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남부의 경제중심지 선전(深천<土+川>)에서 `애인두기'가 만연하면서 정부(情婦)의 직업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예전처럼 부자 애인과 결혼도 기대하지 않고 돈만 많이 주면 계속 `남자친구'를 바꿔가는 새로운 직업 `얼나이(二내<女+乃>.둘째 부인)'족이라고 홍콩 언론이 22일 소개했다.
홍콩, 대만, 동남아의 화교들과 외국인들이 자주 오가고 중국인 졸부들이 넘쳐나는 선전에선 오래전부터 내륙 빈곤지역에서 모여든 여성들이 대거 이들의 현지처나 애인, 정부로 전락했다. 선전의 후파이(湖貝)촌은 얼나이 마을로 자리잡혔을 정도.
최근엔 `축첩 현상'이 고도화되면서 직업적인 얼나이족이 등장하고 있다.
대부분 출중한 몸매와 외모를 자랑하는 이들중에는 비교적 잘사는 집안에 고등교육까지 받은 여성도 적지 않다. 이름을 숨긴채 살아가는 이들은 동거남에 대한 결혼에 대한 환상도 품지 않고 오직 `돈'만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
구이저우(貴州)의 출신의 아핑(阿萍.29)은 풍만한 몸매와 백옥같은 피부를 가진 미녀로 직업 얼나이족의 전형에 속한다.
초등학교 졸업후 7명이나 되는 가족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선전으로 건너온 아핑은 최하층에서 막일을 전전하다 7년전 대만인 `남자친구'를 알게 됐다. 매월 생활비로 3천위안을 받으며 동거했던 그는 남자의 소심한 돈씀씀이에 실망, 가구와 가전 등을 받아낸 뒤 `차버렸다'.
그후 화통하게 돈을 써댔던 홍콩 트럭운전사의 내연녀가 됐고 더 많은 돈을 주겠다는 남자를 계속해 바꿔가며 현재 다섯번째 남자와 동거하고 있다. 현재 아핑은 매월 고정적으로 1천위안을 집으로 보내고 있다.
아핑은 "처음엔 배고픔을 덜기 위해 얼나이가 됐지만 지금은 돈을 더 많이 벌고 좋은 남편감을 만나기 위해 얼나이를 하고 있다"며 "돈을 더 많이 주는 누구라도 함께 지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석사 학위의 고학력자인 아옌(阿艶.30)은 졸업후 다니던 회사 월급에 만족치 못하고 동남아 화교 출신의 회사 사장과 눈이 맞아 현지처가 됐다. 선전의 호화주택에서 지내고 있는 그는 "서로 필요가 충족되면 그만"이라고 답했다.
선전의 한 사회학자는 "축첩 현상이 만연하면서 직업 얼나이족이 등장하기에 이러렀다"며 "이들은 오직 육체만을 돈을 버는 도구로 삼는다는 점에서 매춘 여성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