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옛말에 ‘쯔바오부쭈훠(纸包不住火)란 말이 있다. 종이로 불을 쌀 수 없다라는 말이지만 ‘사실은 반드시 드러나기 마련이다’, ‘영원한 비밀은 없다’를 뜻한다. 그럼 현실적으로 종이로 불을 싸는게 가능할까...
최근 중국에서는 상하이(上海)시의 한 과학자가 1000℃의 고온에도 타지 않고 잘 견디는 수산화인회석 내화지(耐火纸)를 만드는데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문회보(文汇报)는 12일 보도했다.
전통적으로 종이는 식물성 섬유를 주요 원료로 만들어지고 있어 리그닌을 대량으로 함유하고 있다. 리그닌은 산에 의해서 가수 분해가 잘 되지는 않지만 자외선을 받으면 광화학 반응을 일으키면서 노란색으로 변한다.
그 뿐만 아니라 인화성이 강해 불이 잘 붙으며 화재 속에서 완전 소각의 위험이 매우 높다. 이 또한 종이로 보존되어 내려온 문물이 화재로 소실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한 새로운 공예가 바로 중국과학원 소속 상하이규산염연구소 주영졔(朱英杰)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수년간의 노력 끝에 연구해낸 천연 광물질인 수산화인회석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수산화인회석은 인간의 뼈와 주성분이 같은 세라믹으로 현재까지는 주로 인공뼈, 치근으로 사용됐다.
연구 결과는 독일에서 발간되는 세계적인 권위지인 유럽화학저널(Chemistry-A European Journal) 최근호에 게재됐다.
주영졔 연구원은 수산화인회석으로 만든 내화지는 촉감이 일반지와 같으며 유연성이 뛰어나 어떤 식으로 말아도 상관이 없을 뿐더러 내화성이 강해 1000℃ 이상의 고온에도 이겨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알코올 램프를 이용한 실험에서 일반지는 몇초 만에 잿더미로 변했는데 내화지는 5분이 지난 후에도 원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장점이 있는 이유로 앞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 장기적으로 보존이 필요한 문자나 문서, 서류 등의 작성에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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