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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2011년을 돌아 보며…

[2010-12-11, 00:01:05] 상하이저널
벌써 2010년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니…. 세월은 내 머리에 하루가 다르게 늘어 가는 흰머리만큼 빠른 속도로 내 짧은 다리로 쫓아 가기에 너무나 벅찰 만큼 도둑처럼 번개처럼 달아 나고 있다. 2010년! 올 한해를 돌아 보니 지금껏 살았던 그 어느 해보다 상처투성임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상처가 잘 아물고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에게나 각자의 삶이 가장 녹록지 않고, “다른 사람은 다들 잘들 사는데, 난 매일 왜 이 모양이지?”하며 가장 힘들다고 느끼겠지만 말이다.

어느 날은 남편 덕에 골프며, 수영이며 학교까지 여유롭게 다니는 부인들이 부러워 일 속에 파묻혀 사는 내 자신이 무척 한심하다 못해, 쓸데 없는 불평과 자괴감으로 돈보다 소중한 시간을 많이 흘려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니 나로 인해 남편도 얼마나 힘들어 했을까 하는 생각에 아차 싶었다. 그 동안 당신이 내게 편한 의자 한 번 주지 않아 내내 서서 지냈다고 투정만 한 게 미안했다. 사실 올 해 내 희망대로 시어머님과 여행한 사실도 깜빡 잊고 말이다.

게다가 아들에겐 어떤가? 고 3인 아들에게 고 3 엄마 노릇(?) 한번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난 너무도 당당히 “너만 고 3 아니고, 엄마도 편히 쉬는 편은 아니잖니?”하며 다른 집 엄마보다도 내가 더 고생 한다는 점을 알아주기를 은근히 강요한 것은 아닌지…. 오히려 공부 열심히 하라고 닥달하는 엄마들보다도 더 한 부담감을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관리는 무슨? 네 일은 네가 알아서 하는 거지!”하며, 관심대신 독립 내지는 절제만을 운운했던 나다.

그리고 딸 아이에겐 등에 딱지가 앉을 만큼 손톱으로 깊은 상처를 낸 한 해였다. 사실 고집이 센 딸 아이를 보며 나를 보는 것 같아 가슴 한 켠 더 짠했음에도, 오히려 조금 더 모질게 대하고, 따뜻하게 제대로 품어 주지 못한 것이 너무도 미안하다. 음악을 너무도 좋아하는 아이에게 제대로 뒷받침을 해주기 보다, 수학 못한다고 너무나 한심하게 여기며, 성적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겨울 방학, 이모네 놀러 가는 것은 꿈도 꾸지 말라고 협박했던 나다.

사실 생각해보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다 하고 살기에도 모자라는 세상에, 그깟 수학이 뭐 대수라고…. 그래도 함수를 못하는 딸아이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나! 아직도 요즘 청소년을 이해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러니 화장하는 마음을 어찌 읽을 것이며, 쌍꺼풀을 만들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받아 들일 수 있을까? 이렇게 여러 가지 이유로 2010년은 참 많이도 울고, 조금 힘들었던 한 해였다.

그러나 이젠 그 눈물조차 감사하는 요즘이다. 잠시 나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통에 혹은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 인생에 그리고 내가 사는 지구 끝 반대편에서는 하루에도 수백명씩 배고픔에 쓰러져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기에…. 오늘 하루도 그 동안의 나를 돌아보며 많이 부끄럽지만, 앞으로는 더 열심히 살아 우리 아이들과 함께 나누는 삶을 배우며 살아가는 꿈을 꾸어 본다.

▷진리앤(truthann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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