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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이야기] 심겨진 그 곳에 꽃 피게 하십시오

[2011-10-27, 13:24:46] 상하이저널
<심겨진 그 곳에 꽃 피게 하십시오> 이번 달에 꼭 읽고 싶은 책 제목이다. 나는 사실 아주 오래 전에 김장환 목사를 신문 기사를 통해 알았지만, 최근 모 방송 아침 프로그램을 통해 그 분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고, 그 분의 사모인 트루디 여사를 알게 되었다. 미국인이면서 높은 코 외에는 전체적인 외모가 너무 아담하여 동양적인 분위기에 일흔 셋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순수한 모습에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벌써 한국 생활 52년에 아직도 초등학교 내 ‘트루디 파이숍’에서 직접 파이를 구워 팔고 그 돈으로 장애 아동을 돕는 내게는 너무나 아름다운 할머니, 투루디 여사다.

방송이 끝난 후 그 분에 관한 삶이 궁금하여 기사를 찾아 읽어 보았다. ‘뿌리 내린 곳에서 활짝 피어 나리라(Bloom where you are planted.)’ 그 분의 좌우명! 시적이면서도 이 문장이 품고 있는 뜻을 생각하니 절로 맘이 저려 왔다.

"식물은 심겨진 자리가 싫다고 옮겨 갈 수가 없어요. 오히려 비바람 치고, 폭풍우가 불어도 그 자리에서 견뎌낼 때 가장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수 있죠."

이렇게 말씀 하시는 분이시니 아직도 월 100만원의 생활비가 충분하다고 하시고, 수원 교도소 여성수감자들에게 10여년 동안 영어 성경을 가르친다. 또한 1979년부터 지금까지 유치원 원장으로 일해 오면서 월급을 받지 않은 사실이 이해가 되었다.

나도 두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나름 열심히 그리고 검소하게 살아 왔다고 생각 했는데 겉으로는 그럴지 모르지만 나도 모르게 내 안에는 남들처럼 누리지 못하는 사치에 대한 부러움, 내지는 언젠가는 나도 물질적으로 부유함을 가지고 싶다는 작은 욕망을 품고 있지 않았을까 한다. 더불어 내가 있는 자리가 불편하다고 투덜거리고,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고 외친 적은 또 얼마나 많았는지. 작은 파이조차 그 맛의 비결은 ‘기다림’이라고 하는데, 가족이라는 소중한 울타리가 무너지지 않고, 더욱 견고히 다져지고 그 안에서 정직하고 남을 배려하는 자녀들이란 열매를 맺기는 얼마나 더 오랜 기다림과 정성을 다한 노력이 필요할까?

그 두 분에게는 아들 둘, 딸 하나, 그때 당시에는 국제 결혼도 드물었으니 혼혈 자녀들이 맘 고생을 많이 했을 터. 아니나 다를까 외국인 학교에 보내 달라는 요구에도 공립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야 유학을 허락 했다고 한다. 물론 그 비용도 장학금과 아르바이트로 충당하게 했다. 어렸을 때부터 자기 일은 자기 스스로 하게 하고, 경제적인 관념까지 투철하게 교육시킨 두 분의 노력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2006년 다발성 골수종 3기라는 큰 병을 이겨 내고, 더욱 더 베푸는 삶을 살고 있는 트루디 여사!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녀의 삶에 눈물이 맺힌다. 그리고 나의 모습을 돌아 본다.

▷진리앤(truthann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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