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체앤가바나 동양인 비하 광고
지난달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가 공개한 패션쇼 홍보 영상이 중국인을 향한 모욕적인 인종차별로 파문이 일었다. 홍보 영상 속에는 서양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동양인 이미지를 풍기는 모델이 이탈리아 음식을 젓가락으로 우스꽝스럽게 먹는 장면이 그려졌다. 아시아의 오리엔탈리즘을 풍자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젓가락질 문화를 비하하며 저열한 인종차별적 의도를 드러냈다. 돌체앤가바나의 인종차별적 행동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돌체앤가바나의 공동창업자 스테파니 가바나가 인스타그램 메시지에 중국을 ‘무식하고 더럽고 냄새나는 마피아’라는 표현으로 모욕한 것이 드러나 중국인들을 더욱 화나게 했다. 이러한 사실은 중국 각종 소셜미디어에 빠르게 퍼져 현재 중국에서 돌체앤가바나의 이미지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같은 동양인의 입장으로, 서양인 우월주의에 빠진 돌체앤가바나를 호되게 꾸짖은 것이 통쾌하기도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알게 모르게 우리도 어쩌면 차별의 시선으로 다른 인종을 보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든다.
동양인이 ‘당하는’ 인종차별
돌체앤가바나의 영상처럼 동양인이 당하는 인종차별은 주로 ‘서양인의 관점에서 바라본’ 동양인 스테레오타입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는 것에서 나타난다. 손가락으로 눈을 일부러 찢으며 비하를 하는 것이 대표적인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행동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혐오를 조장하기보다 은근한 차별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최근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에 출연한 한국인 수현의 인터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초등학생 때 해리포터 책을 영어로 읽었다는 수현의 말에 “그때도 영어를 할 수 있었냐”고 굳이 물어보는 인터뷰 진행자의 발언은 동양인이기에 영어를 몰랐을 거라는 편견에서 나온 것이다. 서양인들이 동양인을 경시하는 선입견이 짙게 깔려 있다.
동양인이 ‘하는’ 인종차별
동양인이 무조건적으로 인종차별의 피해자라는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2년 전 큰 논란이 됐던 중국의 한 세제 광고를 예로 들 수 있다. 중국 여성이 흑인 남성을 거칠게 세탁기에 밀어 넣는다. 세제를 넣고 세탁기를 돌리니 깨끗한 이미지의 중국 남성이 세탁기 속에서 나온다. 세탁기는 ‘더러운’ 옷을 세척하는 기계이다. 이 광고는 편견을 넘어 흑인이 ‘더럽다’는 혐오를 적나라하게 조장한다.
‘피부색’은 달라도 ‘피의 색’은 같다
극단적인 인종차별은 이미 오래 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이는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들만의 믿음일 뿐 정작 이를 당하는 다수의 사람은 여전한 치욕을 당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왜 굳이 차별의 시대를 살아가려 하나. 피부색은 달라도 피의 색은 모두 같다. 여전히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이 시대에 차별을 당했다고 화부터 낼 게 아니라 스스로 외국인을 편견 없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곧 차별 없는 세상의 첫걸음이 아닐까.
학생기자 전채연(YCIS Y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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