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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양로원 봉사를 다녀오다

[2013-12-18, 12:53:39] 상하이저널
크리스마스를 열흘 앞둔 지난 15일, 광암단 스카우트에서 남장(南张)양로원 봉사를 다녀왔다. 몇 년 전부터 저희 스카우트에서는 매월 한번씩 양로원 봉사를 꾸준히 해왔으며 방문할 때마다 작은 공연도 열고 안마도 하는 등 할머니들과 가까워지려 노력해 왔다. 물론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소통이 잘 안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우리는 함께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것 만으로 행복했고 그 시간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줄 알게 되었다.

이번에는 170여명에 달하는 광암단의 모든 스카우트 대원들이 모여 할머니들과 함께 성탄제를 열었는데요, 벤처(고등학생), 스카우트(중학생), 컵스카우트(초3~초6), 비버스카우트(유치부~초2) 등 모두 참여해서 더 의미가 있었다. 공연일정으로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아이돌 엑소(EXO)의 ‘으르렁’ 춤을 추고, 컵스카우트에서는 우리나라 전통의 부채춤과 크리스마스 캐롤 노래를 불렀다. 그 어린 친구들 사이에 있는 제 동생이 어른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비버스카우트의 귀여운 율동을 보시고 할머니들도 입가에 미소가 가시지 않으셨다. 다양한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봉사대원들은 유자차, 녹차 등 따뜻한 차와 과자를 대접해 드리고 할머니들께 안마를 해드렸다.
 
고등학생인 벤처 스카우트 대원들은 대장님들과 함께 봉사가 손쉽게 흘러가도록 운영요원으로 참가해 도와주었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이적의 "하늘을 달리다’는 노래를 부르며 공연에 참가했다. 조금은 서툴고 어설펐던 공연이지만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우리에게 미소를 지었고 기뻐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또 한편으로는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어린 후배들, 오랫만에 보는 선배들과의 만남도 기뻤지만, 그런 기쁨을 할머니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더욱 즐거웠다.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왔을 때 우리 모두 아쉬움에 할머니들과 포옹을 하였다. 처음 양로원을 방문했을땐 많이 낯설고, 할머니들과 어떻게 대화를 이어가야할 지 난감할 때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더이상 할머니들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고 할머니들도 우리를 손자손녀를 보듯이 따스한 눈길로 바라봐 주신다.
 
서로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할머니들과 우리 대원들과의 사이에 흐르는 뜨거운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봉사’라는 이름으로 양로원을 방문하지만 사실은 우리 대원들이 오히려 할머니들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고 돌아오는 것 같다. 할머니들이 “시에시에”라고하시면 저희 대장님들은 “아닙니다. 우리가 더 고맙습니다”라고 하신다.  봉사는 서로의 마음이 따뜻해 지는, 서로에게 고마워지는, 그런 마음인가 보다.

떨어져 있던 쓰레기들을 치우고 집기들도 모두 정리한 다음, 양로원을 나섰다. 매일 학교, 학원, 집 이런 나의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일탈이라는 것을 즐기려고 스카우트에 참여했던 저는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의미가 있고 소중했다. 야영이나 하이킹을 할때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잠시 제 바쁜 생활에서 벗어나 여유를 즐기는 게 너무 좋았다. 스카우트는 저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었고 여러 나이대의 사람들도 만나게 해주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양로원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처음엔  ‘봉사’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도 잘 몰랐지만 이제는 어렴풋이 느낀다. 
 
할머니들을 보면서 서울에 있는 제 할머니들이 떠오르고 한국에 가면 할머니들에게 더 잘해야지 라는 생각도 하고, 길거리에 힘들게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할머니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나서서 도와드리게 되는, 이런 것이 봉사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는 게 아닐까 한다. 이런 기회의 장이 마련되어 있는 스카우트 활동은 저의 삶에 활력을 주고 저는 한층 더 성숙해질 것이고 미래에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늘 저희들을 위해 힘써 주시는 스카우트 대장님들께 감사를 표현하고 싶다.

▷하수민(SAS 10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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