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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2015-03-24, 11:49:09] 상하이저널

아침 출근길.
아파트 정원 곳곳에서 느껴지는 향기로운 꽃향기가 봄이 왔음을 알려준다. 꽃샘추위로 감기에 걸려 고생하고 있지만, 따뜻한 봄이 오는 것이 어린아이처럼 마냥 즐겁기만 하다. 나뭇가지마다 돋아나는 새순이 이토록 어여뻤나 생각하며 출근버스에 오른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도 봄이 가득하다. 간간이 유채꽃이 보이고 나뭇가지에는 연초록 새순들이 이미 많이 돋아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봄 풍경이 예쁘다.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순과 유채꽃의 풍경을 가슴에 담아본다. 순간 피식 웃음이 났다. 자연은 이미 봄옷으로 갈아입고 부지런히 봄을 맞고 있는데, 난 아직도 겨울 내내 매달리던 일에 치여 아직도 꽁꽁 언 동태마냥 움츠리고 있는 모습을 보니 내 자신이 안쓰러워 웃음이 났다.

문득 김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풀꽃, 김태주-

 

바쁜 일상에 지쳐 무심히 지나치던 모든 것들이 자세히 보면 자기만의 아름다움을 내뿜는 모습에 작은 행복을 느끼게 된다. 자연풍경만 자세히 볼 것이 아니라, 내 삶의 주변도 자세히 살피고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들에 핀 작은 풀꽃도 자세히 보고 오래 보니 예쁘고 사랑스러울진대, 나의 가족, 친척, 이웃들은 말해 무엇 하겠는가!

 

자세히 보고, 오래 보면 사랑스럽지 않은 사람이 없음을 알고, 앞으로는 전체가 아닌 부분만 보는 것은 아닌지, 오래도록 지켜보며 충분한 공감을 하고 있는지 살펴야겠다고 마음 깊이 다짐해 본다. 매일 매일을 새로운 마음으로 살 수 있도록 마음의 여유를 지니고 살아야겠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자세히 보아지고, 오래 보아질 수 있을 것이다.

퇴근 후, 먼저 내 아이들을 자세히 보고 오래 보기로 작정해 본다. 밀린 집안일은 잠시 뒤로 밀어두고 아이들을 바라본다. 자세히 그리고 오래…….


 

어느 새 아이들은 부쩍 자라 있었다. 아직 철없고 실수투성이인 어린애로만 치부하며 잔소리를 늘어놓았던 나의 모습이 오버랩 되며 엄마로서 잠시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었다. 아이들은 봄에 싹을 틔우는 새싹들처럼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는데, 기다려주지 못하고 빨리 결과가 나오기만을 채근했던 지난 내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자연을 통해 나도 한걸음 성장한 봄날이다. 햇살은 따사롭고, 바람은 향기롭다. 내 마음도 봄 햇살과 봄바람처럼 따스하고 향기롭게 내 주변을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주기로 결심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산호수(samsim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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