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돌아온 둘째가, 오늘 학교에서 일본아이들이 모금활동을 했다고 한다. 1 마오라도 괜찮으니 자신들의 활동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다. 고국에서 좌절 속에서 고통받고 힘들어하고 있는 자신들의 형제, 자매 재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따뜻한 위안의 손길을 보내려고 시작한 모양이다. 아이들 스스로 자신들 고국의 슬픔을 함께하려고 하는 모습이 참 대견하다는 생각에 나도 가슴 한구석이 찡~했다. 우리 아이는 내 흰 머릴 뽑아서 받은 용돈, 10위엔을 건네주었다 한다. 엄마 흰머린 다시 나니깐 용돈은 또다시 벌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영화 ‘해운대’에서 봤던 무시무시하고도 끔직한 실로 악~! 하던 장면 장면들이 정말로 현실로 나타나다니 처음 일본의 지진뉴스를 접했을 땐, 그냥 무심코-사실상 일본에선 지진이 자주 일어나곤 했으니깐- 이번에도 그런 경미한 정도겠거니 했었다. 워낙 준비가 철저하게 되어있을 것 같은 나라이기도 하고 국민들도 워낙 침착하기도 하고 해서.
연일 방송되고 있는 엄청난 자연 재해의 장면들을 뉴스에서 접하면서 그 속에서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어 울부짖는 모습 모습들에 절로 열린 입들이 닫혀지지가 않고 있다. 게다가 원자력발전소의 폭발, 화산폭발, 아직도 일본인들을 공포의 도가니에 몰아넣고 있다. 겪어보지도 직접 장면을 보지도 못한 나로서도 정말 공포와 아픔이 느껴지는데, 그 현장에 서있어야만 하는 그들의 비통함과 슬픔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런지.
아이의 학교에선 오늘 Charity Fair를 한다고 한다. 자신이 직접 만들고 팔아서 모금활동에 보태지는 못하더라도 많이 사줘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는 그 동안 모아두었던 용돈에, 엄마한테 또 조금의 보조금까지 챙겨서 갔다. 아이들은 한편으론 즐거움 속에서 또 한편으론 어느 또 누군가에게 간접적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마음으로 이 활동에 참여해야 한다는 나름의 신념을 배워가고 있는 듯하다.
우리 인간들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이러한 천재지변의 재해가 닥칠때면, 우리들은 다 같은 인간이라는 게 실감난다. 한없이 작아져버린 우리들의 모습에서 서로서로를 붙잡아주려 한다. 그것이 종교적인 신념에서 나오는 것이든, 각 개인의 인간애에서 비롯되는 것이든 그것이 어디에서 시작되는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서로에게 따뜻한 위안의 손길을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보내려 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들의, 우리아이들의 손에서 행해지는 자그마한 모금활동이 그들에게 큰 힘이 되진 못하겠지만 분명 작은 마음의 위안은 될 수 있을 거라 믿고 싶다. 우리들 대부분이 Noblesse Oblige를 행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은 분명 없다. 하지만 우리들의 미약한 힘들이 모여서 지금 이 순간 고통받는 이들에게 다시 일어설 힘이 되어 주기를….
▷아침햇살(sha_bea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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