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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사찰 신륵사에서 번민을 털고 참 나를 찾다

[2013-12-19, 16:09:11] 상하이저널
경기도 여주시 여강 곁에 자리잡은 천년 사찰 신륵사. 여강 건너편에 도심의 네온사인이 불을 밝히고 강 이편의 신륵사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신륵사에 서서 바라보는 강 저편은 불교에서 말하는 속세인 듯 느껴진다. 온갖 번민의 늪과 같은 속세를 떠나 신륵사에서 하루를 묵었다. 근년들어 정신문화여행으로 유명해진 템플스테이를 온 것이다.
 
지난 11월 초 세계한인언론인들이 신륵사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우리 전통의 정신문화를 체험했다. 짐을 풀자마자 속세의 옷을 벗어던지고 소박한 개량한복으로 갈아입었다. 속세의 번민을 벗어던지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 진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늦가을의 조금은 싸늘한 밤공기를 마시며 흙길을 따라 종을 치러 간다. 지난 수백년 동안 소리를 울린 쇠종 앞에 선다. 커다란 나무를 잘라 굵은 줄로 매달아 놓은 타기를 뒤로 멀리 밀어 힘껏 쇠종을 친다. 그 소리가 어둠의 허공을 울리고 내 심장까지 울린다. 타종 소리가 일상에 지친 내 정신을 일깨우 듯, 정신이 번쩍 들고 가슴 속 깊이 그 여운이 잔잔하게 남는다.
 
 
 
 
타종을 마치고 저녁 예불을 위해 극낙보전에 올라가 부처님 앞에 섰다. 어색하게 서서 절 하는 법을 배우고 스님을 따라 부처 앞에서 절을 한다. 무릅을 꿇고 이마를 바닥에 붙이고 손바닥을 천장을 향해 펼치고 다시 허리를 세우고 일어난다. 보기에는 쉬워보이지만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금방 자세가 흩어러진다. 부처 앞에서 절을 하고 있지만 내 마음이 느껴지고 왠지모른 평온함을 찾는 기분이다.
 
어둠이 짙게 깔린 사찰의 나무 위에 반달이 걸려있다. 흙길을 따라 걸으며 명상을 하는 시간이다. 한 걸음 한 걸음마다 발바닥으로 땅을 느끼며 현실을 드듬는다. 스님이 울리는 종소리를 신호로 제자리에서 멈춰서서 주변을 둘러보고 시원한 공기를 마신다. 내가 발 딛고 살아있는 세상이 느껴지고 그 세상 속에 서 있는 나 자신을 어렴풋이 보게 된다.
 
 큰 방안에 두꺼운 방석을 깔고 둘어앉았다. 신륵사 유진스님의 행복론 강좌를 듣는 시간이다. 스님은 유리잔에 맑은 물을 채운다. 그리고 먹물을 한방울 두방울 떨어뜨린다. 사람은 누구나 맑은 마음을 갖고 태어나지만 부정적 생각이 먹물처럼 심성을 시커멓게 물들인다는 이치를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맑은 물을 다시 붓는다. 시커먼 물이 서서히 맑은 물로 변한다. 시커먼 마음을 치유하는 방법을 눈으로 보여주기 위해서이다. 부정적 인식으로 혼탁해진 자아를 긍정적인 자아로 채워 바람직한 자아상을 찾을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아침에 일어나 마당비로 낙엽을 쓴다. 이 또한 명상의 과정이다. 사찰에서는 생활 속의 모든 것이 깨달음과 명상의 기회가 된다. 낙엽을 쓸며 도시생활에 찌든 번민을 쓸어내는 듯 느껴진다. 낙엽을 쓸어낸 깨끗한 길은 번민을 털어낸 내 맘처럼 보인다.
 
유서 깊은 신륵사는 보물상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침 산책을 하듯 보물을 둘러보며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듣는다. 신륵사에는 보물 제180호인 조사당(祖師堂), 보물 제225호인 다층석탑, 보물 제226호인 다층전탑, 보물 제228호인 보제존자석종(普濟尊者石鐘), 보물 제229호인 보제존자 석종비(普濟尊者石鐘碑), 보물 제230호인 대장각기비(大藏閣記碑), 보물 제231호인 석등 등의 중요문화재가 있고 유형문화재로는 극낙보전(極樂寶殿)과 부속건물인 구룡루(九龍樓), 명부전(冥府殿), 시왕전(十王殿), 산신당, 육각정 등이 있다.   

 템플스테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발우공양이다. 절에서 식사를 공양이라고 하며 발우는 절에서 스님이 쓰는 밥그릇 말한다. 모든 사람이 줄을 지어 앉아서 보자기에 싼 그릇을 받는다. 그리고 보자기를 풀어서 펴고 그 위에 그릇을 펼쳐놓는다. 그리고 야채 위주의 반찬과 심심하면서 담백한 국, 그리고 하얀 쌀밥을 먹을만큼만 들어놓는다. 밥을 다 먹고 물을 붓고 단무지 하나로 그릇을 깨끗이 씻어내고 그 물을 다시 마셔야 한다.
 
인공 조미료가 없는 나물과 야채 음식은 아무리 먹어도 살로 가지 않을 것 같다. 깨끗이 비우고 물로 씻어낸 후 그 물까지 마시니 음식 찌꺼기도 없다. 살아있는 생명체의 공통된 일상사가 바로 먹는 것이다. 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매일 반복되는 식사자리가 명상과 깨달음의 자리가 된다면 그것이 곧 구도자의 생활이다.
 
1박2일의 템플스테이에서는 짧지만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알차게 진행됐다. 오랜 역사를 품은 사찰로의 여행인 템플스테이는 현대인의 혼탁해진 정신을 세척하는 정신문화여행이다. 전국 곳곳에 템플스테이를 할 수 있는 사찰이 백여개나 된다. 외국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져 아시아 동방문화여행의 주요 콘텐츠로 호평받고 있다.
 
템플스테이는 사찰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참선, 스님과의 차담, 발우공양, 예불, 108배, 연꽃만들기 등과 다도, 전통그림 그리기, 민요배우기 등 전통문화 프로그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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