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기자] 중국에서 ABS(자산담보부증권)가 새로운 금융상품으로 뜨고 있는 가운데 국영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부실채권을 담보로 한 증권이 곧 선보일 예정이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4대 자산관리공사(AMC) 가운데 하나인 신다AMC는 부실채권을 담보로 47억5000만위안(6억400만달러) 규모의 증권을 발행키로 했다.
담보대상은 중국은행이 보유하고 있었던 210억위안 규모의 광동지역 무수익여신(NPL)이다. 이 증권은 5년 만기로 발행되며 신다AMC는 향후 총 47억5000만위안 가운데 10억위안 정도를 되살 계획이다. 무수익여신 등 대출채권이나 회사채를 기초 자산으로 발행되는 증권은 통상 CDO(부채담보부증권)로 불린다.
신다AMC는 이번에 발행하는 증권에 대한 반응이 좋을 경우 비슷한 상품을 계속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리엔트 에셋 매니지먼트도 조만간 NPL을 담보로 한 증권을 발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BS는 중국에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작년말 중국 금융감독당국이 일부 선진 금융기관에 대해 증권발행을 허용하면서 금융기관들이 하나둘씩 관련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중국 건설은행은 시험 프로젝트를 통해 작년 30억 위안 규모의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했고 농업은행 역시 비슷한 프로젝트를 계획중이다. 중국 개발은행은 기업 여신을 담보로 하는 ABS를 포함해 총 99억위안의 증권을 발행했다.
이 가운데 부실채권을 담보로 한 증권까지 나오면서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이번 부실채권 담보부 증권 발행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앞으로 중국 국영은행의 부실채권 해소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영 은행들은 내년 금융시장 개방을 앞두고 지난 7년동안 부실채권 정리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중국 정부도 파산법을 채권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개정하는 등 부실채권 해소를 위한 환경을 조성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금융기관들의 중국 부실채권 시장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신한은행과 굿모닝신한증권이 미국 코스톤·신한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국 화륭AMC가 주관한 28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인수에 성공했으며 한국 자산관리공사(캠코)도 중국 4대 AMC와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