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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물열전 ①] 세계가 주목하는 꿈의 회사, 꿈의 기업가 ‘녜성저’

[2024-09-26, 21:55:28] 상하이저널
“농촌아이들 교육하고 채용해 노동으로 당당한 삶 영위하는 ‘현대시민’으로” 


중국 매체의 평가를 빌자면 ‘기인’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한두 분야가 아닌 문과, 이과, 공과, 경영,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고 또 그 분야에서 모두 두각을 나타낸 인물은 흔치 않다. 중국 현대 유명인을 소개하는 ‘중국인물열전’ 첫번째 주인공은 녜성저(聂圣哲, 59) 선생이다.

[사진= 학술, 문학, 영화 감독으로도 주목받은 ‘더성양루 TECSUN’ 총감 녜성저(聂圣哲)(출처: 바이두)]

다방면에 두각을 나타낸 기업인? 위인? 기인?

녜성저는 상하이동제대, 하얼빈공대, 상하이사범대 등 여러 유명 대학의 교수를 역임했으며 모교인 쓰촨대학 쑤저우연구원 집행원장도 맡았었다. 학술간행물 ‘중화예술논총(中华艺术论丛)’을 주관하고 있으며 중국 화학회 영구위원, 미국 화학회 회원, 국제 순수 응용 화학회 위원이기도 하다. 핵심 학술지들에 화학 전공 관련해 많은 논문과 전문 서적을 발표, 출판했으며 국내외 잡지에 단편소설, 시나리오, 수필집, 시, 평론 등 수백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또한 감독으로 참여해 만든 다큐멘터리 ‘후이상(徽商)’은 중국 CCTV 가장 우수한 다큐멘터리로 유명하다. 할리우드에서 단기 근무했던 경험으로 영화, 드라마도 많이 찍었고 국제, 국내 수상 경력도 다수이다. 감독으로서 베이징에서 대성공을 거둔 무대극 작품도 연출했다. 장강평민교육기금회(长江平民教育基金会) 회장 등 많은 사회적 직책을 맡고 있다. 특히 경영철학이 특별한 사업가로서 <중국인은 어떻게 기업을 관리하는가?>란 책은 12개 국가에서 번역 출판돼 화제를 모았다. 

녜성저가 중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인간 중심 철학으로 소외된 농촌 아이들을 교육하고 채용해, 구글 부럽지 않는 직원복지와 관리체계로 ‘꿈의 기업’을 이끌고 있는 이상적인 기업가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배움 기회 잃은 아이들 위해 목공학교·호텔관리학교 설립

목조건축을 짓는데 유능한 목공이 없음을 안타까워한 녜성저는 고향인 안후이성 시우닝현(休宁县)에서 공익 성격의 ‘더성루반 목공학교(德胜鲁班木工学校)’를 세우게 된다. 이 학교는 고등학교에 붙지 못한 아이들을 받았다. 입학 조건은 세 가지였다. 그해 중학교를 졸업한 남학생으로,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학생이어야 하며 근면하고 성실해야 한다. 가정방문과 조사를 통해 자격 요건을 심사했다. 상아탑을 벗어난 진정한 사회 실천가로서, 교육가로서의 녜성저는 큰 사랑을 지닌 평민 교육가라고 해야 할 것이다. 녜성저의 이 목공학교는 설립된 지 이십 년이 지났으며 중국뿐 아니라 영국 BBC에서도 이 특별한 학교를 취재, 보도한 적이 있다.

또 고등학교를 못 간 아이들의 취업을 위해 녜성저는 ‘호텔관리학교’도 설립했는데 10여 년간 배출한 졸업생 대부분이 5성급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목수나 호텔 서비스 일을 하더라도 자신의 노동으로 당당하게 살 수 있고, 사회적 체면과 존엄이 있는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녜성저의 학교 설립 이념이었다.

또한 녜성저는 대학을 못 간 시골 아이들에게 목공기술을 가르치는 전문학교를 세우고, 이 아이들을 교육해 현재 중국 목조건축 시장의 64% 이상을 차지하는 훌륭한 기업을 운영 중이다. 교육 기회를 잃은 수많은 시골 아이를 현대 시민으로 탈바꿈시킨 것은 녜성저의 큰 그림의 성공이었다. 

구글 부럽지 않은 꿈의 직장 ‘더성양루’의 특별한 직원 복지

1997년 쑤저우공업원구에 설립한 ‘더성양루(德胜洋楼公司)’는 미국식 목조건물 제작을 전문으로 하는데 직원이 1000명 정도 되는 이 회사에는 영업직원이 1명 밖에 없고 사무실 직원도 10여 명뿐이다. 그럼에도 고객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고, 매출의 17% 순이익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이 회사에서 10여 명의 관리 직원은 해마다 직원들의 익명 투표를 통해 선출한다. 직원들은 출장 경비를 청구할 때 결재가 필요 없다. 크리스천인 녜성저는 직원의 양심과 인격을 믿기 때문이라고. 또 모든 직원은 2위안으로 구내식당을 이용할 수 있는데, 항상 최상의 식자재만 구매하고 생선도 심해(深海) 생선만 고집한다고 한다. 때문에 구내식당은 해마다 200여 만 위안(한화 3.8억) 씩 적자를 본다. 

현장 근무 인력이 외지에 출장을 가더라도 현지에서 반드시 실내온도 23도를 맞출 수 있는 환경을 갖췄을 때야 작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직원의 배우자도 장기간 회사 숙소에 무료로 머물 수 있게 했으며, 직원들이 집을 임대할 때 임대료의 절반을 회사에서 부담해줬다. 

2006년 한 직원이 중증 화상을 입어 병원에 실려 갔을 때 녜성저는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사 판단에도 400여 만 위안(한화 7.5억원)의 치료비를 회사에서 부담해 이 직원을 기적적으로 살려냈다. 현재도 이 기업은 그 직원의 어머니에게 매달 생활비를 지급하고 있다. 녜성저에게 있어서 한 직원의 생명권은 모든 이익보다 우선이었다. 

또 더성양루는 기업 수익으로 기금을 만들었는데 현재 20억 위안(한화 380 억원) 이상의 기금이 쌓였다. 이 기금으로 직원이 퇴직한 후에는 퇴직연금 외에도 보조금을 매달 지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특기할 것은 회사에서 주는 이 퇴직 보조금은 3년에 한 번씩은 일 년 동안 지급을 중지한다고 한다. 이로써 직원들이 이런 복지는 기업의 당연한 처사가 아니며 회사에 대해 감사함도 되새길 줄 아는 귀한 성품을 지닌 인간이 되기를 바라는 녜성저의 치밀한 고민과 의도까지 반영되어 있다.

‘더성양루 관리체계’는 일본의 유명한 경영학 교수 가와다 마코도에 의해 미국의 포드, 일본의 토요타 관리 체계와 함께 ‘세계 3대 관리 체계’로 인정받기도 했다. 현재 중국뿐만 아니라 외국에까지 널리 알려져 수많은 기업인의 필수 교양서로 베이징대, 칭화대, 하버드, 예일 등 대학에서도 MBA 교학 사례로 사용하고 있다. 명청 시대에 활약했던 중국 후이상(徽商)을 아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녜성저는 기업인으로서 이윤 창출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신(新)후이상의 대표로, 이미 살아있는 전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이뤄낸 놀라운 성과를 두고 녜성저에게는 ‘제1 잡가(杂家)’라는 호칭이 자연스럽게 따라붙게 됐다. 또한 자칭타칭 ‘민간위인(民间伟人)’이라는 재미있는 수식어도 있다

깊은 통찰력의 시사평론가로, 사회에 거침없는 쓴 소리 

상업은 인간 문명 발전의 원동력과 윤활유라는 신념을 지닌 녜성저는 숏폼 산업에서도 발 빠르게 대응했다. 여러 숏폼 플랫폼에서 직접 다양한 제품을 부지런히 판매하며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고 익살스러운 모습도 자주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사회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쓴 소리를 내고 있다. 깊은 통찰력을 가진 시사평론가이기도 한데, 검열에 걸려 많이 삭제되기도 한다. 명예와 지위의 상징인 중국공정원(中国工程院) 원사(院士) 자리도 고사하고 정치와도 거리를 두며, 자신의 위치에서 민주적이고 상식적이고 약자를 포용하고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에게 “디테일의 힘(细节决定成败)”의 저자로 익히 알려진 왕중추(汪中求) 선생도 녜성저의 경영 이념에 대해 여러 번 극찬한 바 있다. 녜성저 또한 이런 왕중추 선생에게 ‘디테일’한 관리를 위로부터 아래까지 철저하게 집행할 수 있는 기업은 현재 더성양루 밖에 없다고 뿌듯하게 자랑했다고 한다. 

2009년부터 10년 뒤까지 대비했었다는 녜성저의 선구안이 있었기에 코로나 위기에도 직원 한 명 해고하거나 감봉을 하지 않았다. 탄탄한 실력으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1000여 명 정도의 직원 규모를 고집하는 녜성저는 스위스 시계 제조사들처럼 큰 것이 아닌 강한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고 했다.

1965년생인 녜성저는 입세(入世)와 출세(出世) 사이의 큰 벽도 종횡무진으로 넘나들며 재물에 대한 경외심과 초연함 모두 지닌 달관자라고 할 수 있다. 몇 천 자의 편폭으로 녜성저에 대한 소개는 수박 겉핥기일 수밖에 없다. 부를 축적한 중국인들이 전부 왕서방만은 아니었다. 이런 훌륭한 인물이 오늘도 곳곳에 포진해 있어서 단기간에 해답이 없어 보이는 중국 현실에도 미래는 좀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하게 만든다.  

김향려(mshina05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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