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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길을 잃어도 즐거운 거리

[2009-08-17, 09:46:30] 상하이저널
상하이의 복합문화예술단지, 타이캉루 예술거리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 혼자 걷다 보면 간혹 길을 잃기도 하지만 뜻밖의 새로운 상하이를 만나는 행운을 맞이한다.

루반루(鲁班路)를 따라 걷다 땀을 식히려 들어선 길이 타이캉루(泰康路)였다. 신사동 가로수 길과 별 다를 것 없는 도로와 공사중인 건물들에 실망하고 무작정 길을 따랐다.
 
 
셀카를 찍는 한국인을 따라 들어선 골목의 유일한 통로는 카페의 야외 테이블 사이로 난 길뿐이었다. 돌아 나오기 귀찮아서 테이블을 가로질러 맞이한 골목, 그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어!? 여기가 어디야?”라는 생각지도 못한 설렘이 밀려온다.

조금 전까지 어스름한 길의 한적함과 달리 화창한 햇살과 사람들이 만드는 활력에 나도 덩달아 기운이 솟아났다. 어느 방향으로 갈까 망설이다 바로 옆 상점을 들어섰다. 베트남의 공예품들을 파는 Cholon. 액세서리나 공예품에 큰 흥미를 못 느끼는 나인데, 처음으로 이것저것 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골목 입구에 선 나는 톈지팡(田子坊)이라는 명판을 보았다. 타이캉루 210弄, 이곳이 예술거리의 시작인 곳이다. 골목의 시작부터 쥬얼리 스튜디오와 사진 전시장 등이 이곳이 다양한 예술 활동이 이루어지는 장소임을 보여준다.

깔끔하게 정돈된 스카프 매장에서 멋쩍게 있던 나에게 다가와 친절히 스카프를 감아주며 설명해 주는 직원이 50% 할인하는 것들도 있다는 정보까지 준다. 옆 건물에는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의 공예품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바로 앞 5층 건물(泰康路 210弄 5号)에서는 한창 예술가의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지도를 붙잡고 다니던 나는 이곳에서 지도를 접어두었다. 아늑한 골목길과 아기자기한 상점들을 따라 눈이 가는 곳으로 발걸음을 이리저리 움직여보았다. 막다른 길이더라도 그곳에는 중국인의 생활모습이 숨어있었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될지, 여기가 어디쯤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같은 길을 두어 번 지나쳐 보면 자연스레 알게된다.

지금도 골목에는 새로운 카페와 음식점들이 멋진 디자인으로 채워지고 있다. 하루하루 새로워지는 이 거리에서 아메리카노를 한잔 마시며 여유를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김영찬(nuhguri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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