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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감정 대립

[2014-07-09, 23:00:00]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일 전쟁을 촉발했던 ‘7•7사변’ 77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역사를 왜곡하거나 미화하려 한다면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시 주석은 “중국인민의 항일전쟁과 세계 반 파시스트 전쟁의 승리 이후 7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몇몇 사람들이 명백한 역사적 사실과 전쟁 중 희생된 수천만 명의 무고한 생명을 무시하며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 이들은 침략 역사를 부인하고 심지어 미화하며, 국제적 상호 신뢰를 파괴하면서 지역 간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이후, 중국과 일본의 관계는 악화되기 시작했다. 중국정부는 지난 6일 난징대학살 희생자를 추모하는 사이트를 개설했다. 지난달에는 난징대학살과 위안부 관련 자료를 유네스코 기록 문화유산으로 신청하는 등 일본의 침략 역사에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한 언론사가 원폭을 상징하는 버섯구름이 표시된 일본 지도를 실은 것에 대해 일본이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의 충칭청년보(重慶靑年報) 주간지가 공익광고 페이지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불길과 함께 버섯구름이 솟아오르는 일본 지도를 실은 것이다. 여기에는 ‘일본은 다시 전쟁을 원한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었고, ‘일본에 너무 우호적으로 대한 것이 아니냐’는 제목의 평론도 실어져 있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이는 폭격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행동이다. 절대 용납할 수 없다.”라며 일본이 다시 전쟁을 일으키려 한다는 말에 유감을 표했다. 그는 “일본은 평화국가로서의 행보에 전혀 변화가 없다.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계속 정중히 설명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동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에서 평화헌법을 재해석하는 도쿄의 최근 움직임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대국 간의 긴장국면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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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과 일본의 감정적 대립이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은 독일 메르켈 총리의 방중을 계기로 또 한 번 일본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전범국가인 일본은 종종 독일과 비교된다. 독일은 2차 대전 직후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철저한 사과를 하고 유럽사회로 복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은 전쟁에서 패했지만, 동아시아 사회로 복귀할 필요성이 없었다. 일본은 여전히 아시아에서 가장 발달한 나라였고 전후 일본을 점령한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일본의 운명이 달려 있었다. 
 
전쟁을 주도했던 히틀러는 자살하면서 독일의 전쟁 범죄에 대한 원죄를 상당 부분 떠안고 사라졌다. 그러나 미국은 전후 일본의 원활한 통치를 위해 도쿄 국제재판에서 일본인 전범들을 대부분 사면했다. 특히 상징적인 위치에 있었던 일왕에 아무런 처벌을 하지 않아 사실상 일본은 전쟁범죄는 있지만, 책임은 없는 특수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중국은 당시 도쿄 국제재판이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되자 자리를 박차고 나가며 강력한 항의를 했지만, 결과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중국과 한국은 2차 대전에서 매우 취약한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바로 연합군의 일원으로서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유럽에서는 광복절이라는 것이 없다. 하지만 전승기념일은 있다. 한국과 중국은 2차 대전 전승의 개념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스스로 독립을 쟁취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승리에 따라 일본이 물러간 것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항일전쟁에서 승리를 거뒀다고 표현하고 있지만, 2차 대전 직후 시작된 국공내전에서 기적 같은 대장정을 통해 거둔 승리와 그에 따른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승리의 주된 상대는 일본이 아닌 국민당이었다.
 
최근 중국은 갑자기 중국 주둔 일본군이 팔로군에게 항복하는 모습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흥미롭게도 이 모습은 오랜 기간 보존됐을 뿐, 대중에 공개되지는 않았었다. 당시 일본의 항복을 받은 주체가 공산당이 아니었다는 점에 정치적인 부담감을 느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대만 국민당과의 체제 경쟁이 의미가 없다. 중국은 국제적인 금기로 여겨졌던 일본의 원자폭탄 투하 묘사 지도를 인터넷에 올려 일본의 강력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그동안 일본은 자신이 유일하게 원자폭탄으로 공격받은 국가라는 것을 강조하며 2차 대전의 피해자라는 이미지를 세계에 확산하려고 노력했다. 중국은 이를 이슈화하여 일본의 잘못이 핵무기의 재앙을 초래했다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참고) 박영준, “일본 아베 정부의 안보정책 변화와 한국의 대응방안”, 국방정책연구,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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