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로 중국의 보복성 조치가 점차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한국산 화장품 수입을 무더기로 불허했다.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화장품 업계는 비상이 걸려 52주만에 줄줄이 신저가로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环球时报),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 등은 11일 한국 현지 보도를 인용해 한국 화장품 업계에 가져온 혼란에 대해 전했다.
환구시보는 ‘한국 19개 화장품 중국 블랙리스트에 올라, 한국매체: 사드 영향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지난 해 11월 한국산 화장품이 수입 허가를 받지 못해 11톤 가까이되는 제품이 반환처리됐다며 한국 매체의 우려섞인 목소리와 사드 보복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을 자세히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안전처에서 한국산 화장품이 수입 불허 조치된 이유는 제품 자체의 위생 품질 문제이지 사드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고 전하며 관련 논란에서 다시금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신문망 역시 화장품 업계 관계자의 이야기를 인용해 한국 상황에 대해 자세히 전했다. 관계자는 “이번 발표된 수입 불허 목록 중 한국산 화장품의 비율이 가장 높다”며 “중국의 규제가 더욱 심화될까 업계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일 환구시보는 한국 연합신문이 사드 관련 소식과 함께 미사일이 중국 국기 사진을 향하고 있는 사진을 내걸었다고 크게 비판을 가한 바 있다. 한국 연합신문측은 정치적 의도가 없었으며 단순히 배경 사진일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중국에서는 사드가 여전히 중국을 조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의혹 섞인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누리꾼들은 한국산 화장품 수입 불허 소식에 “수입 화장품 안전성을 위해서라도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옳다”, “수입되는 한국 화장품 중 안전 문제가 두드러지는 것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대체적으로 찬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한국에 여행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게 무슨 의미냐”, “한국 자동차, 전자제품, 여행 다 금지시켜야 한다”라며 중국의 사드로 인한 ‘반한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