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양절이란?
중양절(重阳节)은 음력 9월 9일을 일컫는 말이며, 중국의 대표적인 전통 축제 중 하나이다. ‘9’는 양기(阳气)를 상징하는 숫자이면서 가장 큰 한 자릿수이므로 ‘장수’와 ‘오래 이어지는 좋은 인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의미의 숫자가 두 번 겹치는 날을 중양절로 기념하며, 다른 이름으로는 중구(重九), 국화절(菊花節)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이는 중국 한나라 시대부터 이어져왔으며, 당송(唐宋) 시대에는 심지어 추석보다 더 중요한 행사로 여겨졌다. 이 명절은 한반도에서도 기려졌는데 신라시대 이래로 군신들의 연례 모임이 이날에 행해졌다. 특히 고려 시대에는 국가적인 연회가 열리기도 했다.
중양절의 유래
등고회(登高会)는 중양절의 가장 중요한 풍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제나라 경공(景公)이 9월 9일 우산(牛山)에 올라 눈물을 흘렸다는 기록을 근거로 전국시대부터 시작된 행사임을 알 수 있다. 이 풍습에 대해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이 있는데, 이는 중국의 동한(东汉) 시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어느 날, 앞날을 보는 비장방(费长房)이라는 도인(道人)이 학생인 항경(桓景)에게 “9월 9일에 그대의 집에 큰 난리를 만나게 될 것이니, 집으로 돌아가 집사람들과 함께 수유(茱萸)를 담은 배낭을 메고 높은 산을 올라 국화주를 마시면 이 재난을 면할 수 있을 것이네”라고 전했다. 이 말을 들은 항경은 도인의 말대로 가족들과 함께 산에 올라갔다가 다시 집으로 내려오니, 집에서 키우던 가축들이 모두 죽어있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이 행동들이 사악한 기운을 물리고 좋은 기운만 불러들인다고 믿게 되었고, 이에 비롯하여 매년 음력 9월 9일마다 수유 주머니를 차고 등고회를 하며, 국화주를 마시는 풍습을 만들었다고 한다.
중양절의 음식
중국에서는 매년 중양절을 맞으며 중양떡(重阳糕)이라는 간식을 만들어 먹는다. 찹쌀가루와 설탕을 기본 재료로 만들며, 그 외의 추가적인 부속재료들은 지역의 특색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상하이의 경우, 조건이 풍족한 집은 대추나 고욤나무 열매를 같이 넣어 만들고, 형편이 넉넉지 못한 집들은 수수 가루를 넣어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어로 떡을 뜻하는 ‘糕’자가 높다는 뜻의 ‘高’와 발음이 같아, 상해와 같이, 높은 산이 없는 강남지역에서는 중양떡을 만들어 먹으며 등고회를 대신했다고 한다.
중양절에 관한 문학 작품
중양절은 중국의 대표적인 명절인 만큼, 고대 한시(汉诗)에도 흔적을 남겼다. 그의 대표적인 예로, 당나라의 풍류시인 왕유(王维)가 지은 <구월구일억산동형제(九月九日忆山东兄弟)>가 있다. <중구날에 산동의 형제를 그리워하다>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시는 중양절에 홀로 타향에서 떠도는 화자의 외로움과 가족에 대한 그의 그리움을 잘 묘사한 작품이다. 4줄밖에 되지 않는 짧은 시이지만, 등고회, 수유 가지 꽂기, 국화주 마시기 등 앞서 설명한 중양절의 다양한 관습들을 설명하며, 명절의 분위기를 그려내었다. 이를 제외하고도, 왕보(王勃)의 <구일(九日)>, 당 중종의 <구일등고시서(九日登高诗序)> 등의 유명한 한시 작품들도 중양절의 정취를 담아내었다.
학생기자 윤재원(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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