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에서 석유화학공장 증설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25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전날 닝보에서는 수백 명이 모인 가운데 중국 최대 정유공장의 증설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주민들은 지난 22일 닝보시 전하이(鎭海)구 당국에 공장 이전을 청원한 데 이어 반대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시위는 지난 2주간 소규모로 진행됐으나 시위대는 이번 주말 닝보 중심가의 광장에서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이 공장은 중국의 국영석유업체인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시노펙) 계열로 중국 최대 정유시설이다. 공장 증설은 총 559억위안(약 9조8천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증설 후에는 연간 정유 능력이 1천500만t 늘어나고 에틸렌 생산도 1년에 120만t 늘어나는 등 아시아 최대 규모의 종합정유화학공장이 된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파라크실렌이 끼칠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흔히 'PX'로 알려진 파라크실렌은 페인트와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대량으로 흡입하면 중추신경계와 간, 신장을 손상할 수 있고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 공장에서는 이미 1년에 50만t의 PX를 생산하고 있다.
한 시민은 "전하이는 1970년대 석유화학 기지로 탈바꿈했지만 지난 수년간 더 많은 화학공장이 이전해 오면서 암과 선천적인 장애가 늘고 있다"면서 "오랫동안 전하이에 있는 수많은 화학공장이 일으킨 심각한 오염에 좌절한 젊은이들의 시위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 당국은 공장 증설이 환경 영향평가 기준을 충족했다고 주장하며 공장 증설을 강행하겠다는 태도다.
당국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총 투자액 중 36억위안을 환경보호에 쓸 것이라면서 소문을 퍼뜨리고 불법 행위를 하는 사람들은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출처: 연합뉴스>
기사 저작권 ⓒ 연합뉴스