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독자투고] 상하이에서 TCK로 살아가기

[2024-06-06, 20:58:23] 상하이저널
[사진=청미탐 세번째 온라인 간담회]
[사진=청미탐 세번째 온라인 간담회]
TCK로 한국, 미국에서 성장하고 현재는 상하이에서 가정을 이루어 거주하고 계시는 민경하 작가의 개인적 행보는, 한국에서 청소년기는 보냈지만 영국, 이탈리아 유학을 하고 현재는 중국 상하이에서 살게 된 나의 삶과도 비슷한 점이 많아서인지 2시간의 간담회가 너무나도 재미있었고, 상하이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의 소소한 재미를 나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간담회는 '생각과미래' 대표 김건영 님의 사회로 작품에 관해서, TCK의 삶에 대해서, 그리고 작가님의 학창시절과 작가로서의 꿈, ‘청소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는 주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사진=소설 <Shanghailanders>의 민경하 작가]

 

는 역사적이면서도 글로벌하고, 다이내믹하면서도 보수적인, 매력이 철철 넘치는 ‘현대 상하이(contemporary Shanghai)’를 배경으로 한 다문화가정의 부부와 세 딸, 그리고 이 가족을 둘러싼 이야기다. 책의 처음이 2040년이고 마지막이 부부가 갓 결혼할 때의 장면으로 미래에서 과거로 가는, 거꾸로 진행되는 신선한 구성인데 이에 대해서 민경하 작가는 사랑과 로맨스, 그리고 기억(추억)이 갖는 힘에 대해서 전달하고 싶었다고 한다. 현재의 불행과 고난을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찬 메시지도 마음에 와닿았다.

사랑’으로 남녀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가족이 생겼지만, 이 가족 구성원이 생각하는 ‘사랑’의 정의는 다 다르다. 사랑(love)’은 각자 개개인이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하는 만큼 ‘사랑의 정의’ 또한 지극히 개인적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현실(결혼, 출산, 부양 등)과 이상적인 로맨스의 사이의 줄다리기 속에서 ‘사랑’의 본질을 깨닫고 다양한 ’사랑‘을 골고루 맛보며, 내가 원하는 사랑‘을 받고 또 줄 수 있다는 것은 우리네 인생의 가장 값진 의미가 아닐까싶다. 

TCK로서 작가 자신의 삶과 경험도 나눠주셨는데, TCK의 최대 장점으로 다양한 ‘언어구사’라고 말씀해 주셨다. TCK로 살면서 자연스레 2가지 이상의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고, 그 언어는 또 하나의 문이 되어 더 많은 사람과 더 넓은 세상과 교류할 수 있게 한다. 나 또한 하나의 언어를 더 배울 때마다 단순히 하나의 언어가 아니라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그 언어가 속한 문화까지도 배우고 경험하면서 더욱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게 되고, 또 깊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나의 ‘집(Home)’, ‘고향’은 어디인가 라는 질문에 어디라고 콕 집어 말할 수 없는 어려움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셨다. 그래도 다양하고 풍부한 문화 속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TCK로서의 삶을 축복이자 기회로 삼고, 본인 스스로 뿌리를 내리고 견고하게 자기 자신을 발전시켜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다. 

나도 지금 상하이에 살면서도 한국의 문화와 영국, 이탈리아에서 배웠던, 내가 좋아했던 음식이며 노래나 인테리어 스타일들을 모두 혼합해서 나만의 스타일로 살아가고 있다.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그러는 동안에 더욱더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이고, 나와 잘 맞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더 명확하게 알게 되는 것 같다. 

민경하 작가님은 청소년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인지 알고 그 분야와 관련된 행사 참가나 경연 대회 등에서 성취를 하고, 또 그 과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본인도 글쓰기를 좋아하고 또 재능이 있음을 학창시절부터 깨닫고 꾸준히 글을 쓰고 또 자기 능력을 알아주는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서 여러 대회 입상까지도 이어지고 이는 하나의 이력이 되어 하버드의 입학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 같다고 하셨다. 


이번 간담회는 라는 책을 통해 상하이라는 오색찬란 매력의 도시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고, 이 도시 안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다양한 문화의 공존과 향유에 대해서도 다시금 눈 뜨게 되었다. 또한 TCK로서의 삶의 축복을 더욱 누려야겠다는 다짐과 더불어 다음의 세대 TCK, CCK인 아이들에게는 어떠한 것을 전해주고 또 함께 보아야 할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김진선


*TCK: 제3문화 아이들(Third Culture Kids) 부모의 직업으로 인해 해외에 이주하여 성장기 동안 2개 이상의 문화적 배경을 경험하며 자란 아이들

*CCK: 교차문화 아이들(Cross Culture Kids) TCK의 또 다른 말로, 성장기 동안 부모세대가 속한 문화와 그 외의 문화권에서 자란 아이들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허스토리 in 상하이] You are truly.. hot 2024.06.06
    아이들이 다니는 국제학교는 이제 학년을 마무리하느라 분주하다.아이들도 지금의 학년을 마무리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다음 학년을 준비하는 모습에 바빠보이기도 하고, 엄..
  • [허스토리 in 상하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 hot 2024.05.25
    처음 상하이에서 운전대를 잡았을 때 어이없는 걱정을 했다. 내가 제대로 운전해도 건너편 차선에서 불쑥 내 쪽으로 덮치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자꾸 불안해졌다. 후에..
  • [허스토리 in 상하이] 5월에 하는 반성 hot 2024.05.20
    나의 아버지는 오랫동안 중국에서 수산물 사업을 하셨다. 가난한 섬마을에서 태어나, 새벽마다 가족을 도와 바다로 나갔던 아이. 학연도 지연도 없이 성공에 야망을 품..
  • [허스토리 in 상하이] 가슴에 혹 10개 달린 여.. hot 2024.05.13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지만, 나에게 5월은 건강검진의 달이다. 매년 1년마다 받는 추적검사도 5월이고, 중국에서 남편 회사에서 제공해주는 건강검진도 주로 이때..
  • [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를 떠난 그녀들, 그.. hot 2024.05.10
    상하이를 떠난 그녀들 중에 햄스터로 불리는 그녀가 봄꽃이 만개한 4월에 상하이에 놀러 오겠다고 연락이 왔다. 그녀는 코로나전 상하이를 떠나서 이때까지 단 한번도...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中 2025년 달라지는 것들
  2. 포르쉐 中 판매량 28% ‘뚝’… “..
  3. 직장 쩐내·급조집단·어쩌라고?…202..
  4. [책읽는 상하이 264] 몸으로 읽는..
  5.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8] 아우디..
  6. 위안화, 세계 4대 결제 통화 자리..
  7. 만원클럽 발족 후 132만元 장학금..
  8. 中 배달 양대산맥 메이퇀·어러머, 배..
  9. 틱톡 창업주, 홍콩서 자산 관리 회사..
  10. 상하이 ‘출산 친화적 일자리’ 시범..

경제

  1. 포르쉐 中 판매량 28% ‘뚝’… “..
  2. 위안화, 세계 4대 결제 통화 자리..
  3. 中 배달 양대산맥 메이퇀·어러머, 배..
  4. 틱톡 창업주, 홍콩서 자산 관리 회사..
  5. 테슬라 上海 슈퍼팩토리 수장, 풍력에..
  6. 트럼프, 틱톡 운영 '찬성’... 미..
  7. 中 재정부, 2025년 재정 정책 6..
  8. 상하이, 저고도 공역(低空) 국유기업..
  9. 중국, 8조 규모 중동 지하철 사업..
  10. 징동, 중국 4대 소비금융기업 ‘지배..

사회

  1. 中 2025년 달라지는 것들
  2. 만원클럽 발족 후 132만元 장학금..
  3. 상하이 ‘출산 친화적 일자리’ 시범..
  4. 민항구에서 3분 만에 황푸강 건너는..
  5. 上海 대한민국비자신청센터, 다누리 한..
  6. 上海 2025년 신년행사 맞이 차량..
  7. ‘뱀의 해’ 기념주화 예약 대란…上海..
  8. 中 ‘무료 고양이’ 무인자판기 논란..
  9. 후쑤후(沪苏湖) 고속철, 26일 정식..
  10. 상하이 홍차오-푸동 공항철도 27일..

문화

  1. 상하이 ‘2024 크리스마스 마켓’..
  2. 상하이 예원의 밤 밝힌다…예원등불축제..
  3. 상하이 여성 15명 '여경야독 여경야..
  4. [책읽는 상하이 264] 몸으로 읽는..
  5. [책읽는상하이 262] 관객모독
  6. [책읽는 상하이 263] 몸의 일기
  7. 상하이문화원, 미디어아트 <모두의 도..

오피니언

  1.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8] 아우디..
  2. [허스토리 in 상하이] 이제 너의..
  3. [Delta 건강칼럼] 항생제의 명과..
  4. [허스토리 in 상하이] 뮤링정담:..
  5. [김쌤 교육칼럼]좋은 질문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