높아지는 취업난과 동시에 온전히 자녀 육아를 위해 지출되는 비용 또한 날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녀 양육비와 관련한 지출의 증가와 이에 동반되는 부모의 부담감은 ‘맹모삼천지교(孟母三迁之教)’라는 고사성어처럼, 부모의 지극한 교육열과 애정에 의해 생긴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난 1편에서 밝힌대로 타인을 의식하고, 자신감을 얻기 위해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자녀 주동적’ 등골 브레이커와는 명확히 구별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학생들 스스로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한’ 등골 브레이커 현상의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등골 브레이커’ 현상은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의 고가 브랜드 소비를 부추기는 기업들에게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국의 한 소비자심리학자는 “우선 학생들의 경우, 특히 청소년은 또래집단에 소속되려는 심리가 소비행동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소속욕구에 의해, 물건을 구매할 때 자신에게 꼭 필요하고 어울리는 것보다는, 남들이 많이 구매하고 사용하는 유행 브랜드 제품을 소비하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청소년기에는 자기 의사와는 상관없이 타인이 소비하면, 따라서 소비하려는 동조소비의 경향이 다른 연령대 보다 특히 강한 것으로 알려진다”고 해석한다. 청소년 소비자들은 소비생활에 관한 지식이나 경험이 미숙한 동시에 유행에 유독 민감한 나머지 충동구매나 과시소비를 하는 등 건전한 소비행위를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본지가 지난 주 상하이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던 결과, 물건 구매 시 브랜드를 우선으로 꼽았던 22%에 비해, 필요성을 가장 우선시 한다는 의견이 52%에 달해, 고가 브랜드 제품을 거의 맹목적으로 선호하는 ‘등골 브레이커’ 현상이 적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고 두 눈 감고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고가제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학생 중 대부분이 ‘고가제품을 입었을 때 자신감이 생겼고(46.5%), 저가 제품을 입어 부끄러웠거나 그런 상황을 목격한 적이 있다(55%)’고 답해 ‘등골 브레이커’ 잠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가 브랜드들의 10대 공략 마케팅전략도 ‘등골 브레이커’ 현상에도 주목해야 한다.
 
한국의 전체인구 중 약 14%(약 661만명)를 차지하는 10대 청소년들은 기업이 공략하기 좋은 연령대다. 2008년 한국방송광고공사가 발표한 소비자행태조사에서도 알 수 있듯, 영상매체와 인터넷의 발달로 시각적인 문화 속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은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항상 새로운 것, 감각적인 것을 원하며 유명 연예인을 열망해 역할모델로 삼기 때문에 10대를 대상으로 하는 스타 마케팅 등은 비교적 쉽게 성공할 가능성이 있어, 이를 공략하는 마케팅이 끊임 없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등골 브레이커’는 당사자인 학생과 그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 외 부모에게도 그 책임이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학교의 한 심리학과 교수는 “자식들에게 무조건 최고를 해주고 싶어하는 마음에 많은 용돈을 줘 과소비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는 어른들이 먼저 자숙해야 한다”고 한 라디오 방송에서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런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자녀의 고가제품 구입을 자제하고, 과소비와 허례허식을 버릴 수 있도록 바른 소비태도를 가르쳐 주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이 고가제품 구매가 문제가 되는 것을 알고서도 ‘무시당하거나 사주지 않아 의기소침해진 아이들의 모습 때문에 사줄 수 밖에 없다’ 혹은 ‘사춘기 아이와 부딪히지 않기 위해 요구하는 것을 들어주는 편이다’고 답하고 있다.
 
상하이에서 생활하고 있는 학부모들 역시 고가제품 선호에 문제가 있다고 크게 동의했지만, ‘고가 제품 유무에 의한 학급 내 서열화 현상’을 인지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구매에 나서고 있어 시급한 대책 또한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 상하이지역의 등골브레이커 현상은 ‘적신호’인 한국과 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전히 위협이 잠재돼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자녀의 고가 브랜드 소비를 허락하는 일이 더 이상 사랑이 아닌 ‘부담’으로 느껴진다면, 자녀와 소비생활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보고, 올바른 소비문화를 심어주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황색 신호에 대기 중인 교민사회의 등골 브레이커를‘청신호’로 이끌도록 말이다.   
 
이세원 기자 person134@hotmail.com
박재성 학생기자  loganpark1@naver.com   진민수 학생기자 minsoo9118@hotmail.com

 


기사 저작권 ⓒ 상하이에듀뉴스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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