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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 대한 믿음이 부모가 가진 최선의 비책

[2014-02-24, 14:20:19]
[학부모들의 생생한 학교 이야기]
한국학교-친구 사귀기
 
아~~~참으로 어렵고도 힘든 문제이다.
상해에 있는 수많은 종류의 학교 중에서 우리 아이가 다닐 학교를 선택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내 아이의 모든 조건을 고려하여 학교를 선택하였다고 하더라도, 막상 학교를 다니다 보면 예기치 않았던 문제들이 발생하곤 한다. 여러 문제들 중 부모로서 해결해 주기가 가장 어려운 것이 바로 친구 사귀기이다.

내 아이는 중국유치원을 다녔고, 초등학교 5학년까지 국제학교를 다녔고, 그 이후 한국학교에 재학 중이다. 가만히 옛 추억을 떠올려 보니, 아들과 친했던 친구들 얼굴이 하나 둘 떠오른다. 유치원 시절에는 아이도 어렸고, 선생님의 역할도 커서 친구문제로 힘들었거나 고민했던 적은 없었다. 다만, 중국에 막 도착해서 언어가 통하지 않아 친구들과 마음껏 웃고 떠들며 지내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국제학교에서는 생일 파티를 비롯해 슬립오버 등 각종 모임에 참석하며 외국 친구들과 즐겁게 지냈다. 한국학생이 상대적으로 적은 학교여서 외국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또래 외국 아이들이 듣는 노래나 영화, 게임 등을 하며 지냈다. 국제학교에 다니면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지만, 한국 부모로서 마음 한 편으로는 걱정도 되었다. 한국에 있는 또래들이 부르는 노래나 놀이 등을 전혀 알지 못하니,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한국 친구들에게 놀림이나 당하지 않을지 걱정이 많았다. 명절에 한국에 가서 친척들과 한 자리에 모이면 조카들과는 다른 내 아이를 보게 된다. 가끔은 어른들의 걱정 섞인 말씀을 들을 때도 있었다. 그래도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는 아들을 보며 걱정보다는 한국문화를 좀 더 자주 접할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것도 분명 개인차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 아이와 같은 국제학교에 다녔던 한국친구는 외국 친구들이 놀아주지 않는다며 고민하는 것을 봤다. 그 친구의 경우 언어가 자유롭지 않아서 더욱 고생을 했던 것 같다.

한국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면서, 나는 적어도 친구문제로 고민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언어가 통하니 친구 사귀기 쯤이야 식은 죽 먹기인 줄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전학 가서 한 학기 동안은 엄마인 나도, 아이도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사고방식과 생활습관의 차이로 빚어지는 웃지 못 할 일들이 자꾸만 발생하는 것이었다. 초등 1학년부터 5년 동안 국제학교에 다녔던 아이는 자신도 모르게 생각이나 행동이 외국아이처럼 되어 한국 친구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면, 간식을 먹을 때 한국 친구들은 “야! 같이 먹자!”며 아들이 대답하기도 전에 아들의 간식을 먹는 것이다. 아들은 그런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기가 먼저 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한국 친구들은 행동이 앞선다는 것이다. 이때는 같은 남자인 아빠의 역할이 컸다. 사나이란 이렇고 저렇고 한참을 얘기해 주지만, 아들의 표정은 여전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이었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과 넉넉히 나누어 먹으라며 아침마다 간식을 참으로 많이도 싸서 보내줬다. 또한 몸으로 부딪치며 우정을 과시(?)하는 한국 친구들을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신체에 손을 대는 것을 싫어하는 외국 친구들과 지내다가 “우리가 남이가?”하며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친구들을 한순간에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었을 것이다. 친구들과의 거리를 좁혀주기 위해 나는 자주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고, 슬립오버도 우리 집에서 하며, 친구 엄마들과도 모임을 만들어 서로 정보도 교환하고 아들 키우는 하소연도 하며 지냈다.
 
초등학교 때부터 만났던 그 모임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 시간이 지나고 친구들과 제법 몸으로 놀 줄도 알면서 아이는 한국 친구들과 진정한 우정을 나누며 성장하고 있다. 나도 이제는 아들의 친구들도 모두 내 아들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어려운 시기가 있었기에 친구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 같다.
 
혹시 자녀의 친구 관계로 고민하는 부모님들이 계시다면, 걱정 할 것 없다고, 다 잘 될 것이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전학으로 인해 친구 사귀기가 다소 어렵고 힘들 수 있지만, 우리 아이들은 언제나 그렇듯 잘 헤쳐 나갈 것이다. 이러한 아이에 대한 믿음이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비책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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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생활 10년 차. 두 아이 중 큰 아이는 중국, 한국 유치원을 마치고 국제학교를 거쳐 초등 5학년부터 한국학교를 다녀 현재 9학년이다.
hszang@gmail.com    [한국학교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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