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독자투고] 영화 ‘26년’을 보고

[2013-03-04, 09:53:29] 상하이저널
비극의 역사… 치유, 카타르시스, 감동
 

 
요즘은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 TV를 실시간으로 볼 수도 있고, 한국영화 또한 DVD샵 출시 전에 어렵지 않게 최신 영화를 구해볼 수 있다. 설연휴 기간 꼭 봐야할 영화 리스트를 작성한 후, 그 중 첫번째로 본 영화가 바로 ‘26년’이다.

전문가다운 영화평, 작품성, 연기력 등을 얘기하고 싶지 않다. 사실 이 영화는 그러한 것들 자체가 큰 의미가 없는 영화다. 같은 시대를 사는 한국인이라면 한번쯤 의문부호를 던져볼 법한, 영화를 다 본 후에 그 의문 하나만 남는다 해도 성공적인 영화다.

“그 분은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걸까?”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내 속을 박박 긁는 질문이었다. 현실감 없는 영화소재라면 이 답도 없는 의문에서 금방 빠져 나오겠지만 연휴 내내 나를 옭아맸다. 우리는 이런 나라의 국민이구나, 아직 이런 시대에 살고 있구나….

만화가 강풀 원작 <26년>은 1980년 5월 광주의 비극과 연관된 조직폭력배, 국가대표 사격선수, 현직 경찰, 대기업 총수, 사설 경호업체 실장이 26년 후 바로 그날,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 단죄를 위한 작전을 펼치는 액션 복수극이다.

영화는 1980년 5월에 일어난 광주의 아픔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26년이 흐른 ‘현재’로 시점을 옮겨 그 날의 비극이 결코 박제된 역사가 아닌, 살아남은 자들에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아픔과 상처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특히 역사적인 사실에 학살의 주범인 ‘그 사람’을 단죄한다는 과감한 상상력을 더한 파격적인 소재로 결코 잊어서도, 잊혀져서도 안 되는 비극적인 역사를 상기시키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단죄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영화 <26년>은 과거를 경험한 이들에게는 아픔의 치유를, ‘그 사람’에 대한 분노가 국민정서의 저변에 깔려있는 현재의 우리들에게는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 진정성 있는 감동을 선사했다.

원작자인 강풀은 시사회장에서 “요즘 어린 아이들은 5.18의 역사적 의미를 잘 모른다”며 “<26년>이 영화로 만들어져서 더 많은 분들이 그날의 광주를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기사를 본적 있다. 원작자의 바람처럼 중국에서도 더 많은 교민들이 영화 <26년>과 함께 그날을 기억했으면 한다.

▷정주연(tree8752@hanmail.net)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상하이 “글로벌 랜드마크 10곳 더..
  2. 알리페이, 버그로 5분간 모든 결제액..
  3. 中 지난해 GDP 5% 목표 달성…..
  4. 샤오미 한국 정식 진출, 전기차는 아..
  5. 틱톡, 19일 美 서비스 ‘전면 중단..
  6. 상하이, 추억의 놀이공원 진장러웬 폐..
  7. 中서 맥 못 추는 럭셔리 자동차 브랜..
  8.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9] 200..
  9. [책읽는 상하이 267] 게으르다는..
  10. 中 지난해 출생아 수 954만 명…전..

경제

  1. 알리페이, 버그로 5분간 모든 결제액..
  2. 中 지난해 GDP 5% 목표 달성…..
  3. 샤오미 한국 정식 진출, 전기차는 아..
  4. 틱톡, 19일 美 서비스 ‘전면 중단..
  5. 中서 맥 못 추는 럭셔리 자동차 브랜..
  6. 디디추싱, 글로벌 사업 ‘순항’
  7. 中 신에너지차 보유량 3000만 대..
  8. 2024 中 스마트폰 출하 2억 86..
  9. 中 명품 40%는 외국서 샀다… 명품..
  10. 中 최초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장, 상..

사회

  1. 상하이, 추억의 놀이공원 진장러웬 폐..
  2. 中 지난해 출생아 수 954만 명…전..
  3. 上海 4대 기차역 24시간 운영 돌입..
  4. 中 춘윈 기간 고속철에 ‘유아 돌봄칸..
  5. 中 언론, 윤 대통령측 중국 겨냥한..
  6. ICHIDO 베이커리 ‘재오픈’, 기..
  7. 외국 기업인 상하이 출장 더 편해진다..

문화

  1. [책읽는 상하이 267] 게으르다는..
  2. 윤발 형님 ‘러닝 크루’ 합류한 왕바..

오피니언

  1. [DR.SP 칼럼] “유행성 독감,..
  2. [허스토리 in 상하이] 뮤링정담:..
  3. [안나의 상하이 이야기 19] 200..
  4. [허스토리 in 상하이] 쑨펑처顺丰车..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