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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쌤 교육칼럼] 한 뙈기의 땅

[2024-09-23, 16:05:22] 상하이저널
[엘리자베스 레어드 | 밝은세상 | 2006년 3월]
[엘리자베스 레어드 | 밝은세상 | 2006년 3월]
카림은 축구선수가 꿈인 열 두 살의 평범한 소년이다. 카림이 정한 ‘내 인생의 10가지 목표’도 우리 아이들이 대부분 꿈꿀 만한 것들이다. 몇 가지만 빼고. 이를테면, ‘살아남기. 혹시 총에 맞더라도 치료가 가능한 부위여야 함. 절대 머리나 척추가 아니기를’ 
그가 간절히 바라는 것은 축구를 할 수 있는 한 뙈기의 땅이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마땅히 누려야 할 그 공간은 아마도 카림에게는 허락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가자지구에 살기 때문이다. 

가자지구는 시나이반도 북동쪽 지중해 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50km가량 뻗어 있는 대구광역시 크기의 도시다. 말이 도시지 사실상 천장이 없는 거대한 감옥으로 불리어 왔다. 현재 가자 인구 220만의 3분의 2는 1948년 제1차 중동 전쟁에 의해 발생한 팔레스타인 난민 또는 그 자손이라고 한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고립된 상태로 극도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데, 2023년부터 계속된 이스라엘과 무장 정파 하마스, 이를 지원하는 헤즈볼라 간의 전쟁으로 수많은 인명이 무참히 살상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자료: AFP,BBC,AP통신 2024.08.25)]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은 그 뿌리가 깊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영국을 주축으로 한 강대국들은 당시 오스만제국의 식민 지배를 받던 아랍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전후 팔레스타인에 아랍인들의 독립 국가를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1915. 맥마흔 서한) 그리고 1917년에는 전쟁의 승리를 위해 유대인들의 자금과 기술이 필요했으므로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민족국가 수립을 지원하겠다는 선언을 한다.(밸푸어선언) 같은 땅에 이중 약속을 한 것이다. 

유엔 총회는 팔레스타인 땅에 대한 영국의 위임통치 종결 6개월을 앞둔 1947년 11월 팔레스타인 분할안을 가결해 팔레스타인 모든 지역(2만 6323㎢)의 56.47%를 이스라엘에, 42.88%를 아랍국가에, 나머지 0.65%에 해당하는 예루살렘을 국제관리 지구로 할당했다. 이미 수천 년 동안 이 지역에서 살고 있었던 160만의 아랍인들을 내쫓고 50만의 유대인들에게 더 많은 영토를 할당하는 분할안이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미국의 주도로 국제연합에서 통과된 것이다. 당시 팔레스타인 전 지역의 대부분인 87.5%를 소유하고 있던 아랍인들은 당연히 이 분할안을 거부했고, 유대인들은 이를 수용해 이듬해 5월14일 건국을 성사시켰다. 이 상황은 결국 중동전쟁으로 발화되어 75년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으로 3만 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자료= 조선일보(2024.09.20)]

 

만일 당신이 공습이나 폭격, 지뢰로 인한 살육과 무장단체의 강간이나 납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그렇지 않은 스무 명보다 축복받았습니다.
별의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 마을에서는 
당신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일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일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일들을 안다는 것이 가장 소중합니다.                           
- <세계가 100명의 마을이라면> 중에서-

추석이 지났는데 아직도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그래도 올여름이 앞으로 다가올 여름에 비해 가장 시원할 거라는 무서운 말이 제발 현실이 안 되었으면 좋겠다. 기후 문제도 평화 문제도 이제는 개별국가의 힘으로 풀 수가 없다. 종교도 이념도 문화도 환경도 너무나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구촌에서 초국가적인 협력을 도모하고 이끌어 나갈 글로벌 리더십이 절실하다. 그냥 공부 잘하고 똑똑한 아이 말고 그런 포부와 비전을 가진 인재로 크게 키우고 싶다.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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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아이들과 책 읽고 토론하며 글을 쓴다.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 코칭과 상담을 병행하고 있다. 청소년 인문캠프, 어머니 대상 글쓰기 특강 등 지역 사회 활동을 해왔으며, 도서 나눔을 위한 위챗 사랑방 <책벼룩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상하이저널과 공동으로 청소년들의 진로탐색을 위한 프로젝트 <청미탐>을 진행하고 있다. 위챗 kgyshbs / 이메일 thinkingnfuture@gmail.com / 블로그 blog.naver.com/txf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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