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에서 자가 운전을 한지 3년이 넘은 K는 지난 주 대형트럭과 부딪혀 다행히 몸은 다치지 않았지만 차가 크게 부서졌다.
110을 불러 경찰서에서 차를 견인하고 많은 조사를 받았다. 웬일인지 같이 사고를 일으킨 트럭운전사는 경찰서에 오지 않았다. 경찰은 트럭운전사의 과속이 사고의 원인인 것 같다고 했다. 다음날 K의 보험회사 직원이 경찰서에 가서 최종확인을 하니, 이번 사고는 100% K의 과실로 결과가 나왔다. 원칙적으로 벌금도 물어야 하나 경찰서에서 조사받는 태도가 공손하여 벌금은 물리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K는 화가 나고 억울했다. 교통사고에서 100% 과실이 있을 수 있다니 더구나 경찰이 버젓이 트럭운전사의 과속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해놓고(?)K는 당장 가서 따지고 싶었지만 어차피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생각이 들어서 포기했다고 한다.
경찰서에 있을 때 보험을 들었냐고 몇 번이나 확인하던 경찰과 경찰에서 조사가 나왔을 때 트럭운전수의 태도 등등이 K가 아무리 억울함을 주장해도 같은 결과일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했다. 보험회사의 직원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10년을 상해에서 살았고 중국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K, 하지만 중국사회에서는 역시 아웃사이더임을 깨닫는다.
현재 상해 중국고등학교 3학년인 B는 항상 불만이 많다.
열심히 공부한다고 하는데 성적은 안 나온다. 중국유학을 올 때 아빠와 세운 계획은, 중국고등학교를 다니고 복단대학 국제무역학과를 졸업을 한 후 미국 MBA를 밟고 다국적 기업에 취직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학 입학시험을 코앞에 둔 지금 B는 수학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한다. 공부를 해도 수학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국제무역학과를 포기하려 하고 있다. 그러고 나니 모든 일들이 힘들고 꼬이기만 한다. 학교수업도 불만이고 선생님들도 항상 자기만 인정해 주지 않는 것 같고, 심지어 친구, 후배들까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 같다고 한다. 공부를 해도 자신이 세운 꿈에 도달하기 어려운 지금 세상이 왜 이렇게 불공평한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한다.
상해미국학교 9학년에 재학중인 J는 성적도 비교적 우수하고 예의 바르며 학교활동도 열심히 하는 학생이다.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J이지만 미국학교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국제학교를 5년 동안 다니면서 외국인 특히 미국 교사와 보이지 않는 갈등을 많이 겪었다고 한다. 특히 역사의 아시아사를 배울 때는 한국의 많은 역사적 사실들이 중국이나 일본사에 묻혀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 선생님께 문제제기를 여러 번 했지만 별반 시원한 답을 얻지 못했다. 또 학교에서 여러 나라 친구들을 사귀면서 특히 한국친구들과의 관계형성이 어려워 따돌림 비슷한 경험까지 했다고 한다.
J는 국제학교의 글로벌한 분위기보다는 다민족 속에서 특별하게 우월한 백인에 대한 열등감과 우월감이 교차하는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우리가 교육을 통해서 습득해야 할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Life is not fair; get used to it.
인생이란 결코 공평하지 않다. 이 사실에 익숙해져라. -빌게이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