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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야기] 함께 가는 길

[2011-05-08, 00:54:38] 상하이저널
초행길을 운전하기 전 지도상에서 길을 확인하고, 머리속으로 대충 이 쯤에서 좌회전을 해야겠구나 생각을 했다가 막상 그 길에 이르러 예상치 못했던 ‘좌회전 금지’ 표지판을 보면 잠깐 당황은 되지만, 그래도 지금 직진 해야하는 앞길 어딘가에는 유턴 표지판이 있을것이고, 조금 돌아서 가는 길이 되겠지만 그래도 내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을거다 라는 믿음에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경험이 누구든 한 번쯤 있을것이다. 그럴때 곁에 있는 동승자가 우리는 반드시 길을 찾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며, 지도를 찾아준다거나 하면 더욱 든든한 마음이 되는것도 말이다.

인생이라는 것이 초행길을 찾아가는 운전자를 닮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길을 지도나 내비게이션도 없이 본인이 정한 목적지를 찾아가거나, 아니면 목적지도 없이 다른 사람이 가고 있는 길을 열심히 뒤쫒아가는 운전자처럼 말이다.

가다보면 예상치 않은 ‘좌회전 금지’ 신호를 만날 수도 있고, 조금 먼저 가려고 서둘다가 앞차와 접촉 사고를 내서 시간을 더 지체하게 되기도 하고, 주유소를 제 때 만나지 못해 연료가 떨어져 전전긍긍하다가 주변사람의 도움을 받게되고, 명분없는 경쟁심에 옆차와 말도 안되는 경주를 벌이기도 하고, 넓은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려보기도 혹은 앞 뒤 없이 꽉 막힌 병목 도로에서 옆차에게 양보하며 차례차례 내 순서를 기다리며 빠져 나가기도 하고…… 참으로 많이도 닮아있다는 생각이든다.

앞만 보며 각자 열심히 달려가던 우리 가족은 작년에 뜻하지 않은 곳에서 ‘좌회전 금지’ 표지판을 만났다. 정말 예상치 않은 일이었기에, 가족 모두 우왕좌왕 힘들었지만 운전대를 잡은 남편은 꿋꿋하게 다시 길을 찾아 가족들을 다독여 가며, 원래의 길로 가기위해 유턴을 해서 다시금 방향을 잡아 놓았다. 시간은 조금 늦어졌지만, 다시금 목적지를 향해 가족이 같이 달려간다. 같이 길을 찾으며, 가족들이 서로 마음을 모으게 된것은 그 어려움 가운데서 찾은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잠시 길을 잃고 힘들어 하는 우리 가족에게 손을 내밀어 도움을 주고, 속도를 늦춰 우리와 속력을 맞춰준 많은 친구들을 갖게 된것은 그 어느것과도 바꿀 수 없는 큰 보물을 얻은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예 길을 잃어버린것도 아니고, 동승자를 잃어버린것도 아니니 불행중 다행이라고 내 자신을 위로하며 이제 한 숨 돌리고 속도 조절 다시하고 차근차근 달려가 봐야지.

‘내 인생은 신호등도 제한속도도 없는 고속도로 그야말로 탄탄대로입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구비구비 사연도 많고 알지 못하는 위험이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험난한 산길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하지만 구비구비 사연은 나중에 기억하면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예고 없이 튀어나오는 위험을 함께 이겨 나가며 생기는 사랑과 믿음은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 세상은 아름답고 소중한 꼭 같이 가보고 싶은 길 이기 때문이다.

▷푸둥연두엄마(sjkwon2@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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