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위안화 절상·자산거품 대응못하면 ‘대위기’ 불가피”
중국이 고도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중국 내에서는 ‘경제위기’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과열조짐에 대한 중국 정부의 대처가 중국경제를 ‘대위기’ 속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BNP증권 베이징대표처 수석대표인 천싱동 이사는 21일 <징지관차바오(경제관찰보)> 기고문에서 “중국 경제는 개혁개방 이래 가장 복잡한 시기에 진입했다”며 “중국 경제는 장차 두 가지 숙명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지적했다. 천 이사가 지적한 ‘두 가지 숙명’이란 “위안화는 반드시 가치 상승한다”는 것과 “위안화의 가치상승은 자산거품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미국과 서방의 계속되는 평가절상 압력 속에 중국 위안화는 15일 8위안벽을 깨고 현재 7.9위안대를 유지하고 있다. 위안화가 꾸준히 평가절상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막대한 무역흑자 때문이다. 중국은 3, 4월 연속 100억달러대의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무역흑자 외에 또다른 이유는 중국 정부가 환율조정을 경기과열진정책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환율이 절상되면 의류방직, 경공업제조, 가전제품 등 무역업종과 자동차, 중장비 등 할부금융비율이 높은 상품이 타격을 받게 된다. 이들 업종은 과잉생산이 우려됐던 업종으로 중국 정부는 환율정책을 통해 경기과열을 막고 서방국가의 환율절상압력에도 대처해왔다.
천 이사는 “현재 중국은 환율을 지렛대로 경제정책을 조정하고 있다”며 “중국경제의 장기적인 안정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한 환율을 통한 경제조정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엔화가 대폭 절상됐던 1985년 일본은 이미 공업화를 완성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13000달러에 달했다”며 “현재 중국은 도시주민의 국민소득이 3000~3500달러정도이고 공업화완성에도 15~20년이 걸려 지금 환율이 대폭인상된다면 중국의 공업화과정은 무덤으로 들어갈 것이다”고 내다봤다.
중공중앙당교 연구실 부주임인 저우톈용 박사도 중국 경제의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요구했다. 저우 박사는 <스창바오(시장보)> 19일 기고문에서 “그는 “중국이 현재 ‘정부-대기업-밀집자본’이 주도하는 성장모델을 바꾸지 않으면 중국경제는 근본적으로 변화될 수 없다”며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없는 이 같은 성장모델을 바꾸지 않으면 국민경제가 붕괴되거나 대위기가 발생하는 등 재난적 결과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천 이사도 “현재 중국경제는 △고성장-저통화팽창 △저가격-고투자 △과잉생산-대거투자 등 10대 모순을 겪고 있다”며 “이 같은 모순을 해소해나가지 않으면 경제위기를 피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