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중국 금융당국이 중국 은행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지분 제한을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씨티그룹의 광둥개발은행 인수가 난관에 봉착했다.
중국 은행감독위원회(CBRC)는 9일 광저우에서 열린 회의에서 광둥개발은행에 이같은 결정을 전달했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 보도했다.
현재 해외 투자자들이 보유할 수 있는 중국 은행의 지분은 최고 25%며 개인 투자자의 경우 20%가 최대 수준이다.
씨티그룹이 이끄는 컨소시엄은 광둥개발은행 지분 85% 인수를 시도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씨티그룹은 지분 40%를 단독 매입할 것을 희망해 왔다. 광둥개발은행의 재무상태가 불안하기 때문에 완전한 경영이 보장되는 대규모 지분 매입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게 씨티측 입장이다.
그러나 당국의 결정으로 씨티그룹의 의도가 좌절되면서 광둥개발은행의 인수전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씨티그룹측이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한 가운데 관계자들은 씨티그룹이 현 조항에 부합하는 인수안을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분 20%만 보유하게 되도 은행의 경영권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금융업 이외의 중국 업체와 손을 잡을 경우 해외 투자자의 중국 기업 경영을 허용하고 있다.
한편 이번 결정으로 씨티그룹과 경쟁하고 있는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럴도 지분 20%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인수안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소시에테는 씨티측보다 낮은 인수가를 제안했으나 중국 최대 철강업체인 바오스틸과 에너지 기업 시노펙과 손잡고 있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사모펀드그룹인 칼라일과 중국 국영 식품업체를 포함하는 씨티그룹측 컨소시엄이 이번 인수에서 성공하려면 영향력있는 중국 업체와 제휴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