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영혼을 찾아서
상하이에 뿌려진 석가모니 고향의 성수(聖水)인산인해를 이루는 한국 관과 사우디 관을 지나 엑스포 축으로 발걸음을 향하다 보면 규모는 크지 않지만 색다른 분위기로 눈길을 끄는 전시관을 만나게 된다.
각종 현대적인 건축자재의 대형 전시관들 사이에 오롯이 나무향기를 피워내는 듯한 이곳은 네팔관이다. 벽돌 벽과 나무 문, 창문이 어우러진 이 건물은 나무의 정교한 조각 때문일까? 언뜻 봐서는 모두 나무로 지은 듯한 착각이 든다.
네팔관의 정초식(定礎式) 때는 석가모니의 고향인 네팔 룸비니(Lumbini)로 부터 가져온 성수를 상하이 땅에 뿌림으로써 네팔관의 성공을 축원하였다.
처음으로 네팔을 떠나게 될 석가모니 진신 사리네팔인의 대부분은 힌두교를 믿는다. 불교 신자는 전 국민의 10%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석가모니의 고향인 네팔에 있어 불교는 단순히 종교인구 분포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지위를 가진다. 네팔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하이 엑스포에 역사상 최초로 석가모니 진신 사리를 가져와 1달간의 전시를 하려는 이유이다.
석가모니 진신 사리는 이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6월 중순 경까지 아직 상하이에 도착하지 않았다. 아직 정확한 시간도 공지된 바는 없다. 네팔 현지와 전 세계로부터 매일 수많은 불교신자가 참배하는 석가모니 진신 사리를 네팔 밖으로 내온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에 여전히 네팔과 중국 사이에 관련 준비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단다.
네팔관 관장 비나약 샤의 소개에 따르면 석가모니의 진신 사리가 도착하게 되면 네팔관의 불탑 꼭대기로부터 내려다 볼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온라인 상에 떠돌아 다니는 수많은 석가모니 진신 사리의 사진이 잘못된 것이라 한다. 이 기회에 스스로의 육안으로 석가모니 진신 사리를 확인해 보도록 하자.
역사 속의 ‘아니코’와 현대의 ‘아니코들’상하이 엑스포A지역을 돌아보며 부족함 없는 멀티미디어와 만족스럽지 않은 문화적 정체성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관람객이 있다면 네팔관의 문과 기둥을 쓸어보며 아쉬움을 달래보자.
네팔관은 건축 장인 아니코(Aniko)가 고대 건축과 네팔-중국간의 문화 교류에 기여한 공헌을 기념하기 위해 “아니코 중심”이라 이름 붙여졌다. 북경의 유명한 관광지인 백탑(白塔)을 비롯한 수많은 사찰과 탑, 기타 건축 예술 품을 남긴 네팔 출신 건축 장인 아니코를 기리기 위해 그 후세들이 상하이 엑스포의 네팔관에 현대와 전통이 결합한 예술의 향기를 뿌려 놓았다.
네팔관은 전통의 현대적 해석에 화려함을 더한 중앙 불탑과 그를 둘러싼 시대별 네팔 민가의 재현을 통해 네팔 식 친 환경 미래 건축과 도시 발전의 미래를 제시하고자 한다. 2천 년을 이어 온 네팔의 자연과 인위적 공간의 융합이 얼만큼 예술적으로 구현되었는지 관람을 하며 평가해보자.
지역적 인연과 시간의 인연을 이으려는 노력이랄까? 엑스포 기간 중 “영원한 평화의 불을 룸비니에서 상하이로”라는 주제로 룸비니에서 상하이까지 자동차 Rally를 펼친다. 이번 상하이 엑스포가 양국 국민 사이에 진정한 우정과 공동 번영을 가져 오는데 계기가 되길 기원해 본다.
▶테마: 카트만두(Kathmandu)의 이야기 – 탐색과 사색
▶조형 특징: 대형 불탑을 중심으로 네팔의 시대별 특징을 가진 민가를 배치함으로써 수세기에 걸친 네팔 장인들의 건축과 예술에 대한 탁월한 재능을 보여준다.
참관 포인트: 네팔관은 수도인 카트만두의 2천 년 역사가 쌓아 올린 건축, 예술, 문화 중에서 가장 찬란했던 시기를 선별, 건축형태의 변화와 연관 지어 도시의 발전과 확장을 보여주고자 한다.
▶위치: 엑스포 A구역
▷매일 중국어(www.everydaycn.com) 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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