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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 곤돌라를 타고 탄식의 다리를 가족과 함께 보다

[2017-07-10, 06:38:04]
[가족과 함께한 30일간의 유럽 여행]

2015.07.27 이탈리아 베네치아 

곤돌라Gondola를 타고 탄식의 다리Ponte dei Sospiri를 가족과 함께 보다


산타 루치아의 호텔에서 아침에 출발하여 산 자카리아 선착장을 거쳐 산 마르코 광장 역에 도착해서 처음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두칼레 궁전과 프리지오니 누오베Prigioni Nuove 감옥을 연결해 주는 커다란 다리였다. 그 다리에 멈춰서 아래 운하를 통해서 건너편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곤돌라 행렬을 보았다. 수상 택시도 가끔 보였는데 제일 인상 깊었던 장면은 뭐니 뭐니 해도 탄식의 다리를 건너는 곤돌라 행렬이었다. 한참 동안 그 행렬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관광객이 그 광경을 보고 있는 모습 또한 아름다웠다. 밖으로 표출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여행 목적을 가지고 이곳에 온 사람들이기에 품고 있는 마음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리 아래쪽에서 유럽의 젊은 부부로 보이는 두 사람이 우리 쪽을 바라보고 손을 흔들어 주는 모습이 눈에 띈다. 아마도 우리와 같은 목적으로 곤돌라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보였으며, 젊음과 둘만이 오붓하게 낭만을 즐기는 모습이 무척 좋았다. 신랑으로 보이는 사람이 오른손으로 셀카봉을 잡은 모습과 멋진 선글라스를 머리에 올려놓은 모습도 유쾌했다.

베네치아에서 섬과 섬을 이동할 때 제일 많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은 단연 수상 버스인 바포레토이다. 그러나 섬과 섬의 작은 골목의 운하에서는 수상 버스를 이용하기가 힘들며 보통 모터보트를 이용한 수상 택시를 타는 방법과 곤돌라를 이용하는 두 가지의 방법이 있다.

30분이 조금 지났을 무렵에 한국에서 온 2명의 관광객과 동석할 수 있었는데, 그 두 분도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우리는 서로 협의해서 인당 25유로를 지불하기로 합의하고 멋지게 생기신 곤돌라 주인의 안내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곤돌라를 탈 수 있었다. 과거 L 회사에서 모바일 핸드폰을 광고할 때 보았던 포즈를 취하면서 곤돌라에 승선하였다. 처음에 곤돌라에 올라갈 때는 배가 기우뚱거렸으며, 순서대로 올라타면서 약간의 긴장감이 있는 설렘이 느껴졌다. 

한국에서 온 젊은 여성 두 분은 중간에 앉았으며, 아내와 차홍이, 우형이는 곤돌라를 운전하는 멋쟁이 이탈리아 아저씨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마지막으로 내가 뱃머리 앞쪽에 자리를 잡았다. 곤돌라는 멋쟁이 아저씨에 의해 조금씩 움직였으며, 그 움직임이 꽤 좋았다. 살짝 긴장감도 있었으며 반대편에서는 관광을 마치고 돌아오는 관광객들의 미소 속에서 기대를 품을 만했다. 원래 40분을 운행하는데, 곤돌라 주인아저씨가 60분을 태워 주겠다고 이야기해서 그런지 우리의 곤돌라 선장이 멋있게 보였다. 50대 전후로 보이는 훤칠하게 큰 키에 선글라스와 하얀색 머리가 유난히 멋있어 보였다.


곤돌라를 타고 처음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오늘 산 마르코 광장 역에 도착해서 처음 보았던 탄식의 다리였다. 아침에 바라본 탄식의 다리와 곤돌라를 타고 바라본 탄식의 다리는 사뭇 달랐다. 다리 위에서 서서 탄식의 다리를 보았을 때는 객관적인 상태에서 보는 듯했고, 곤돌라를 타고 바라본 탄식의 다리는 내가 직접 체험한 것처럼 느껴졌다. 건너편 다리를 중심으로 왼쪽은 두칼레 궁전이고 오른쪽은 죄수들이 수감되어 있는 누오베 감옥이다. 멀리서 두칼레 궁전과 누오베 감옥을 연결해 주는 유일한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베네치아에서는 죄를 지으면 먼저 두칼레 궁전에서 재판을 받고 재판의 결과에 따라 건너편에 보이는 다리를 건너서 감옥으로 걸어가야 하는데, 중간에 멋진 다리를 건너는 죄인들이 한숨을 쉬는 것은 당연지사였으리라. 17세기에 만들어졌다고 하는 이 다리는 카사노바가 이 다리로 탈출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서쪽의 두칼레 궁전에서 동쪽의 누오베 감옥 중간에 있는, 관광객의 눈과 눈을 통해서 입과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스토리가 있는 명소 중의 명소가 우리의 눈앞에서 나타난 것이었다.

17세기 총독부가 있었던 두칼레 궁전의 ‘10인의 평의회’에서 집행형을 받은 모든 죄인은 모두 이곳의 지나가야 한다. 이곳을 통해서 지나가던 죄인들은 ‘탄식의 다리’의 창을 통해 밖을 보면서 다시는 베네치아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는 것에 탄식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다리에서 이어지는 감옥은 유럽의 로맨티스트이며 뭇 여성들의 사랑을 받아온 ‘조반니 카사노바’가 수감되었던 곳으로도 유명하여 밑으로 지나가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곳이었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베네치아를 알리는 데 좋은 소재이기도 하다. 또한, 여행하는 관광객에게는 시공간을 초월해서 300~400년 전의 유럽을 간접적으로 경험케 하는 펀Fun하고 유익을 줄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해 준다.

나는 곤돌라 뱃머리에 있어서 자연스럽게 앞쪽의 가족과 곤돌라 선장의 모습을 볼 수밖에 없었다. 곤돌라 선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것도 곤돌라에서 누릴 수 있는 쏠쏠한 재미였다. 여름의 강렬한 햇빛과 하얀 갈색의 머리…. 뒤쪽으로 보이는 오래된 베네치아의 풍경과 어우러져 아웃포커스 된 배경과 선장의 인상적인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가끔 섬과 섬을 이어 주는 다리 위에서 손뼉을 치거나 손을 흔들어 주는 사람들을 보면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에 충분한 환경이었다.

60분 동안의 곤돌라 여행은 너무나 빨리 지나갔다. 중간에 만났던 관광객들과 또 다른 곤돌라 선장들의 모습, 그들의 삶의 터전에 잠시 머물다 지나가는 객으로서 융숭한 대접을 받는 느낌이었다. 유럽의 베네치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곤돌라 여행은 마음속에 낭만을 심어 주기에 충분했다.

곤돌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또 다른 곤돌라 선장 2명과 관광객의 모습이 보였으며, 그들의 머리 위로 50분 전에 우리가 보았던 탄식의 다리가 보인다. 곤돌라 여행을 하면서 처음 보았던 탄식의 다리와 돌아오면서 바라본 탄식의 다리는 좀 다르게 느껴졌다. 처음에 본 탄식의 다리는 설렘과 들뜸이었는데, 지금 보는 탄식의 다리는 아쉬움과 서운함으로 느껴졌다.


또한, 탄식의 다리 너머로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보고 있으며, 그 아래 다리 아래로 한 대의 곤돌라가 우리의 눈에 들어왔다. 어김없이 반복되는 우리의 인생처럼 보이기도 했고, 우리 일행이 지나온 삶의 여정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물론 같은 여행지를 다녀도 각자 느끼는 유기적인 생각은 차이가 있을 것이지만,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모두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베네치아에서 흥분과 희망의 상징인 곤돌라와 아픔과 고통의 상징인 탄식의 다리를 가족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여행이었다. 짧지만 길었던 60분 동안의 곤돌라 여행을 통해서 많은 배움이 있었다. 곤돌라를 직접 탈 수 있는 흥미와 재미가 있었으며, 재미와 기쁨을 주는 곤돌라를 통해서 직접 체험한 섬들의 모습과 골목골목 다양한 경치와의 만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가족 4명이 각각 다른 생각을 했을 것이다. 본인을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과 미래를 향한 꿈을 꾸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나도 나름대로 행복한 시간이었으며, 특히 그날 만난 곤돌라 선장이 인상 깊었다. 


곤돌라 선장을 통해서 프로페셔널을 
곤돌라를 통해서 희망과 설렘을 
탄식의 다리를 통해서 과거의 고통을 
관광객을 통해서 동행을
가족을 통해서 미래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빵점 아빠, 가족을 품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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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 공업디자인(학사), 브랜드디자인(석사)을 전공, 2013년 본대학원에서 세계 최초'자연주의 화장품 글로컬브랜딩전략' 연구 논문으로 미술학 박사(Phd. D.)를 수여 받았다. 1987년 LG생활건강(구/LUCKY) 디자인연구소에서 15년 동안 근무하였다. 2002년 말 중국 주재원으로 3개 법인의 디자인연구소를 총괄하였다. 또한 2005년 6월 LG생활건강에서 분사하여 디자인전문가 그룹인 디자인윙크(DESIGN WINC)을 설립. 현재 청지봉 봉사, 사색의 향기(상해), 뷰티누리(중국)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사진, 미술작품에 관심이 많아 해외 여행을 통한 사진촬영 작품 공유활동을 하고 있다. (네이버블로그:파바로티정) http://blog.naver.com/woonsung11
woonsung11@naver.com    [정운성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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