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김치' 이경옥 사장
`음식은 손맛'이라고들 한다. 같은 재료 같은 방법으로 요리를 하더라도 맛에 차이가 나는 것은 요리하는 사람의 손끝에서 나오는 '마법'이라고 밖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외국생활을 하다 보면 한동안은 엄마의 손맛으로 만들어낸 마법 같은 밥상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이럴 때 발길이 돌려지는 곳이 한국반찬가게. 이제 상하이에도 어렵지 않게 한국 반찬들을 사먹을 수 있다. 최근 8월3일 구베이 완커광장에 간판을 내건 '우리집 김치' 이경옥(46) 사장은 집에서 먹던 양념 많은 진한 김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김치는 물론이고 무스케익이나 피자까지도 어지간한 음식은 손수 만들어서 애들에게 먹였었는데 여기서 사먹는 한국 음식들은 내가 찾는 맛이 나지 않았어요. 저처럼 한국에서 먹고 싶던 것을 여기서도 먹을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어요."
전문 요리학원을 다녀본 적이 없는 그녀가 요리에 재능(?)을 보인 것은 성당식구들 100여명의 음식을 준비할 일이 있었는데 너무 신이 나서 만들게 되면서부터라고 한다. 그 후로 동네 독거 무의탁노인들에게 반찬을 만들어주게 되고, 아이들 학교 행사 때나 남편 회사 직원들 초대까지…. 음식만드는 것이 즐거움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이 '즐거움'이 상하이에 '우리집 김치'를 창업할 수 있는 용기를 준 듯싶다.
천연재료, 천연양념, 맞춤식 반찬을 표방한 '우리집 김치'에는 밑반찬, 분식류 외에도 손님 초대요리인 구절판, 단호박밀전병쌈, 부추잡채꽃빵 등 이름조차 생소한 전통한국요리도 주문배달이 가능하고, LA갈비 같은 고기류도 직접 만든 양념으로 재워놓아 집에서 굽기만 하면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뒀다.
총 150여종을 갖추고 있는 '우리집 김치'의 배추김치 가격은 1kg에 15위엔이며, 현재 김씨마트와 국화네 식품점에서도 판매중이다. 또한 방부제 없는 한국 분식들을 아이들에게 먹이고 싶은 마음에 꼬치어묵, 김밥, 쫄면, 컵떡볶이, 국수, 만두 등을 5-10위엔 정도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 돌아가면 초록색 앞치마를 두르고 양로원과 고아원에 직접 만든 쿠키와 빵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그녀. 동화처럼 예쁜 그녀의 꿈이 '우리집 김치'의 깊은 맛에 배어있는 듯 하다.
▷ 고수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