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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슈퍼 스타 K와 우리 집 꽃의 공통점은?

[2010-11-05, 22:07:30] 상하이저널
"아이쿠! 너희들은 정말 주인을 잘못 만났구나! 예뻐할 때는 언제구, 제일 더운 한여름에는 너희들은 찬밥 신세였던 것 아니?"

그랬다.

지난 해 12월 말 이 곳으로 이사와 평생 처음으로 집안에서 양말 두켤레를 신어 보는 신기한(?) 경험을 하며,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그래도 따뜻한 봄은 찾아 오는 법, 베란다 한구석 커다랗게 차지했던 신발장을 다 치워 버리고, 작은 정원을 꾸몄다.

작은 장미에, 모기를 쫓는다는 이름 모를 꽃에, 게다가 욕심 부려 대나무까지! 더욱이 경험도 많지 않은 내가 포도 나무 두 그루까지 키워 보겠다고, 모종 삽을 들고 화분 갈이며 그 생난리를 쳤건만 나의 미숙함과 게으름에 아이들은 말라가고,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그나마 유일한 소득은 토마토가 많이 열려, 샐러드 접시에 여러 번 올라 왔다는 사실이었다. 이제서야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여름 내내 에어컨 때문에 환풍기의 그 많은 양의 열기를 온몸으로 받아 냈던 녀석들에게 너무나 미안해서 쳐다 보았다.

그래도 참으로 신기한 건, 주인의 냉대도, 그 뜨거웠던 상해의 더위를 견뎌낸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작은 꽃망울까지 피워낸 것도 있어 나를 부끄럽게 한다. 움직이지도 못하는 그저 작은 꽃과 식물에 불과하지만 나는 작은 교훈을 얻는다. 환경을 탓하지 말고, 그저 묵묵히 진실한 마음으로 하루 하루 열심히 살아 내야 한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사실 올 여름을 지나며, 상해의 가을을 처음으로 느끼며 더 부지런히, 성실히 살자 했건만 9월, 10월 두 달을, 난 내 생각만큼 열심히 보내지 못했다. 그렇지만 10월 내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 봤던 ‘슈퍼 스타 K!’만큼은 나 역시 재미있게,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장재인" 양을 응원하며 열심히 보았다. 아쉽게도 그녀는 결승전에 올라 가지는 못했지만, 대신 패자 부활전으로 겨우 올라간 ‘허각’군이 1등을 거머쥐는 순간 나도 모르게 정말 다행이다! 정말 잘 되었다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그 프로그램은 끝났지만, 그들의 아름다운 도전은 여전히 내게 즐거움으로 남아 있다. 개인적으로 그들의 다양한 음악들이 너무 좋았다. 외모와는 전혀 다른 감미로운 목소리로 나를 놀래킨 김지수군! 장재인 양과 함께 부른 신데렐라의 놀라운 변신! 두 사람의 목소리가 묘하게 어울렸다. 공장에서 찍어낸 똑같은 모양의 10대들만의 게임기가 아닌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는 말밖에는….

그리고 누구나 공감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가진 것 보다도 훨씬 못한 환경이지만 자기의 꿈을 포기 하지 않고 도전한 결과 끝내 이루어낸 허각군! 덕분에 난 큰애와 작은 아이에게 당당하게 말 할 수 있었다. “우리가 결코 가난하지 않은 것 알지?”, “남들보다 못하다고, 환경 탓하면 부끄러운 것 알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내 눈에는 우리 집 뜰에 있는 작은 꽃과 풀도 허각 군과 장재인 양도 김지수군도 똑같이 너무나 기특해 보이고 아름다워 보인다.

그 동안 그들은 남들에게는 말 못할 어려움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고 도전을 이루어낸 그들에게서 난 삶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리고 “Let's go!!” 그들이 함께 부른 노래! 이 노래를 들으며 나는 오늘도 힘을 내어 본다. 나 역시도 노력 하는 자가 될 것이고, 꿈을 포기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진리앤(truthann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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