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중궈(中國)은행, 궁상(工商)은행 등 대형 국유은행에 이어 상당수의 은행과 보험사가 내년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어 주요 금융기관의 민영화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18일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올해 국유은행이 줄줄이 상장한 데 이어 내년에는 중신(中信)은행, 핑안(平安)보험 등이 상장을 계획하고 있어 금융권에 있어 내년이야말로 명실상부한 `상장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신은행은 내년 초 상장을 성사시키고, 광다(光大)은행은 내년부터 상장 추진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민성(民生)은행은 내년 하반기 홍콩증시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베이징(北京)시 상업은행도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난징(南京)시 상업은행은 A주(내국인 전용 주식) 상장신청을 마쳤다. 닝보(寧波)상업은행은 H주(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대신 A주 상장으로 계획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자산규모로 중국 7위인 시틱(CITIC)은행도 IPO를 추진 중이다. 시틱그룹의 한 관계자는 "내년 홍콩과 상하이 주식시장에 동시 상장할 계획"이라면서 "정부당국에 승인신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은행과 함께 보험회사도 상장물결에 합류하고 있다. 현재 중국 내 1300개 상장사 가운데 보험사는 단 한개도 없다. 생명보험사인 중궈런서우(中國人壽)가 A주시장에서 15억위안(약 19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고 밝힌 데 이어 핑안보험도 내년 초 11억5000만위안(약 1495억원) 규모의 A주 상장계획을 밝혔다. 또 신화(新華)보험, 타이바오(太保)그룹, 민안(民安)보험 등도 가까운 시일 안에 상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일부 보험사는 IPO 외에 우회상장 등의 방법을 통해 증시에 입성할 계획이다.
중국 금융기관이 이처럼 상장에 열을 올리는 것은 올 연말부터 금융시장이 전면 개방되기 때문이다. 외자계 은행이 공격적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자기자본비율이 낮은 중국은행은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중국정부가 금융기관의 부실을 털어내려는 핵심방안으로 IPO를 적극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상장작업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투자자의 관심도 매우 높다. 부실 등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중국 금융기관이 가진 높은 성장 전망은 투자자의 관심을 불러모으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중국경제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데다 부실개선의 여지도 있는 만큼 가능성을 믿고 투자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증시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궁상은행의 IPO에는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다. 일반투자자 청약 첫날인 지난 16일에만 54억달러(약 5조1500억원)의 자금이 몰렸고, 기관투자가 청약규모는 1900억달러(약 181조원)를 넘어섰다. 궁상은행은 이번 IPO에서 최대 219억달러를 모집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궁상은행은 오는 27일 홍콩과 상하이증시에 동시 상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