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택시를 타면 배기음이 비교적 적은 차량에 탑승할 때가 있다. 일반 차량에 비해 특별히 배기음이 적은 것이 항상 궁금했는데 답은 바로 ‘전기차’ 였다. 거리에는 다양하고 많은 브랜드의 신 에너지 자동차, 즉 순수 전기차나 PHEV 자동차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전세계 전기차 시장의 50%가 중국 내수에서 해결된다. 중국의 거대한 전기차 시장을 살펴보도록 하자.
*P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lug-in hybrid car)의 약자.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자동차의 중간 단계로, 전기모터와 석유엔진을 함께 사용해 달리는 자동차를 말한다.
중국 내 신 에너지 자동차의 이용 현황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신 에너지 자동차의 판매 물량은 전 세계 50%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판매된 신 에너지 자동차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112%가 증가했으며 35만9,000대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신 에너지 승용차 판매 비중 대비 중국의 신에 너지 판매는 2016년 45%, 2017년 47%, 2018년 상반기 50%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신 에너지 승용차 판매량은 한국과 일본, 기타 아시아 국가 합계의 3배 이상이고 미국의 3배에 가까운 규모다.
규모가 큰 만큼, 중국 내에 자리한 신 에너지 자동차 브랜드 수가 많다. 중국 정부가 자동차 제조업에 대해 외자지분 규제를 최근에 완화했으므로 중국엔 아직 외자독자 자동차 제조업체가 많지 않다. 요즘 승용차 시장에 스타트 업 기업들이 급부상하면서 웨라이(蔚来), 샤오펑(小鹏), 웨이마(威马)같은 기업들이 신흥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브랜드 별로 살펴보면, 신 에너지 승용차 시장은 주로 로컬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2017년 기준 순수 전기 승용차 분야에선 베이치(北汽), 지리(吉利), 창안(長安)/장린(江林), BYD(比亚迪), 중타이(众泰) 등 5대 로컬 브랜드가 절반 이상(51.4%)의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PHEV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상위 3대 브랜드 모두가 로컬 브랜드이며 점유율 합계가 83.3%에 달했다.
기업 BYD의 한국 진출
중국의 신 에너지 자동차 선도 기업 BYD는 해외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2016년 10월 25일 BYD는 ‘BYD 코리아 유한회사’라는 상호로 제주도의 첨단과학단지에 사무실을 세웠다. 이버스(eBus)-7 20대가 제주도에서 정식 운영을 시작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이 제주도에선 24%, 한국 전체에서는 12%로 상승했다.
BYD 코리아 유한회사가 제주도에 거점을 마련한 것은 제주도에 전국 전기차 충전시설의 40% 이상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풀 충전에 1시간 30분이 걸리고, 한 번 충전하면 200km까지 운영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YD 전기버스는 유해물질 배출이 전혀 없어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일반 디젤버스보다 운용비용도 크게 절감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러한 강점들에도 불구하고 이 버스는 우리나라의 교통환경에 적합한 차량이 아니다. 첫번째 요인은 차제가 너무 낮아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범퍼가 심하게 흔들린다는 것, 두번째 요인은 뒷문이 오픈식이라는 것이다. 승객 입장으로선 보행자나 지나가는 이륜차 등 위험요소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점들은 기업이 현지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하나 둘 씩 발생하는 실수들이며,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현재 우도에서 관광버스로 운행되고 있는 이버스(eBus)-7
기업 BYD(比亚迪)의 로고
중국 정부의 시장정비 및 규제기반
●자동차 구매 정책
중국은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신 에너지 자동차에 유리한 자동차 구매 정책을 시행했다. 내용은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와 달리 번호판 발급량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이다. 이는 신 에너지 승용차 판매량 급증으로 이어졌다. 지난 2년간 내연기관 자동차 구매제한을 실시했던 도시의 신에너지 승용차 판매량 합계가 중국 전반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40%를 상회했다. 자동차 구매제한 정책을 실시하는 도시인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 도시를 비롯한 총 8곳은 주로 자동차 번호판 발급을 규제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중국은 자동차 증가로 인한 미세먼지, 교통체증, 주차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각 지역별로 차량번호 추첨제와 경매제도가 혼합된 제도를 사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의 번호판 획득은 경매나 추첨을 통해 어렵게 획득하지만 신 에너지 승용차는 번호판 발급량에 제한이 없어 당첨율이 높은 편이다. 이외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차량 2부제, 5부제 실시기간 내 신 에너지 자동차는 차량 운행 제한 대상에서 제외해주는 다양한 정책적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신 에너지차 크레디트 제도
신 에너지차 크레디트 제도란, 중국 정부가 환경문제를 극복하고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2016년 8월 도입한 제도다. 중국 내 자동차 업체가 전체 자동차 생산량의 일정 비율만큼 신 에너지차(연료전지차, 전기자동차, PHEV 자동차)의 생산 수입을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
제도에 따르면, 2018년부터 중국 내 모든 자동차 업체는 전체 자동차 생산량의 8%에 해당하는 만큼의 크레디트를 쌓아야 한다. 가령 한 해에 10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업체는 8%에 해당하는 8만크레디트를 쌓아야 하고, 연간 크레디트 할당을 채우지 못하는 업체는 다른 업체에서 크레디트를 구매하거나 벌금을 내야 한다.
신 에너지 자동차는 어마어마한 인구수와 그에 따른 환경문제를 해결을 위해 중국 정부가 선택한 방안이다. 현재 중국에서 널리 보급된 신 에너지 자동차는 실생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퍼진 전기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차는 앞으로 중국의 자동차 시장에서 큰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학생기자 유수정(저장대 영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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