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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 문학동네 | 2010.05.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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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스가 태어나고 자란 곳을 배경으로 52세에 쓰고, 다음해 2009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미국 동부 메인주의 작은 바닷가 마을 크로스비 사람들의 이야기를 올리브가 주인공이자 주변인으로 등장하며 13편의 단편에 펼쳐낸다.
중년의 올리브는 수학 선생님을 하다 퇴임했는데, 키가 크고 덩치가 있으며, 변덕스러운 감정을 가지고 있고, 말도 툴툴거리고, 에둘러 표현하는 법이 없이 할 말을 하고 산다. 한편으론 마음이 여리고 표현이 서투른 투박한 사람이라고 볼 수도 있다. 아버지의 자살을 목격한 트라우마가 있고 엄마도 불안정했으나 자상한 남편 헨리를 만나 외아들 크리스토퍼를 두었다.
올리브는 크로스비 마을 사람들의 이웃으로, 선생님으로, 학교 동료로, 사람에게 관심이 많은 마을의 오지라퍼이다.
남편 헨리의 약국 여직원을 향한 지극한 보살핌에 빈정대며 툴툴거리지만, 그녀가 아프자 보살피며 남편을 그냥 바라봐 준다. 급해서 들른 화장실에서 인질범에게 붙들린 어느 날, 극도의 공포와 위협적 상황보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는데 하지 말아야 할 폭로와 원망을 서로에게 하고 그것은 일상으로 돌아온 그들에게 드러나지 않은 상처가 된다. 아들은 어린시절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았던 엄마 올리브에게 서운함을 품고 있다. 올리브는 동료교사에게 마음을 주고 그와 함께 마을을 떠나려 한 적도 있다.
그렇다고 올리브가 나쁜 사람은 아니다. 내면을 들여다보며, 인물과 상황에 대한 통찰력이 있다. 타인의 고통에 자신의 방식으로 나눌 줄 안다. 자신의 욕구와 감정에 충실하지만 유머도 있다.
부모의 자살을 목격했고 삶을 정리하고자 고향을 찾은 제자, 벼랑 끝에 주차된 차에 올리브는 불쑥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다 아픔을 같이 나누고, 제자는 바다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고 다시 삶의 의지를 찾는다. 거식증에 걸린 가출한 소녀를 집으로 돌려보내려 애쓰기도 한다. 당차고 잘난 첫 번째 며느리에 대한 탐탁치 않은 감정에 소심한 복수를 하지만 아들 내외의 행복을 비는 올리브는 웃음을 띠게 한다.
이어진 아들의 이혼과 재혼, 별안간 남편 헨리에게 찾아온 뇌졸중. 삶이 예상치 못함을 보여 줄 때, 올리브는 남편의 상황을 자연의 순리처럼 받아들이고 재혼한 아들의 뒤 늦은 원망 어린 반격도 “기꺼이” 라며 받아들인다.
남편 헨리도 떠나고 칠순의 올리브는 산보하다가 강가에 쓰러진 잭을 만나고 역시 혼자 된 그와 새로운 만남을 이어간다.
올리브를 통해 중년에서 노년의 삶의 여정을 예습한 것 같았다. 인간으로서 생로병사는 피할 수 없는 길이다. 그 길에서 외로움과 상실과 소외와 두려움에 떨며 혼자라고 느낄 때 올리브와 그 마을 주민들의 여러 이야기들은 격려가 된다. 타인의 삶에 공감한다는 것, 가족이란 부부란 부모란 무엇인지, 삶에 용기를 내며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물러섬 내려놓음 받아들임도 삶의 지혜라고 알려준다.
이야기 한 편이 끝날 때마다 소중한 사진처럼 여운이 남았다. 주변 인물에도 짤막한 서사를 담아 풀어 내주니 읽는 재미를 느꼈다. 섬세한 표현들과 묘사들에 머물렀던 문장들도 많았다. 올리브를 만나 다행이다. 노년의 고독이 두려운 어느 날 책을 펼치고 “기꺼이”를 외치는 올리브를 보며 이렇게 늙어가도 괜찮다고 용기를 내면 되니까.
*프랜시스 맥도먼드가 주연한 4부작 드라마가 있다.
* 20년에 속편 <다시, 올리브>가 출간되었고, 70대 중반과 80대 중반의 올리브를 만날 수 있다.
양해자
외국에 살다 보니 필요한 책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자 책벼룩시장방이 위챗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그리고 2017년 9월부터 한 주도 빼놓지 않고 화요일마다 책 소개 릴레이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의 엄마로, 문화의 소비자로만 사는 데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상하이 교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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