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한 해 경제성장률이 10% 이상인데도 물가에 문제가 없다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 아닐까.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8일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4분기 1.4%, 6월은 1.5%로 상반기 전체로는 1.3%였다. 하반기에도 물가가 오르겠지만 연간으로는 1.7-2%에 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베이징(北京) 시민들의 체감물가는 이와 다르다.
사과 등 과일과 야채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고 집값은 최근 수년간 뜀박질을 하고 있다.
베이징의 로펌에서 일하는 판(凡)씨는 작년말 1㎡당 7천500위안(약 90만원)에 산 아파트 가격이 현재는 9천위안에 팔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깜짝 놀랐다. 최근 한 조사에서 베이징과 상하이(上海)는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싼 20대 도시에 들어갔다.
집값은 정부가 통계를 내고 있는 CPI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서비스 물가와 원재료 가격도 마찬가지다.
이런 문제들이 체감물가와 CPI 사이의 거리를 설명하고 있다.
지금까지 CPI는 주로 식료품 가격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CPI는 연초부터 안정적이며 연말까지 계속 안정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원재료와 부동산 등 자산가격은 급한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CPI에 안도할 것이 아니라 자산가격 상승에 집중해야 하며 자산가격에 버블이 만들어지면 가격결정 시스템에 문제를 일으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또 석유, 석탄, 전력, 금속, 토지, 집값, 교육비, 의료비 등 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특정부문에 주의를 촉구하고 가격산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은 추가적인 긴축이 필요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물가상승 부문을 모니터링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열부문으로 들어가는 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중앙은행은 지난 4월 대출금리를 0.27%포인트 올렸고 지난 5일부터 상업은행의 지급준비율도 0.5%포인트 인상했다.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국가정보센터는 최근 하반기 금리인상을 제안하는 보고서를 냈다. 중국 국가경제의 설계자 역할을 하고 있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거시경제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대출과 예금 금리를 모두 0.25%포인트 올려야 한다고 건의했다.
금리인상은 시간문제로 보이며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도 물가상승압력을 인정하고 있다.
중국 제일재경일보는 정부가 처음으로 통화팽창 압력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국가통계국의 정징핑(鄭京平) 대변인이 18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물가상승이 비교적 낮다고 말할 수 없으며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정 대변인은 또 통화팽창 여부를 CPI에만 의존해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CPI 상승은 완만하지만 생산자물가(PPI)는 2.7% 올랐다. 원재료, 연료, 전기 등 가격은 6.1%가 올랐다. 특히 집값은 5.6%가 올라 CPI에만 의존해 물가를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측이 처음으로 통화팽창압력을 인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