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최대 매장' 공항점 문 닫는 사연은 공항공사, 기반시설로 활용방침…9월말 계약 종료
이마트 점포 중 최대 규모인 김포공항점(이하 공항점)이 문을 닫는다. 2003년 이마트의 52번째 점포이자 국내 첫 교외형 쇼핑센터로 문을 연 지 11년만이다.
|
공항이마트 전경 |
22일 이마트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국제선 시설 확충 등을 위해 공항 부지 내에 들어선 상업시설 일부를 기반시설로 활용하는 방침을 정하고 최근 임대계약 종료를 이마트 측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공항점을 9월까지만 운영하고 이후 폐점 수순을 밟기로 했다.
공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9월30일 종료되는 이마트 공항점 임대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후 해당 부지는) 정부 정책, 공항 환경 여건 등을 감안해 항공 수요 지원시설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매장 2배, 이마트 최대 매장=이마트 공항점은 2003년 인테리어 소품점, 가구점 등 카테고리 킬러 매장이 들어선 미래형 할인마트를 표방하며 일반 매장의 2배 가까운 규모의 초대형 매장으로 문을 열었다.
특히 공항철도, 지하철 5·9호선, 공항버스, 시내버스 등과 연결되는 폭넓은 접근성을 기반으로 강서, 부천, 김포, 양천 등지에 광역상권을 형성, 개점 이후 10년 가까이 지역상권을 독점하며 연 1000억원대 중반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만 해도 이마트 공항점은 연 10%를 웃도는 매출 신장률로 승승장구했으나 2011년 인근 롯데몰 김포공항에 롯데마트가 들어서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롯데마트 김포공항점과의 상권 경쟁 속에서 매출은 감소세를 거듭했고 지난해에는 급기야 매출이 96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매장 면적이 절반 남짓에 불과한 롯데마트 김포공항점이 지난해 93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참패다.
◇대체점포 개발 지지부진…인근 상권 모두 내줄 판=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규 출점이 여의치 않은 최근 상황을 감안하면 공항점 폐점은 뼈아프다. 더욱이 대체 점포 개발마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공항점이 문을 닫게 되면 이마트는 지역상권을 경쟁사인 롯데마트에 대 부분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마트는 공항점을 대신하기 위해 마곡지구에 점포 부지를 확보해 놓긴 했지만 아직 개발계획조차 세우지 못했다. 언제쯤 문을 열 수 있고 상권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에 업계는 이마트 공항점이 문을 닫으면 롯데마트 김포공항점의 매출이 최소 10~20%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규 출점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을 떠올리면 공항점의 영업 종료는 한층 아프게 느껴진다. 지난해 신규 출점이 2개에 그쳤던 이마트는 올해는 아직 단 1개의 매장도 새로이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이 분위기대로라면 올해 신규 출점 목표인 6개를 채우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공항점 계약 연장을 여러 차례 협의했지만 결국 폐점으로 결론이 났다"며 "마곡지구 등 지역상권 개발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기사 저작권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