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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상해에서 "심봤다!''

[2007-06-30, 11:37:02] 상하이저널
"당신은 로또 복권이나 행운권 추첨 같은 것에 당첨된 적이 있습니까 ''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저을 것이다. "나는 한 번도 그런 것에 뽑힌 적이 없다''고 침을 튀기며 분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것이라면 그것이 어찌 행운이겠는가! 나 역시 한국에 살 때는 그 흔한 두루마리 휴지조차도 공짜로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상해 기운이 나와 맞는 것일까? 무슨 자리만 가면 내 이름이 불리는 것이다. 성탄절에 성당에 갔더니 그 많은 사람 중에 행운권 당첨이 되질 않나, 어디 체육 대회를 가니 2년 연작으로 당첨이 되질 않나, 어떤 모임에서 행운권 추첨이 있다길래 "또 뽑히면 미안해서 어쩌나'' 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설레발을 떨었더니, 정말 또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상품 받으러 나갈 때 야유 받으며 나간 사람은 아마 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 집 코앞에 상해에 온지 얼마 안 되는 가족이 있다. 엄마가 아이 둘을 데리고 유학을 온 집이다. 남편들끼리 친한 사이여서 아이들 교육 때문에 이곳에 왔고, 워낙 자상한 그 집 아빠는 믿을 구석 별로 없는 나를 믿고 우리 집 코앞에 집을 얻으셨다. 한두 달은 번잡스럽게 묻고 가르쳐주며 오고갔지만 그 집 엄마는 생각보다 일처리도 척척 해내고 아이들 공부도 열심히 시키고 더 이상 돌 볼 일도 없어 보였다.

다른 집들도 그렇듯이 첫째로 부딪치는 문제는 아이들 학업에 관한 것이었다. 무슨 어려운 일이 있다 싶으면 위로한답시고 찾아가지만 얘기 들어주는 것 외에는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 자식 일이다 보니 서로 눈시울 붉혀가며 이불 덮고 밤늦도록 얘기한 적도 종종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그 집에 진짜 큰 행운이 당첨되었다.

학교에서 아빠와 함께 하는 행사가 있었는데 기부금을 모금하는 티켓을 돈 주고 사는 것이란다. 아빠가 갈수도 없었지만 가져온 표를 그냥 돌려보낼 수도 없어서 좋은 일에 쓰겠지 싶어 몇 장의 표를 모두 사주었다고 한다. 그 티켓 꼬다리에 붙은 행운권이야 생각도 못했는데 그것이 1등에 당첨되어서 ‘최신노트북’을 선물로 받은 것이다.

국제 학교의 그 여러 나라 중에서 영국도 아니요, 일본도 아니요, 인도도 아닌 한국 사람이 받은 것도 좋았지만 그게 우리집 코앞에 사는 사람이라는 것이 신기하여 박수가 나올 지경이었다. 그동안의 내 행운이야 숫자만 많았지 드라이기, 반찬 담는 그릇, 화장품 등 돈으로 따지면 다 합쳐봐야 천 위엔도 안 되는, 다만 뽑혔다는 그 기분만 좋았을 뿐이지만 우리 앞집은 말 그대로 `'횡재'였다.

알렉스 로비라 셀마가 쓴 `'행운'이란 책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운과 행운은 다르다. 운은 오늘 이 순간 잠시 내 손에 스쳐 지나가는 것일 뿐 결코 머물지 않는다. 그러나 행운은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므로 내일도 모레도 영원히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내가 가졌던 것은 `운'이요, 우리 앞집이 받은 것은 `행운'인 것 같다. 남편 없이 꿋꿋하게 아이들 돌보며 때로는 눈물 나고, 때로는 중국 사람에게 소리 지르며, 또 때로는 좋은 마음으로 기부를 한 뒤에 얻어진 때문이다.

심마니가 지리산 자락에서 산삼을 보았을 때만 외치란 법이 있던가! 앞집 가족이 "심봤다!"를 외치며 더 씩씩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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