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은 아일랜드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오스카 와일드’의 첫 장편 소설로, 1891년에 처음 출판되었다. 영국의 순진하고 아름다운 청년인 도리안 그레이가 우연히 외형적으로 노화하지 않는 능력을 얻어, 점차 자신의 변함없는 아름다움에 의존하며 타락해가는 과정을 담았는데, 내용이 불건전하다는 이유로 당대의 평론가들의 비난을 받은 바 있고, 현대의 일부 독자들에게도 급진적으로 다가올 만한 작품이다. 출판 당시 영국의 한 신문에 기재된, 해당 소설이 인간의 선한 본성 그 자체를 모욕하고 있다는 평이 그러한 인식을 대변해준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이 초기에 받았던 부정적인 평가는 빅토리아 시대 영국의 사회적 분위기와 문화에서 기인한다. 빅토리아 시대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규율과 도덕이며, 특히 교회와 종교적 교리에 인해 정해진 도의적, 사회적 통념을 따르는 것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겼었다. 따라서 문화적으로도 사람들은 확고한 도덕적 메시지가 있는 문학작품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이러한 기류 속에서 출판된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은 시대의 통념을 완전히 부정하는 소설로 여겨졌다. 우선 도리안 그레이의 타락에 일조하는 인물인 헨리 워튼은 주인공격 인물이면서도 부도덕하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려 시도하지 않으며, 외적인 미만을 중시하는 퇴폐적인 성격을 가졌으며, 그러면서도 명백한 악인으로 묘사되지도 않는다.
도리안 그레이 자신도 도덕적 결함이 있는 주인공이 정신적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담은 ‘교양 소설(bildungsroman)’을 선호하는 당시의 독자들과의 타협 없이, 오히려 그와 완전히 반대되는 타락의 과정을 겪는다. 19세기 영국의 시대상을 전면 부정하는 내용 탓에 소설은 악평을 받았다. 또한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은 빅토리아 시대에 와서 영국 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조명받고 멸시되기 시작한 동성애적 코드를 포함하고 있어, 작가가 이후 동성애자로 밝혀졌을 때 이를 증명하기 위해 소설의 내용이 법정에서 사용되기도 했다.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극작가로 전향하여 큰 인기를 누리게 되지만, 머지않아 전술한 재판에서 패소하는 바람에 2년간 감옥에 수감되고, 그 후로는 모든 작품활동을 그만둔 채 사망하게 된다. 하지만 현대에 그의 작품들이 다시 인기를 얻으면서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은 와일드의 대표작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학생기자 윤재인(상해중학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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