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학생기자 논단] 화이트칼라(white collar)? 블루칼라(blue collar)?

[2017-07-10, 10:05:12]


 

 

옛날에는 염전에서 일하는 사람을 천하게 여겼다. 직업이 천하다는 이유만으로 주인집에서 차별을 받던 한 염부는 어느 날 한 가지 꾀를 부렸다. 그것은 바로 며칠 후 있을 잔칫상에 소금을 하나도 넣지 않는 것이었다. 잔칫날, 음식이 왜 이리 싱거우냐는 주인의 물음에 염부는 소금을 만드는 일이 너무 천해 이러한 잔칫상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였다고 대답했다. 염부의 대답을 들은 주인은 큰 깨달음을 얻게 됐고 그 후로 다시는 염부를 천시하지 않았다고 한다.

 

“실례지만, 직업이 어떻게 되세요?” 아마 사람들을 만날 때 이름 다음으로 물어보는 질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직업에 대한 귀천의식이 월등히 높다. 직업이라는 연관 검색어로 '연봉 높은 직업 10위'가 뜰 정도로 우리나라는 국회의원, 의사, 교사와 같은 고소득 전문 직업에 대한 평가가 높다. 반면 민간 부문 직업에 대한 평가는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낮다. 우리나라에 직업에 대한 귀천의식이 강하게 자리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직업에 대한 사회적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 사회적인 요인 중 하나는 수입이다. 우리나라는 직업 인터뷰를 할 때 직업에 대한 그 사람의 윤리의식보다 그 사람의 월급에 대한 관심이 더 많다. 만약 어떤한 직업의 소득이 적다면, 그 직업은 유망 직업으로 꼽힐 수 없다. 소득에 관한 사회 관념은 학생일 때부터 본능적으로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상위 10%에 들어가야만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현재 사회에서 사람들은 평균적인 소득으로도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사회를 요구한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여전히 대기업의 사원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만약 세무사와 환경미화원의 임금이 거의 차이가 없다면 이러한 소득 격차의 완화가 직업 간의 귀천의식을 사라지게 만들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제적 환경이 조성된 사회와 그에 따른 정당한 대우만이 학생들에게 자신의 진정한 꿈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직업에 대한 귀천의식은 과연 사회에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헌법은 모든 사람들이 다 '평등'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성적으로, 대학의 이름으로, 직업의 종류로, 외모로, 나열하자면 밑도 끝도 없는 여러 조건들을 덧붙이며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평가하며 차별화시키고 있다. 이렇게 스스로 자기 자신을 차별하고 있으니 다른 누군가에게 차별대우를 받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작년, 유명 배우 라미란의 발언이 굉장히 큰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이 막노동을 한다는 사실에 부끄럽지 않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그녀의 발언은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덴마크의 벽돌공은 자신의 직업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이는 전혀 의아해야 할 일이 아니다. 만약 벽돌공이 없다면 우리는 지붕이나 벽이 없는 집에서 생활하게 될 텐데, 사회 구성원 중 누군가는 이 일을 맡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직업에서의 '위계'란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지, 이를 가지고 어떤 누군가가 나의 위 또는 아래에 위치해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우리는 차별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귀천을 구분하는 사회의식을 거부하고 탈피하며 우리 자신을 더욱더 존중해야 한다.

 

부푼 기대를 안고 자신의 꿈에 대해 고민해야 할 청소년들이 벌써부터 자신의 연봉만을 고려하여 직업을 고른다면 이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회적 제도의 합리적인 선택과 조율, 그리고 직업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가 자신의 일과 삶에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좋은 시작이 될 것이다.

 

 

학생기자 조은빈 (상해한국학교 11)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중국항공사⑧ 타이완의 대표항공, 중화항공 2017.07.16
    타이완에서 가장 큰 항공사로 올해로 설립 58주년을 맞은 중화항공. 설립 이후 크고 작은 사건들과 중화항공만의 특별한 기내 시스템으로 대중의 이목을 끌었고 현재까..
  • 지친 현대인들을 위한 힐링타임, '뮤지컬 영화' 2017.07.16
     지치고 힘들어 가뭄이 든 현대인들의 삶 속 잠시 동안이나마 시원한 단비를 맛볼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아마도 다채로운 색깔과 감미로운 선율을 동시에 보..
  • 상하이의 여름 200% 즐기는 법! 공연, 축제,.. hot 2017.07.16
    많은 학교들이 하나 둘씩 방학을 하면서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듯한 느낌이다. 방학을 맞아 한국에 돌아가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여름에도 상하이에 남..
  • “무더위 안녕” 실내로 떠나는 상하이 바캉스 hot 2017.07.16
    많은 학생들이 친구들과 건전한 여가를 즐기고 싶어 하지만 마땅한 곳을 찾기가 어렵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는 야외활동이 부담스러워 이색 활동을 포기하게 되곤 한다...
  • ‘살 빼고 건강해지자!’ 건강·다이어트 앱 hot 2017.07.08
    여름이 다가올수록 다이어트에 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런 수요에 맞춰 건강과 다이어트에 집중한 가지각색의 애플리케이션 역시 제작되고 있는데, 그 중 편리하..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특례입시, 내년부터 자소서 부활한다
  2. 上海 14호 태풍 ‘풀라산’도 영향권..
  3. 중국 500대 기업 공개, 민영기업..
  4. CATL, 이춘 리튬공장 가동 중단…..
  5. 13호 태풍 버빙카 상륙...허마,..
  6. 14호 태풍 ‘풀라산’ 19일 밤 저..
  7. 빅데이터로 본 올해 중추절 가장 인기..
  8. 위챗페이, 외국인 해외카드 결제 수수..
  9. 제1회 ‘상하이 국제 빛과 그림자 축..
  10. 中 선전서 피습당한 일본 초등생 결국..

경제

  1. 중국 500대 기업 공개, 민영기업..
  2. CATL, 이춘 리튬공장 가동 중단…..
  3. 위챗페이, 외국인 해외카드 결제 수수..
  4. 중추절 극장가 박스오피스 수익 3억..
  5. 中 자동차 ‘이구환신’ 정책, 업계..
  6. 화웨이, ‘380만원’ 트리폴드폰 출..
  7. 샤오미도 3단 폴더블폰 출시하나… 특..
  8. 벤츠, 비야디와의 합자한 전기차 ‘텅..

사회

  1. 上海 14호 태풍 ‘풀라산’도 영향권..
  2. 13호 태풍 버빙카 상륙...허마,..
  3. 14호 태풍 ‘풀라산’ 19일 밤 저..
  4. 빅데이터로 본 올해 중추절 가장 인기..
  5. 中 선전서 피습당한 일본 초등생 결국..
  6. 상하이, 호우 경보 ‘오렌지색’으로..

문화

  1. 제35회 상하이여행절, 개막식 퍼레이..
  2. 제1회 ‘상하이 국제 빛과 그림자 축..
  3. 中 축구협회 “손준호, 영구제명 징계..
  4. [책읽는 상하이 253] 너무나 많은..
  5. [책읽는 상하이 252] 뭐든 다 배..

오피니언

  1. [허스토리 in 상하이] ‘열중쉬어’..
  2.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4] 뭐든지..
  3. [교육칼럼] ‘OLD TOEFL’과..
  4. [무역협회] 중국자동차기업의 영국진출..
  5. [신선영의 ‘상하이 주재원’] 상하이..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