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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팔아 손녀 부양한 할머니, 결국 공항에 버려져

[2016-11-08, 16:41:10]
지난 5일 오후, 미국 애틀랜타 중국 교민 사회가 한 할머니 이야기로 들썩였다.

 

딸과 손녀가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81세 할머니가 홀로 3일 동안 공항에서 체류한 사연이 많은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8일 관찰자왕(观察者网)이 전했다.

 

할머니는 퇴직한 교사 출신으로, 중국 문화대혁명시기에 남편을 떠나 보낸 후 홀로 딸과 손녀를 부양해왔다. 어려움 가운데 딸의 칭화대학(清华大学) 입학과 미국 유학 등을 전적으로 지원했다고 한다.

 

손녀가 12세가 되던 해 딸, 손녀와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할머니는 미국인 사위로부터 학대를 받았다. 사위는 평소 할머니에게 차가운 태도로 일관하며 '늙은 공룡(老恐龙)'이라 불렀다. 

 

딸과 사위는 모두 고소득의 직장인이었지만 할머니의 생활은 매우 고단했다. 할머니는 손녀의 미국 대학 등록금을 위해 베이징에 남아 있는 자신의 유일한 삶의 터전까지 팔았다. 그러나 손녀는 대학 졸업 후 일을 시작하면서 할머니와 정서적 교류를 단절하고 차가운 태도로 할머니를 대했다.

 

이에 할머니는 “미국에서 죽고 싶지 않다”며 중국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고, 마침내 손녀를 통해 6일자 중국행 비행기표를 끊었다. 그러나 가족이라는 자들은 출발 3일 전인 3일 아침에 차를 불러 할머니를 공항에 보내버렸다고 한다.

 

이틀 동안 말도 통하지 않는 미국 공항 안에서 배회하고 있는 할머니를 본 공항 직원은 가족들에게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을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행히 마음씨 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할머니는 공항 호텔에서 휴식 후 무사히 중국에 귀국할 수 있었다. 그러나 관련 직원들의 추궁에도 결코 딸과 손녀의 이름을 입밖에 내지 않았다.

 

할머니의 소식이 SNS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몇몇 봉사자들은 중국 공항에 미리 나와 할머니를 맞이하고  임시 거주지로 모셨다. 현재 할머니는 임시 거주지에서 지내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보금자리조차 없는 할머니가 홀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우려하면서 딸과 손녀를 향해 '흰 눈깔의 이리(白眼狼, 배은망덕한 사람을 이르는 말)'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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