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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야이기] 덜어내고 싶은 것들

[2010-05-08, 20:10:16] 상하이저널
-하나
“어! 이게 뭐야?”
2주일간 치열한 다이어트가 끝나고, 다시금 정상의 식사로 돌아간 다음날 거울속의 얼굴이 많이 부어보인다. 체중계에 올라가니 다이어트 기간 동안 많이 줄었던 체중이 원래대로 원상복귀 직전이니 저절로 터져 나오는 한 숨과 한탄이다.

염분을 제한한 식단이었던 때문에 다시 염분을 섭취하니 몸에서 견디지를 못하는 것일까? 갑자기 몸이 불어 얼른 살을 빼고 싶다는 욕심에 인터넷에서 발견한 식단대로 무작정 따라 한 것이 잘못이었나 보다. 오히려 역효과가 나서 얼굴이 부석부석 하고, 몸이 찌뿌둥 한것이 다이어트 시도를 안하니만 못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다이어트 시도를 자꾸 하면 몸이 지방을 쉽게 저장해서 식사량이 작아도 살이 찌는 악순환이 된다고 하던데, 나도 이제 그런 체질이 된걸까? 체중을 좀 덜어내 보려다가 그야말로 큰 낭패를 보고있다.

-둘
유난히도 춥고 길었던 지난 겨울을 보일러 없이 견디고 난 후, 도저히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집 안에 가구며 살림살이가 있는 상태에서는 공사를 할 수 없으니 약 3개월 가량 작은집을 임대해서 이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간단히 생각하고 짐정리에 들어가니, 어쩜 이리도 구석구석 짐이 많은지 새삼 놀라게 된다. 분명 이 물건을 살 때는 꼭 필요해서 산 것이었을텐데 이젠 용도도 가물가물해져 애물단지가 되어있는 물건부터 시작해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살을 좀 빼서 입어야지 하면서 버리지 못한 옷들이 한 보따리가 되어 머리를 어지럽히고, 책꽂이에 책도 무시할 수 없는 무게와 부피를 차지한다.

그래도 일년에 한번씩은 정리를 해서 주변에 필요한 친구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고, 버리기도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이렇게 많은걸 보면 나는 참 미련이 많은 사람인가 보다. 버릴 것과 포장할 물건을 나누면서 물건 하나하나에 사연들이 생각나서 포장해서 보관할 물건으로 분류된 것이 더 많아지고, 시간을 아껴가며 정리를 해야 하는데도, 앨범 속의 옛 사진에 정신이 팔리기도 하고 아이의 어릴적 일기를 읽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앉았다가, 문득 내가 갑자기 이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정리되지 못한 채 남겨진 내 흔적들이 다른이들에게 정리할 수도 보관할 수도 없는 큰 짐이 될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흠칫 놀라게 된다.

이젠 조금씩 덜어내는 연습을 하고 살아야 하는가 보다. 물건을 갖고 싶은 욕심을 덜어내고, 갖고 있는 물건에 대한 미련을 덜어내고,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너무 큰 기대와 욕심을 조금 덜어내고, 나와 다른이들에게 품었던 서운한 감정을 덜어내고 나면 몸과 마음이 많이 편해지지 않을까싶다. 하지만 모든 일이 너무 갑작스럽게 변하면 다이어트 실패처럼 안하느니만 못한 일이 될까봐 조금씩 조금씩 나를 변화시켜 나가려 한다.

욕심 내서 음식으로 급하게 다이어트를 할 것이 아니라 꾸준한 운동으로 조금씩 체중을 덜어내 건강한 몸을 만들고, 물건에 대한 욕심, 사람에 대한 욕심을 조금씩 덜어내 건강한 마음을 만들어야지. 이렇게 말하면서도 자꾸 편한 자리를 찾아 눕고,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고, 홈쇼핑 채널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나를 어쩌면 좋을까?

▷푸둥연두엄마(sjkwon2@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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